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훈 셀러비 코리아 대표 ‘W2E 개념 적용, 한류 콘텐츠 담은 토종 숏폼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틱톡, 인스타 릴스 대항마로 떠오른 토종 숏폼 플랫폼 ‘셀러비’… 코인 생태계 연계, 확장성 추가
총성 없는 글로벌 숏폼 플랫폼 경쟁, ‘시청자에게도 수익 제공하는 와치투언(W2E)으로 승부수’
태국·베트남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 인도·인도네시아 추가 법인 설립에 이어 남미 등 글로벌로 확장 예정
토종 숏폼 플랫폼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셀러비. (이미지=셀러비 홈페이지)

셀러비 코리아(이하 셀러비)는 2019년 8월 한국형 숏폼 플랫폼을 지향하며 창업 후 그해 12월 첫 서비스를 선보였다. 당시에는 미국의 ‘카메오’라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셀럽과 팬을 1대 1로 매칭시켜 소통하는 방식의 플랫폼이었다. 이를테면 셀러비와 계약한 셀럽들이 특정 팬을 위한 응원 메시지 등을 담은 영상을 찍어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이 초기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셀러비는 슈퍼주니어 김희철, 소녀시대 써니, 2NE1 산다라박과 같은 스타급 연예인을 비롯해 인플루언서 등 4000명에 달하는 셀럽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에 없었던 셀럽과 팬의 소통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적잖은 가능성을 증명했다. 다만 문제는 비용이 수반된 영상 메시지의 상업적인 면에 대한 셀럽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숏폼 플랫폼으로서 확장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셀러비는 일반인도 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는 숏폼 플랫폼으로 확장을 택했고, 과감하게 피벗을 감행했다.

셀러비 광고 영상. 숏폼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도 코인을 받을 수 있는 W2E이 적용됐다. (영상=셀러비 유튜브)

이후 지난해 9월 시청자 수익화 프로그램인 W2E(Watch to Earn), 창작자 수익화 프로그램인 C2E(Create to Earn)를 도입하며 셀러비의 콘텐츠와 이용자는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글로벌 숏폼 플랫폼과 달리 웹드라마 ‘사랑#해시태크’, 허니제이와 협업한 ‘Re:폼생폼사’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하는 것도 특징적이다. 또한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 수익화 프로그램은 셀러비의 자회사인 ‘팬시플레이스’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유틸리티 코인 ‘팬시(FANC)’, NFT 등과 연계된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이렇듯 숏폼 콘텐츠 제작은 물론 차별적인 리워드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갖춘 셀러비는 이제 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을 공략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날개짓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셀러비의 행보는 현재보다 앞으로의 성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피벗을 통해 ‘제로(0)’에서부터 다시금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를 리딩하고 있는 박성훈 셀러비 코리아 대표를 직접 만나 숨가쁘게 달려온 올 한 해를 짚어보며 향후 셀러비가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K-컬처 IP 기반 W2E로 글로벌 시장 공략할 것

박성훈 셀러비 대표. 개발자 출신의 박 대표는 셀러비의 피벗 과정에서 플랫폼 구축을 이끌었다. (사진=테크42)

박성훈 셀러비 대표는 창업자가 아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앞서 피벗 단계에서 영입된 개발 전문가다. 대학원에서 백엔드, 데이터 기술, 빅데이터, AI 딥러닝 분야를 오랜 기간 연구했고, 이후 스타트업에서 CTO를 경험한 그가 셀러비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초 무렵이다. 당시 피벗을 결정한 셀러비는 처음부터 그에 맞는 플랫폼을 다시 구축해야 했고, 박 대표는 이를 진두지휘해 지금의 셀러비를 선보였다. 올 한 해는 새롭게 단장한 셀러비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알리는데 집중해 왔다.

“기존 셀러비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자산과 리소스를 활용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시장은 숏폼 시장이었어요. 그렇다고 해도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다 보니 플랫폼 개발부터 다시 해야 했죠. 나름 완성도를 갖추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글로벌 서비스인 틱톡,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와 기술적 차별점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봐요. 그보다는 서비스적으로 저희가 차별을 둔 것이 W2E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개발자 출신으로서 어려움도 많았다. 박 대표 스스로 “잘한다고 하면 솔직히 거짓말”이라며 “경영과 마케팅은 대학원 시절 구가과제를 수행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히 많이 배우면서 적용하는 단계”라고 털어 놨다.

