문화 컨텐츠·웹 플랫폼 서비스 기업 예스24와 서비스 플랫폼 엔진을 제공하는 모스티소프트가 지난 3월 조인트벤처 형태로 각각의 장점을 결합한 합작사 ‘마이닷(mydot)’을 설립했다. 수장은 모스티소프트의 김태훈 대표가 맡았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관제시스템 등의 신기술 도입을 통한 디지털 혁신 요구가 커지고 있는 물류업계에 풀필먼트 노하우와 IT 서비스 개발 역량이 결합된 마이닷의 출범은 새로운 다크호스의 등장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3년도 물류성과지수(LPI) 보고서를 살핀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류경쟁력 순위는 세계 17위를 기록, 최초로 20위권 내에 진입했다. 다만 이는 10위권 내를 기록한 통관(7위)과 물류인프라(9위) 부문에 힘입은 것으로 화물추적, 관제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의 물류 분야 정책 기조 역시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올 초인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중심이 돼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 방안’에 따르면, 향후 정부의 물류 인프라 정책 기조는 △차세대 물류 서비스 조기 구현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네트워크 구축 △첨단기술 기반 물류 안전망 구축 등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IoT&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마이닷의 사업 계획은 예사롭지 않다. 더욱 주목할 내용은 마이닷의 시선이 시작부터 국내 물류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스마트 물류 생태계 선점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마이닷의 복안(腹案)은 무엇일까. 김태훈 마이닷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물류 플랫폼 서비스 선 보일 것
오랜 기간 국내 온라인 서점 점유율 1위를 수성해 온 예스24는 올해 창립 24주년을 맞이하며 도서 분야를 넘어 문화·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물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최근 상황에서 풀필먼트센터를 통한 물류 자동화 관리는 예스24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 예스24가 손잡은 모스티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SaaS 서비스 컨설팅 및 서비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기반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14년 업력의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이다.
즉 마이닷을 통한 양사의 협력은 예스24의 물류 자동화 관리 노하우와 모스티소프트의 시스템 구축 기술력이 융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막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마이닷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훈 대표는 “AI, 블록체인, IoT, 물류 비즈니스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다”며 마이닷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마이닷은 예스24와 모스티소프트라는 두 기업의 장점을 모두 흡수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피카소 작품 ‘황소머리’와 같은 형태라고 할 수 있어요. 오래된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연결 시키고 그 위에 청동을 입혀 재료의 질감을 변화시킨 이 작품과 같이, 마이닷은 각각의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예스24와 모스티소프트가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 출범 시킨 기업인 거죠.”
마이닷의 사명에 담긴 의미 역시 이와 같은 가치가 그대로 반영 돼 있다. “양사의 장점을 반영하면서도 직관적이며 데이터 기반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명을 고민했다”는 김 대표에 말에 따르면 마이닷(mydot)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MOSTISOFT YES24 Data-Oriented Technology’다. 모스티소프트와 예스24가 함께하는 AI 데이터 지향의 기술 기업이라는 의미다. 두 번째로는 OMS(order management system, 주문관리시스템),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창고관리시스템),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등을 비롯해 마이닷이 선보일 다양한 스마트 물류 기술 포트폴리오를 아우르는 네이밍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마이닷이 선보이는 서비스는 ‘my.OMS’으로 명명 돼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마이닷의 정체성을 “스마트 물류시스템의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IT환경에서 AI의 확산과 로봇배송, 드론배송 등의 첨단기술이 적용되며 각 분야에서는 빠르게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류시스템은 전통적으로 디지털화가 늦은 산업에 속해 있었죠. 그런데 최근의 ICT 환경에서의 물류산업은 첨단기술이 융복합화 되며 자동화, 무인화 되어 가는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최첨단 산업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마이닷은 빅데이터를 통해 물동량을 예측하고 AI를 통해 최적화된 데이터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서 고객에게 좀더 편하고 빠른 물류 서비스를 제공 합니다. 최적화된 방법론과 기술을 활용해서 기존 고객의 경험을 현대화 하고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통한 디지털 혁신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스마트 물류, 그 중에서도 MFC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렇다면 스마트 물류 서비스 중에서도 마이닷이 주목하는 분야는 무엇일까? 국내외의 대규모 물류기업들, 유통 빅테크들이 수백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물류 인프라 경쟁에 끼어드는 것은 일견 무모해 보인다. 게다가 이는 마이닷의 고려사항도 아니다. 대신 마이닷이 주목하는 것은 다름 아닌 ‘MFC(Micro Fulfillment Center)’다. 김 대표는 “기존 기업들은 계속 거대한 것 만을 생각하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며 말을 이어갔다.
