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편집샵이 살아남는 법 (feat. 해피어마트)

결국 좋은 고객 경험을 주는 것이 가장 강력한 차별화로 이어집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오롤리데이

오롤리데이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우선 자신들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팬덤을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몰 브랜드의 대표 성공 사례 중 하나이고요. 무엇보다 이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된 계기가 2021년에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했던 팝업스토어를 통해였는데, 당시 매장 경험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오롤리데이는 오프라인 매장을 별도로 '해피어마트'라 명명하고 브랜딩해 오기도 했는데요. 지난 9월, 성수에 해피어마트가 새 단장한 후 오픈했다고 해서, 방문해 보고 왔습니다.

해피어마트 성수는 오롤리데이에게 있어서, 상당한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기존에도 성수에 매장이 있긴 했지만, 사무공간 옆에 위치해서 접근성도 떨어지고, 더욱이 상설 운영하는 형태도 아니었고요.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매장 내에 입점한 형태였으니, 어쩌면 본격적인 첫 상설매장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매장에선 기존 오롤리데이 제품뿐 아니라, 타 브랜드 제품도 취급하며 편집샵 형태로 운영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과연 스몰 브랜드가 운영하는 아주 작은 편집샵 매장이 어떻게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매장을 둘러보았답니다.

해피어마트

입체적인 고객 경험을 만드는 방법

주말 성수라 어느 정도 붐빌 걸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해피어마트 성수점은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단지 오가며 우연히 들린 이들보다는, 오롤리데이를 알고 찾아온 팬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게 오롤리데이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총 3개의 영상을 통해 매장 오픈 과정을 사전에 자세히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방문 전부터 상세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노력이, 지금의 오롤리데이를 만들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특히 팀에서는 이번 해피어마트를 준비하면서, 편집샵 비즈니스가 진입 장벽이 낮기에, 어떻게 하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가미하여 이를 차별화할 수 있는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또한 매장이 16평 내외로 매우 작기 때문에, 조닝 구성과 상품 배치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하고요.

그리고 실제 매장에서는 확실히 이러한 점들이 잘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오롤리데이 특유의 상품 소개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더욱이 이러한 소개글을 담은 큐레이션 카드를 별도로 제작하고, 가져가서 이를 기념하게 한 것은 물론, 브랜드 인스타그램 등을 QR로 남긴 정성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브랜드 특유의 감성은 물론, 행복을 큐레이션 하는 가게라는 정체성을 고대로 담아 작지만 확실한 차별 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은데요. UX라이팅이라는 것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피어마트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큰 차별성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또한 한정된 매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상품 전시와 체험에 집중하고, 실제 구매 시에는 주문지와 내부 구성원인 프리젠터들을 통하게 했는데요. 이를 통해 주문 편의성은 물론, 공간 활용도도 극적으로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러는 와중에도 행복 메시지 자판기를 설치하여, 메시지 카드를 받아서 갈 수 있는 등 체험 요소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아무래도 스몰 브랜드고, 작은 공간이다 보니 여러 한계들이 존재했을 텐데요. 이처럼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방문 전부터 방문하는 동안, 그리고 방문 후까지 연결되는 경험의 설계를 통해, 결국 이를 극복해내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조금은 아쉬웠던 건

물론 모든 면에서 해피어마트 성수점이 완벽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아직은 초기라 사입 브랜드 비중이 20%로 낮기도 했지만요. 그마저도 콜라보 상품이 상당히 많았고 여기에 오롤리데이의 강렬한 색감이 주는 비주얼이 더해지니, 편집샵이라기보다는 여전히 브랜드 매장에 가까운 인상을 주고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브랜드의 익숙함을 기반으로 연장된 경험을 줄지, 아니면 앞으로는 더 다채로운 공간을 추구할지에 따라 이러한 점들은 확실히 하나를 정해 미는 것이 좋을 것 같았네요.

또한 매장에서의 경험이 온라인으로 이어지도록, QR코드를 활용해 다양한 접점을 마련해 두기는 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푸시하지는 않는 점이 다소 아쉬웠는데요. 특히 구매 단계에서 프리젠터가 오롤리데이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멘트를 항시 하고, 할인 등의 트리거를 더하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스몰 브랜드는 자사 채널 가입 고객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향후 이러한 포인트들은 확실히 반영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해피어마트 성수점을 고객 경험 설계 측면에서 살펴보았는데요. 확실히 참고할 점이 많은 곳인 동시에, 위치 또한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연무장길 초입에 있는 만큼, 성수에 가신다면 한 번쯤 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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