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혁 임팩트에이아이 대표 “오아시스로 시작하는 AI 기반 ‘미래를 예측 기술’,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대표 전문가의 창업, 카이스트 경영대학 1호 교원 창업 스타트업으로 주목
박사 학위 취득 후 롯데백화점 고객 이탈 방지 시스템 개발, 리디북스 시스템 고도화 컨설팅
광고 예산 자동 분배 솔루션 ‘오아시스’는 시작에 불과, 미래 수요 예측 데이터 분석기술 개발 중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가 이어지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마케팅 기업들은 저마다의 기술로 개발한 ‘애드테크’를 내세우며 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가 이어지며 그간 자유롭게 서드 파티 데이터를 활용했던 디지털 마케팅 업계는 불가피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특히 효율적인 디지털 광고 집행을 추구하는 기업의 고민 역시 깊어지게 하고 있다.

이전에는 좋은 성과를 내던 매체가 어느 순간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고, 어떤 소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이러한 상황은 너무나도 변화무쌍해 광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의 오랜 연륜도 통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 업계가 다시금 주목하는 것은 역시 데이터다. 하지만 ‘광고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최상의 데이터 조합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마케팅 기업들은 저마다의 기술로 개발한 ‘애드테크’를 내세우며 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렇듯 치열한 시장에서 최근 차별적인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광고 포트폴리오 분배 최적화 솔루션’을 선보이는 스타트업, 임팩트에이아이의 행보는 주요 광고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임팩트에이아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창업자인 박성혁 대표의 남다른 이력도 한몫하고 있다. 임팩트에이아이는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의 1호 교원 창업 기업이기도 하다. 즉 박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자이며 인공지능·빅데이터를 전문으로 한 카이스트 경영대학 경영공학부 조교수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사람이다.

더구나 박 대표는 임팩트에이아이에 앞서 창업과 엑시트 성공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임팩트에이아이는 지난해 3월 법인 설립 이후 3개월 만에 와이즈버즈, 펑타이코리아, 테크랩스 등 주요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초기부터 매출 성과를 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임팩트에이아이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다. 이미 창업 직후 선보인 ‘광고 예산 자동 분배 최적화 솔루션’이 기존 디지털 광고 성과를 10~15% 이상 개선시키는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표는 이 솔루션의 근간이 된 AI 기술을 고도화해 장기적으로 산업 각 분야에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언급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이야기를 박 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보았다.

우연처럼 다가온 창업가의 길, 개인화 추천 솔루션으로 성공

박성혁 임팩트에이아이 대표는 서울과학고 조기 수료 이후 카이스트에서 수학과 학사,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 방문연구원을 거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에 연구를 이어갔다. (사진=테크42)

박성혁 임팩트에이아이 대표는 서울과학고 조기 수료 이후 카이스트에서 수학과 학사,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 방문연구원을 거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에 연구를 이어갔다.

카이스트 박사 과정을 마칠 무렵 박 대표는 이미 전공인 데이터 분석기술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졌고, 우연찮은 기회에 롯데백화점 사이트의 고객 이탈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개인화 추천 시스템이 아직 국내에 일반화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지금은 유니콘으로 등극한 리디북스 초기, 시스템 분석 및 고도화 컨설팅을 수행한 사람도 다름 아닌 박 대표였다. 그러한 작업은 미국 뉴욕대학교 유학 기간에도 아르바이트처럼 이어졌다. 시차 덕분에 의도찮게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리디북스의 업무를 보는 경험을 했다. 그러한 경험들은 박 대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리디북스 프로젝트를 할 때는 뉴욕에서 유학생활 중이었고, 그 이후에도 프로젝트를 따서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시 국내 모 대기업의 개인화 추천 프로젝트를 맡게 됐어요. 아무래도 대기업이다 보니 개인과 계약은 힘들고 법인을 만들어야 한다더군요. 그때 어찌보면 우발적으로(웃음) 창업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주사위가 굴러가기 시작하더군요.”

이전까지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던 그였지만, 카이스트 경영대학 선배이자 싸이월드 창업자였던 이동형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모두가 창업자이고 모두가 기업인이 세상이 온다”는 조언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그렇게 기업가로서 삶을 시작한 박성혁 대표는 첫 스타트업인 ‘레코벨’을 통해 고도화된 개인화 추천 마케팅 솔루션을 선보였고 남다른 성취를 맛봤다.

당시 레코벨은 첫 프로젝트였던 모 대기업의 개인화 추천 프로젝트가 큰 성공을 거두며 단숨에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첫 성과를 시작으로 레코벨은 인터넷쇼핑몰 및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분야에 개인화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며 신세계, GS샵, 이마트, 교보문고 등 대형 유통회사들의 파트너사로 부상했다. 결과적으로 박 대표는 2013년 창업한 레코벨을 2017년 코스닥 상장사인 FSN(퓨처스트림네트웍스)에 매각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이후 박 대표는 창업 경험을 반영해 두나무앤파트너스 심사역으로 암호화폐 및 핀테크 기업 투자를 담당하기도 했고, 카이스트 경영대학 조교수로 강단에 서며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이어갔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눈깜짝할 새 지나갔다. 그 사이 박 대표의 마음 속에는 다시금 창업에 대한 불씨가 피어 올랐다.

