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과 연결성이 가장 큰 성장동력”...협업용 SaaS, 노션을 만나다

올리비아 나드밤(Olivia Nottebohm) CRO 인터뷰
한국어 버전 템플릿 갤러리 제작 중...이달 말 오픈 예정
노션 이용하는 스타트업에도
지원...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션은 노트, 문서, 위키, 일정, 칸반보드, 동료와의 채팅 등 다양한 도구를 올인원으로 제공하는 워크 스페이스다 (이미지=노션)

코로나19로 원격·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리서치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SaaS 시장은 2010년 130억달러에서 2020년 1570억달러(약 187조원)로 10배 이상으로 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SaaS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들이 SaaS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그중에서도 스타트업은 물론 개인 이용자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협업용 SaaS가 있다. 특히 이른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신조어)’들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뜨거운 업무 협업 툴, ‘노션(Notion)’이다.

노션 기업가치 103억달러...데카콘 등극

올리비아 나드밤(Olivia Nottebohm) 노션 CRO(Chief Revenue Officer/영업총괄) (사진=노션)

노션은 생산성 도구의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노션은 ‘올인원’ 작업 공간을 추구하는 서비스다. 노트, 프로젝트 관리, 스프레드시트 등을 한 페이지 안에서 구현할 수 있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공유가 편리하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이용자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어 활용도도 높다. 나아가 이용자들은 스터디나 커뮤니티에서 노션 활용 방법과 템플릿 등을 활발하게 공유한다. MZ세대 활용법은 더 재밌다. 개인 커리어나 스펙 중심의 업무용 외에 취향 중심의 자기소개 페이지를 만들어서 소개팅도 한다.

이렇게 국내에서 노션 활용도가 높아진 것은 2020년 8월 한국어 버전을 출시 이후부터다. 물론 그전부터 노션에게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2019년 대비 2020년 263% 성장)이었다. 한국어 버전 출시 이후 국내 가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 후 1년 7개월이 지났다.

올리비아 나드밤 CRO(Chief Revenue Officer/영업총괄)는 “노션은 지난 2021년 10월에 103억달러(12조2570억원)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인 신생기업)으로 등극했다. 세콰이어캐피털, 코튜 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2억7500만달러(327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비아 CRO에 의하면 노션의 전 세계 사용자 수는 현재 약 2500만명 이상이다. 지난 1년 6개월간 5배 증가한 수치다. 또한 연 매출 및 가입자 수 측면에서 사업 목표의 350%에 달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국 노션 페이스북 커뮤니티 회원 수는 3만5000명 이상입니다. 지난 한국어 버전 출시 때도 활발하게 노션 정보를 공유하는 이용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요. 그래서 지난 1월 공식 웨비나 ‘Happy Notion’s Year(해피 노션 이어)’를 열고 국내 노션 사용자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각종 노션 활용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노션의 힘

올해 초 노션이 공개한 '신학기 템플릿' (이미지=노션)

최근 공개한 ‘신학기 템플릿’에 국내 노션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제작한 템플릿을 일부 포함하는 등 국내 유저들과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참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또한 기업 대상 지원도 추가 진행하고 있다. 노션은 ‘기업을 위한 노션’과 ‘원격 근무를 위한 노션’ 페이지를 공개하는 등 각 유저의 니즈를 충족하는 기능 및 템플릿을 꾸준히 업데이트해왔다.

노션은 우리나라를 비롯 국가별 이용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용자가 스스로 공유하고 교류하는 문화가 노션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올리비아 CRO는 이것이 노션의 강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양한 노션 이용자들이 결혼식 및 여행 계획부터 회사 사업 계획 수립에 이르기까지 노션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간단한 업무 계획과 CRM 구축 및 프로젝트 관리 같은 회사 내부 모든 업무를 노션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MZ세대의 노션 활용한 소개팅에 대해 이야기하자 올리비아 CRO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MZ세대는 더 재밌게 활용하는 것 같다”며 “MZ세대 이용자들이 템플릿을 판매하는 등 노션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어 버전 출시 이후에도 사용자 화면을 벗어난 페이지에서는 영어로 제공되어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에 그녀는 “현재 한국어 버전의 템플릿 갤러리를 제작 중이다. 상황에 따라 늦어질 수는 있으나 현재 이달 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내 스터디용으로 노션을 활용 중인 쏘카(좌)와 신규 직원 온보딩 페이지로 활용 중인 당근마켓(우) (이미지=노션)

노션 이용자가 개인만은 아니다. 노션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들도 활용하고 있다. 이에 기업용 요금제 고객에게 기업에 맞는 노션 워크스페이스(workspace)를 생성하고 전담 매니저를 지원하고 있다.

또 직원 액세스와 보안 관리가 편리하도록 싱글사인온(SSO,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 기능을 지원하고, 무기한 버전 기록 저장, 고급 관리 제어 및 다양한 보안 기능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게는 노션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500달러 상당의 크레딧을 자격 요건 심사 후 무상 지원하고 있다.

“노션은 누구나 노션을 활용해 직관적으로 창조하고 혁신할 수 있는 ‘빈 캔버스’ 같은 존재입니다. 바로 이 점이 사람들이 노션을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노션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이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최대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능과 혁신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조인숙 기자

aloh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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