“창업자를 비롯해 경영진들의 도움이 크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언도 구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며 힘을 얻고 있죠. 최근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앱 다운로드 수는 대략 100만 정도 되고 있고, 가입 유저는 13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일일이용자수(DAU)로 보면 대략 1만명 정도가 되죠. 고무적인 것은 아직 해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음에도 해외 유입 이용자 수가 60% 정도 된다는 거예요.”

셀러비는 단지 게시된 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팬시 지갑을 통해 팬시 코인으로 바꾸고 현금화도 가능하다. (이미지=셀러비)

좀 더 구체적으로 셀러비의 이용층을 보면 10대후반에서 20대 초반 이른바 Z세대가 주축이 되고 있다. 또 여성층의 비율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이용층은 다른 숏폼 플랫폼 역시 다르지 않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 세대가 콘텐츠 소비의 전면에 등장하며 글로벌 미디어 트렌드는 급격히 숏폼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중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언급하며 셀러비의 경쟁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예전에는 1시간, 2시간 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짧아지고 있죠. 볼 것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핵심만 간결하게 보는 것이 미디어 트렌드가 되고 있어요. 더 주목할 점은 이 시장에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거죠. 트렌드가 바뀌면서 오히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중이예요. 후발 주자로서 셀러비의 전략은 틱톡이나 인스타와 경쟁해서 파이를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닌, 커져가는 시장에서 일부를 차지하는 것이 될 거예요.”

이미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에 비해 이제 막 시작한 플랫폼으로서 잇점도 존재한다. 우선 앞서 언급한 W2E 등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셀러비는 이를 기반으로 현재 태국과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했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도 동시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K-콘텐츠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그 동력으로 남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코인 마켓 등이 활성화 돼 있다는 점도 셀러비의 전략에 포함돼 있다.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것은 유튜브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일정 수준의 조회수나 구독자수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가능하죠. 반면 셀러비는 이제 막 시작한 크리에이터 혹은 시청자라고 해도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이것이 바로 W2E의 핵심이죠. 포인트는 저희 자회사 팬시플레이스에서 개발한 팬시 월렛을 통해 팬시 코인으로 바꾸고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 할 수 있습니다. 팬시 코인의 사용처는 셀러비 플랫폼 외에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요. 이미 다른 사용처에서 재화로서 활용할 수 있는 상태죠.”

셀럽 네트워크를 활용한 코인 생태계 구축은 물론 커머스까지

셀러비는 자체적인 코인 생태계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지=셀러비)

박 대표의 말처럼 셀러비는 향후 자사 플랫폼 외에 코인, NFT의 활용도를 높이며 자체적인 코인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앞서 언급된 유틸리티 코인 팬시는 지난 7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MEXC에 상장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셀러비의 코인 생태계는 막강한 셀럽 네트워크와 연계돼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화가 가능하다. 이미 이 두 조합의 파괴력을 감지한 커머스 시장에서도 제휴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 역시 “커머스와 연계하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이미 저희는 라이브 커머스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부상하는 라이브 커머스와 저희 숏폼 콘텐츠가 협업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죠. 더구나 요즘 NFT는 단순히 작품을 홀딩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유틸리티 기능까지 추가되며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저는 NFT를 하나의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현재는 자회사를 통해 다른 산업 분야와 협업을 진행하며 점진적으로 방향을 모색하려 합니다.”

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셀러비 플랫폼이 가지는 가능성의 크기가 예상을 넘어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이러한 가능성은 이어지는 투자 유치를 통해서도 일정 부분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월 셀러비는 블록체인 기반 종합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운영하는 위메이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7월에는 조선내화로부터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으며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이렇듯 투자 유치가 이어지지만 실제 셀러비는 아직까지 시리즈 투자를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가 생각하는 계획은 이미 글로벌 수준에 닿아 있다.

“당장은 급하게 투자를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물론 1000억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은 상황이니 조만간 진짜 시리즈 투자 유치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아마도 내년도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투자 유치를 포함한 시리즈 투자 룸을 열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를 통해 박 대표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셀러비의 2023년을 이야기했다. (사진=테크42)

인터뷰 말미 박 대표는 내년에 구상하는 여러가지 계획들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피벗 과정에서 보류했던 셀럽과 팬의 1대 1 소통 사업 모델도 재개할 여지는 충분하다. 스타 뿐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 등의 설렙과의 협업도 고려 중이다.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셀러비의 스케일업’이다.

“우선은 틱톡과 릴스, 쇼츠라는 거대한 산들과 비교해 볼만한 수준의 숏폼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 계획들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 무렵에는 그간 구축된 트래픽과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때가 아마도 셀러비가 다른 플랫폼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주는 시기가 될 것 같아요.”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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