“처음 마이닷 설립을 고민하게 된 것은 국내외 대형 물류, 유통 기업들이 풀필먼트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는 점, 정부 역시 주요 정책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기존 방식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죠. 국내 1위 물류·유통 기업을 경쟁사로 생각하는 다른 기업들은 1위 기업을 쫓아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독보적인 1위 기업 외에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SMB(Small Medium Business) 시장에 주력하고 있거든요. SMB마켓에서 풀필먼트를 새로 구축하고 서비스하는 것은 얻을 수 있는 효과 대비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저희가 주목한 것은 MFC죠.”
김 대표는 “MFC는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로 예측되고 있다”며 “낙후된 물류창고의 디지털 전환 사업은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마이닷이 주력으로 삼은 ‘AI&빅데이터’ ‘IoT&로봇’ 등의 기술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이 기술들이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결합된다면 거점 도시에 있는 풀필먼트 활용률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다.
“현재 대형화되고 있는 물류창고는 장점도 많지만 급변하는 도시형 물류 인프라를 커버 하기에는 최적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AI와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좀 더 세분화되고 초단시간 배송이 가능한 MFC 형태로 전국 곳곳에 확산될 겁니다. 가령 대구에 2000평 규모의 창고를 가진 분이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어요. 이런 창고가 전국에 적지 않습니다. 이런 창고를 활용해 MFC 지역 거점으로 흡수하게 되면 그야 말로 정부가 생각하는 ‘도시형 풀필먼트’가 되는 셈이죠. 마이닷은 이렇듯 기존 풀필먼트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욱 고도화한 도심 내 MFC에 대한 수요에 대응해 창고의 관리는 물론 주문 관리, 공급망 관리, 클라우드 기반의 자동화 관리 등 최적화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마이닷이 구축한 MFC 중심 비즈니스 전략은 SMB 플레이어들은 물론 급증하는 수요에 지속적인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이어가고 있는 대규모 빅테크 기업들 역시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예스24의 경험과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 모스티소프트의 기술 역량을 보유한 마이닷의 차별적인 경쟁력은 다양한 고객사의 니즈와 고민을 예스24를 통해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IoT 등은 마이닷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핵심 기술입니다. 차세대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물류 자동화 설비의 하드웨어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글로벌 AI로봇 회사와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높여갈 예정입니다. 마이닷의 AI기반 소프트웨어는 상품의 최저가 정보를 빠르게 비교 분석해 상품의 가격제어가 가능 하도록 실시간 분석 데이터를 제공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정확한 재고관리와 스마트한 프로모션 통합주문처리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하며 고객의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B2B 전용 풀필먼트를 제공합니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든 프로세스는 자동화 되며 기존보다 더욱 스마트한 형태로 발전된 물류관리가 가능하다는 얘기죠. 여기에 예스24가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 돼 중소 물류서비스를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마이닷의 계획들은 출범 원년인 올해, 이미 차근차근 진행되는 중이다. 국내외 IT기업들과 협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IoT, 물류로봇 전문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모든 과정은 20년 이상 IT업계를 주도해 온 최고의 기술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예스24와 모스티소프트의 경험과 노하우, 안정적인 개발 능력이 발휘되면서도 스타트업과 같은 열정과 에너지를 느끼고 있다”며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스마트 물류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과 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스마트 물류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예측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통해 마이닷은 곧 국내외에서 인정 받는 IT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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