교차되는 학자와 창업가의 길, 광고 효율 극대화에 주목했다

박 대표는 앞서 첫 창업 경험을 반영해 두나무앤파트너스 심사역으로 암호화폐 및 핀테크 기업 투자를 담당하기도 했고, 카이스트 경영대학 조교수로 강단에 서며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이어갔다. 그 사이 박 대표의 마음 속에는 다시금 창업에 대한 불씨가 피어 올랐고 임팩트에이아이를 통해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테크42)

카이스트 경영대학 조교수로 살아가면서도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디지털 광고 업계의 동향을 예의 주시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십분 활용해 솔루션을 통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산학 연구도 이어가던 터였다. 그가 집중한 것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솔루션 개발이었다.

“레코벨을 통해 광고 업계와 인연이 됐고, 이후 광고계가 필요한 기술을 살피고 경험하다 보니 가장 난제 중 하나가 광고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것이더군요. 유독 이 분야는 자동화 솔루션이 없어 최근까지도 거의 수작업으로 진행이 되고 있었어요. 기업들은 많은 비용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성과가 예상보다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컸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2년 정도 산학 연구를 하면서 솔루션을 개발하던 와중에 ‘이 정도면 이 솔루션으로 창업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웃음). 사실 엑시트 한 이후 3년 만이라 좀 빠른 감도 없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굳이 왜 힘든 창업을 또 하려고 하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니 창업을 할 때 제 마음이 가장 행복했더라고요. 또 그 자체가 세상에 기여하고 문제를 푸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마침 학교에서도 총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응원을 해 주시기도 했죠.”

그렇게 1년여의 준비 끝에 카이스트 경영대학 1호 교원 창업 기업으로 시작한 임팩트에이아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른바 ‘오아시스’로 명명 된 ‘광고 포트폴리오 분배 최적화 솔루션’ 베타 버전만으로 국내외 각 산업 부문의 대기업들을 하나 둘 씩 고객사로 확보하며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물론 조교수의 역할과 스타트업 대표의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 하지만 박 대표는 “이전 창업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 덕분에 밸런스를 나름 잘 맞춰 나가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임팩트에이아이라는 저희 사명과 같이 ‘오아시스’는 AI 기술을 적용해 그간 사람의 경험이나 예측에 기반해 진행됐던 광고 예산 분배를 데이터 기반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광고비를 누가 언제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빅데이터를 학습해 앞으로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예산을 생성해 주는 거죠. 생성형 AI 모델이 적용된 챗GPT와 같이 저희 오아시스도 데이터를 학습해서 예산을 생성하는 AI인 셈이죠.”

임팩트에이아이가 추구하는 본질은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

‘오아시스’는 AI 기술을 적용해 그간 사람의 경험이나 예측에 기반해 진행됐던 광고 예산 분배를 데이터 기반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이다. (이미지=임팩트에이아이)

“제가 임팩트에이아이를 창업하고 광고 시장에 적용하는 솔루션을 내 놓은 것은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고, 제 개인적인 커리어 측면에서도 친숙했기 때문이예요. 저희가 지향하는 기술은 광고 분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결국은 AI를 통해 미래를 에측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인데, 이는 광고 역시도 동일한 테마였고, 그래서 저희가 광고부터 시작을 하고 있는 거죠. 저희 무기의 본질적인 가치는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예요. 이미 유료로 계약한 프로젝트 중에는 미래 수요 예측을 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이는 일반 제조나 유통 분야에 재고 효율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죠.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적정 상품을 제조하거나 물량을 확보해 놓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될 경우, 예컨대 신선식품의 경우 폐기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죠.”

박 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와 같은 미래 수요 예측 솔루션이 고도화될 경우 적용 분야는 더욱 확장 될 수 있다. 이를 테면 디지털 콘텐츠, 음원과 관은 경우 적정 가치를 산정해 수요에 최적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콘텐츠 밸류에이션(가치평가)’까지 가능해 진다는 말이다.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현재 임팩트에이아이는 더욱 고도화된 ‘오아시스’의 론칭을 다음달 앞두고 있다. 이미 각 기업에 적용된 베타 버전에서 얻은 데이터와 성과를 기반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오아시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제공되며 출시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염두하고 있다. 이는 박 대표가 첫 창업 당시부터 마음에 품었던 계획이기도 하다. 인터뷰 말미,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박 대표의 말에서 확고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미 일본 시장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도 에이전시 등 현지 파트너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본격 론칭되면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며 대응할 계획입니다. 일단은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광고 시장의 첫 번째 미래 예측 솔루션을 통해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이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해 저희 솔루션의 쓰임과 가치를 입증하고 검증하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성과가 나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 AI,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확장을 하게 되겠죠. 궁극적으로는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데이터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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