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연말정산과 같은 단어를 떠올리면 대개의 직장인은 ‘골치부터 아파진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받으면 얼마나 받을 수 있겠냐’는 생각으로 연말이 되면 무작정 국세청 홈텍스 시스템에 의존해 짧고 빠르게 끝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말 정산으로 한달 치 급여를 환급 받았다는 사람들의 얘기는 ‘고액연봉자’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저마다 최대치의 절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핀테크 스타트업 모자이크의 조성우 대표다. 2017년 모자이크를 창업한 조 대표는 1년의 개발 기간, 다시 1년의 베타테스트 기간을 써가며 연말정산 절세 관리 서비스 ‘절세미인’을 고도화했다.
이러한 ‘절세미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창업 이전 조 대표의 이력에서 기인했다. 보험업계에서 고객자산관리 전문가로 활약했던 조 대표는 2015년 세법이 대대적으로 바뀔 당시 연말정산 절세 가이드를 고객들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제공했고, 덕분에 많은 이들이 절세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어떤 이들에게 2015년은 담뱃값이 큰 폭으로 오른 해로 기억되기도 한다. 2016년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당시 담뱃값 인상으로 증가한 세수는 3.6조원에 달한다. 당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유리 지갑인 것도 서러운데, 담뱃값마저 올리냐”는 원성이 자자했다. 조 대표의 경험에 따르면 어쨌든 그로 인해 절세에 관심을 쏟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기껏 알려준 정보를 실천에 옮겨 유의미한 절세를 실현하는 이들은 열에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은 조 대표에게 늦은 창업을 결심하게 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핀테크랩에서 만난 조성우 대표는 “월급만으로 안정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마다 투자를 통한 추가 수익 창출을 고민하고 있는데, 절세를 통해 시드머니를 만드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창업 동기를 묻는 질문에 답을 하기 시작했다.
늦깎이 창업, 쉽진 않았지만 ‘포기는 없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조성우 대표는 젊은 시절 오랜 기간 사법고시생 생활을 한 바 있다. 그러다 늦깎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보험 회사였다. 그 곳에서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했고, 몇 년 만에 1400여명의 충성고객을 확보한 고객자산관리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렇게 발견한 적성을 살려 안정적인 삶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수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절세 가이드를 제공하는 사이 그의 마음 속에 ‘창업’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이전까지 해 오던 일과는 거리가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 그럼에도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이 구축한 절세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꿈을 키운 셈이다.
“45세 무렵이었기에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죠. 가족을 비롯해 주변 지인들 역시 만류하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기왕 할 것, 좀 더 빨리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예상 대로 쉬운 길은 아니었다. 팀 빌딩에도 우여곡절이 있었고, 개발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조 대표는 “처음에는 외국어로 대화하는 느낌이었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개발자 역시 직장인임에도 절세에 대한 니즈가 많지 않았어요. 세법에 대한 플로우를 이해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죠. 그런 과정을 거쳐 팀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몇 년 이 소요된 듯해요. 그렇게 1년간 ‘절세미인’을 개발했고 1년의 베타서비스를 거쳐 선을 보였죠.”
초기 창업 자금은 그간 모은 자비에 지원 사업을 통해 마련했다.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투자사로부터 초기 투자도 유치할 수 있었다. 현재는 팁스(TIPS)를 준비하고 있다. 여느 스타트업과 달리 빠른 속도를 내진 못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의미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편의성’이다.
“절세나 연말정산은 직장인 입장에서 평소에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번거로운 과제죠. 그래서 약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더 큰 절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사실 고객을 귀찮게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베타서비스 당시에는 그 효과와 귀찮음의 균형점을 찾는데 주력했어요. 론칭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하고 편의성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죠.”
연말정산, 절세를 통해 투자에 필요한 시드머니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월급만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시대는 1980년대에 끝났어요. 어쩔 수 없이 투자를 고려해야 하고 그러려면 시드머니를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으니 많은 경우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는 식으로 시도를 하죠. 그런 시도는 결국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곤 해요. 결국 답은 절세 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연말정산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거기서 나오는 절세 이익을 통해 매년 시드머니를 만들고 투자를 시도할 수 있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험 업계에서 자산관리 전문가로 일할 당시 그는 고객 개개인의 상황에 맞춘 최적화된 절세 가이드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람도 있었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기껏 공들여 안내한 절세 가이드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아 이득을 보지 못한 고객들이 대다수였던 것이다. “막상 가이드 대로 해 보려니 어떻게 할지 몰라 관뒀다” “생각보다 복잡해서 포기했다”는 고객 반응을 접할 때마다 그는 “한없는 무력감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는 창업 후 ‘절세미인’을 통해 그가 가장 해결하고 싶은 페인포인트가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고객에게 정말 편하게, 또 효과적으로 절세 이익을 줄 거냐는 거였죠. 관건은 데이터의 활용이었어요. 스마트폰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고객을 쫓아다니며 잔소리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절세미인’은 사용자 데이터를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실행까지 간편하게 해주는 것에 집중해 개발했어요. 물론 시행 착오도 적지 않았죠. 그 과정에서 고객에게는 너무 많은 정보도 부담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후 꼭 알아야 할 만큼의 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쉽게 전달한다는 원칙을 세웠어요. 그리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도 고객 동의하게 100% 자동화되도록 해 놨죠. 앞서 언급한 ‘편의성’을 극대화 시키는 쪽으로 개선을 이어간 거예요.”
조 대표는 이와 같은 ‘절세미인’의 프로세스를 충실히 따를 경우 “직장인 평균 연봉(3600만원 기준) 기준 84만원은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녀를 비롯해 부양 가족의 수를 비롯해 기타 부가적인 환급 요건이 충족될 경우 그 혜택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MZ세대의 상황은 그 마저도 여의치 않다. 자녀 계획은 고사하고 결혼조차 쉬운 선택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위한 조 대표의 조언은 이렇다.
“젊은 세대의 고객들 중에는 급여 수준이 낮은데다 자녀가 없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이들이 적지 않아요. 그런 고객을 위해 제시하는 것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제안해 드리는 거죠. 3600만원 연봉을 받는 분들이 아무 것도 안 할 때 나오는 세금이 150만원 정도예요. 이걸 어떻게 절세할지 고민이 되겠지만, 그 정도는 금융 상품만 잘 활용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희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분석해 해당 고객에게 최적화된 절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죠. 또 장기적으로 플랜을 짜서 재무적이 목표, 이를테면 ‘5년 안에 해외 여행을 가겠다’ 혹은 ‘차를 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절세를 하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이크 앞에 놓인 경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속적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는 기존 금융권을 비롯해 이미 빅테크 반열에 올라선 인터넷전문은행들, 핀테크 기업들이 무한 경쟁에 돌입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대표는 “빅테크들이 당장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빠르게 할 수 있겠지만, 고객들 개개인에 맞춘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우려는 사업 초기부터 들어왔습니다(웃음). 물론 기술 기반 빅테크들은 저희와 비교도 안되게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몇몇 대형 은행들은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문제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거죠. 고객들의 미세한 눈 높이를 맞추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기피하고 있는 절세·연말정산의 문제, 그 안에 숨어 있는 니즈를 끌어 내고 성공적인 결과를 제시하는 것은 다른 문제거든요. 그 부분은 저희가 가장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 저희 강점을 알아보고 협업 제안을 주는 금융사들도 적지 않고요. 앞으로는 적어도 직장인들에게 절세, 연말정산하면 ‘절세미인’이 떠오를 수 있도록 인지도를 쌓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