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선박' 주목···세계 첫 자율 화물선에 해군함까지 가세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육상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율주행차 개발과 시장 개척이 활발하다. 이는 해상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말 해양 연구 기관인 프로메어(ProMare) 연구팀이 IBM과 함께 개발한 지능형 자율주행 선박으로 대서양을 건너며 해양조사 임무를 수행한다는 발표를 해 주목을 받았다. 메이플라워 400으로 알려진 이 선박은 무게 9톤, 길이 15m 짜리 해양 조사용 인공지능(AI)기반 지능형 자율 선박이다. 이는 시작일 뿐이다.

당장 탄소를 저감하고 자율운항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로는 단연 해상 운송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센티브는 예상되는 탄소중립 외에 운영 비용 절감과 안전 개선이다.

▲지난달 말 대서양을 건너며 해양 연구를 하기위해 떠난 완전자율운항 연구선이라는 메이플라워 400의 운항 모습.(사진=유로뉴스 유튜브)
▲지난달 말 대서양을 건너며 해양 연구를 하기위해 떠난 완전자율운항 연구선이라는 메이플라워 400의 운항 모습.(사진=유로뉴스 유튜브)

 

이뿐 아니다. 자율 해상 화물 운송과 더불어 자율항행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군사용이다.

일렉트렉 보도에 따르면 해운 산업은 연간 10억 입방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그 중 상위 5개국의 탄소배출이 나머지 전체 국가의 배출보다 많다. 전 세계 상품의 90%는 해상으로 운반되며 해운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를 발생시킨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전략은 오는 2050년까지 2008년에 비해 최소 50% 이상 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파리협정 온도 목표에 부합하는 CO₂ 배출량 감소 경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IMO가 2023년에 개정된 전략을 채택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이 전략은 반드시 상당히 강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과 군사용 두 부분에 대한 최근 성과를 보면 육상에서뿐 아니라 해상에서의 자율운항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살펴본다.

노르웨이, 100% 배터리로 운항하는 무인 화물운송 선박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올 하반기로 다가온 해상 화물운송 시대 개막일 것이다.

헬레닉 쉬핑뉴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올해 하반기 세계 최초의 배터리 운항 넷제로(탄소중립) 자율 컨테이너선인 야라 버클랜드(Yara Birkeland)호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자율 화물운송선은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비료업체 야라 노르게 AS(Yara Norge AS)에 인도됐다. 현재 노르웨이의 호튼 항에 있는데 올해말 자율 화물 운송의 닻을 올리기 위한 마무리 작업 중이다. 노르웨이 헤라야(Herøya) 공장 내 새로운 항만 공사는 항만 크레인의 인도와 시운전만 남겨놓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올가을 나머지 작업이 완성되면 야라 버클랜드호는 올연말까지 야라 컨테이너 물량의 약 40~60%를 바다로 운송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운항을 앞두고 있는 세계 최초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넷제로(탄소중립) 자율 컨테이너선인 야라 버클랜드(Yara Birkeland). 길이 80m, 폭 15m, 깊이 12m다. 경제 속도는 6~7노트(시속 약 11~13km), 최고 속도는 13노트(시속 약 24km)다. 화물용량은 120 TEU다. (사진=콩스버그 유튜브)
▲올해 하반기 운항을 앞두고 있는 세계 최초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넷제로(탄소중립) 자율 컨테이너선인 야라 버클랜드(Yara Birkeland). 길이 80m, 폭 15m, 깊이 12m다. 경제 속도는 6~7노트(시속 약 11~13km), 최고 속도는 13노트(시속 약 24km)다. 화물용량은 120 TEU다. (사진=콩스버그 유튜브)

야라 버클란드호가 조종이 줄어든 1단계 항해에 대비토록 하기 위한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 배는 향후 2년 동안 원하는 수준의 무인 운항을 하도록 개발된다.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배는 지난해 12월 첫 항해를 마쳤는데 브레빅에서 호텐까지 거의 7시간을 항해했다. (육상로를 보면 83.5km로 일반 차량으로는 약 1시간 정도, 트럭이라면 좀더 걸릴 거리다.)

야라 버클랜드 자율컨테이너선은 전체 길이 80m, 폭 15m, 깊이는 12m다. 드래프트, 즉 홀수선과 선박의 밑바닥 지점 간 거리는 6.3m다. 경제적 속도는 6~7노트(시속 약 11~13km), 최고 속도는 13노트(시속 약 24km)다. 화물용량은 120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단위)이며, 재화중량톤수는 3200입방톤이다.

선박 추진에는 아지풀 팟(Azipull pods, 2x900 kW)과 선박 측면에 힘을 부여하는 터널추진기(2 x 700 kW)가 사용된다. 배터리 용량은 7MWh로 이는 테슬라 모델 3s용 배터리 약 100개에 해당한다. 근접 센서로는 레이더, 라이다,자동방향인식시스템(AIS), 카메라, 적외선 카메라가 사용된다. 통신은 해상 광대역 라디오, 위성 통신, GSM을 사용한다.

▲야라 버클랜드호는 브레빅에서 호르텐까지의 육상루트(사진) 화물운송을 해상 루트로 시험했다. (사진=구글)
▲야라 버클랜드호는 브레빅에서 호르텐까지의 육상루트(사진) 화물운송을 해상 루트로 시험했다. (사진=구글)

콩스버그 해운은 이 자율 화물선에 대해 “전기 크레인과 장비로 자동 선적 및 하역이 이뤄진다. 선박에는 밸러스트(부력조정용 바닥짐) 탱크가 없지만 배터리 팩을 영구 밸러스트로 사용한다. 이 선박은 자동 계류 시스템도 갖추게 될 것이며, 사람의 개입 없이 정박과 계류해제가 이루어지며, 부두에서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안전을 위해 서로 다른 운영 프로파일을 갖춘 3개 센터가 모든 운영을 처리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화물선은 자율성에 더해 완전히 전기로만 가며 이에 따라 매년 디젤 트럭 운송 약 4만 회 정도의 탄소를 줄이게 된다.

야라 버클랜드호는 지난 2017년 야라가 주문했고, 마린 테크닉(Marin Teknikk)이 디자인했으며, 노르웨이의 바르 브라트보그(Vard Brattvåg)에서 세부작업을 했다.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해운(Kongsberg Maritime)이 그 기술을 개발했다. 스위스의 르클롱쉬SA(Leclanché SA)가 배터리를 공급했다. 선체 외부는 루마니아의 바르드 브라일라 조선소에서 만들어졌다. 선박 개발은 2020년 5월 육상 자율물류의 도전을 이유로 이유로 잠시 중단됐다.

야라 버클랜드호의 성공적 항해는 해운업계가 탄소중립적 선박을 더많이 건설하고 야심찬 배기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활발한 북유럽의 자율 운송선박 개발

북유럽의 자율해상운송 개발 노력은 꽤 활발하다.

노르웨이는 2016년 트론하임 피오르드에서 자치선박에 대한 첫 번째 법적 시험 지역을 발표하고 이후 노르웨이 자율선박포럼(NFAS)을 설립하면서 자율선박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촉발한 나라 중 하나다. 이로 인해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졌고 핀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은 유사한 자율 선박 포럼과 시험 지역을 채택했다.

▲노르웨이 바스토IV호의 자율항행 및 자율도킹 테스트 모습. (사진=gard)
▲노르웨이 바스토IV호의 자율항행 및 자율도킹 테스트 모습. (사진=gard)

핀란드에서 핀페리(FinFerries)는 여객선 팔코(FALCO)와 자율 항해 및 도킹에 성공했다. 스웨덴의 스테나 라인(Stena Line)은 연료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화석 없는 연료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엔진 자동화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테스트에 들어갔다. 덴마크 스비처(Svitzer)는 원격 조종 예인선을 선보였으며, 코펜하겐 항에서 이 예인선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군사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미해군 USV 걸프해역서부터 8200km 자율운항···무인 작전 수행

해군이 무인함정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작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무원이 타지 않는 무인 자율 선박의 경우 사람의 피로와 주의력 상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조작자의 오류를 없앨 수 있다. 이들은 또한 인간의 개입 없이 며칠 동안 계속해서 작동할 수 있어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미해군은 지난 7일 미군이 개발한 자율함정이 걸프해역에서 미서부 해안까지 5000마일 이상(약 8200km)를 무인 운항했다고 발표했다. 노마드(NOMARD)로도 불리는 이 배는 고스트 플리트 오버로드(Ghost Fleet Overlord) 프로그램의 일부다. 즉, ‘유령 함대 대군주’로 불리는 무인 해상함정(Unmanned Surface Vessel·USV)이다.

▲미해군은 지난 7일 해군 자율항행 군함이 걸프해역에서 미서부해안까지 8200km를 자율항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미해군)
▲미해군은 지난 7일 해군 자율항행 군함이 걸프해역에서 미서부해안까지 8200km를 자율항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미해군)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9년 9월에 시작됐는데 미 정부가 제공한 명령 및 제어 시스템, 탑재물, 그리고 해군 운용 실험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업은 내년 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번에 발표한 배는 해군의 새로운 자율 군함 시대를 열어 준 최초의 배가 아니라 2번째 배다.

미 해군은 이미 지난해 5월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과 손잡고 완전 무인 자율 로봇함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0월 레인저(RANGER)로 불리는 미해군 최초의 자율운항 선박은 비슷한 항행을 완료했다. 해군은 이때 자율 함정 프로그램을 ‘고스트 플리트 오버로드(Ghost Fleet Overlord)’라고 부르며 그 성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완료되면, 두 자율 함정은 추가 실험을 위해 해군 소속으로 전환된다. 해군은 고스트 플리트 오버로드 시제품 함정 2대를 추가로 제작하고 있다.

▲미해군의 자율항행 군함 고스트플리트 오버로드 USV. (사진=미해군)

이들은 대잠수함전에 먼저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미 해군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는 미 해군이 곧 배치할 무인전투함을 잠수함전 에 먼저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잠함 승무원들은 사건 발생시 즉각 즉각 대응해야 하지만 나머지 길고 지루한 평범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임무기 특히 무인 선박에 적합하다고 제시했다.

자율군함 운항은 선박 내구성, 자율적 운용 및 정부 명령, 제어, 통신, 컴퓨터 및 정보 시스템과 벤더 자율성, 선체 기계 및 선체 전기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확장된 시험 기회를 제공했다. 노마드 운항을 위한 원격 임무 지휘와 통제는 미국 해군 제1 소함대 육상 무인 작전 센터에서 이루어졌다.

미해군은 홈페이지에서 고스트 플리트 오버로드 시제품 2대를 추가 제작 중이며 해군의 실험과 시험을 확대하고 가속화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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