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에 120명 함께 타고 '수중 결혼식'… 우주 아닌 해저 관광 시대 왔다

120명이 타고 최대 24시간 동안 바다밑에서 비경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해 줄 잠수함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유보트 웍스)

네덜란드의 잠수함 전문업체인 U보트웍스(U-Boat Works)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배터리로 작동하는 35m 길이의 대형 ‘수중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잠수함 컨셉 렌더링을 공개했다. 최대 12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이 잠수함은 다중 엔터테인먼트 잠수함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중 해저 엔터테인먼트 시대 개막

네덜란드 잠수정 제작 업체 유보트 웍스가 만든 이 35m짜리 잠수함은 배터리로 작동한다. (사진=유보트 웍스)
120명의 하객과 승무원을 위한 공간은 레스토랑, 해저 체육관, 수중 카지노, 결혼식장 등으로 사용된다. (사진=유보트 웍스)

슈퍼요트타임즈 등에 따르면 U보트웍스의 이 수중 엔터테인먼트 플랫폼(UWEP·Under Water Entertainment Platform)은 이런 종류의 잠수함으로서는 수심 200m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군사용 잠수함(미해군 LA급 핵잠수함)의 경우 수심 400m까지 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수함 내부는 1600평방피트(약 149㎡·45평)에 이른다. 잠수함 내부에 14개의 큰 창문, 외부에는 바다 쪽을 비추는 조명이 배치돼 있다. 14개의 창문은 손님들이 매혹적인 수중 세계를 직접 볼 수 있게 해 준다. 외부 조명은 주변을 비추고 색다른 차원의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UWEP는 승무원을 제외하고 최대 120명의 손님을 태울 수 있게 된다. 손님들은 유람선을 탄 것처럼 잠수함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잠수함 내부 공간에 64인용 레스토랑(미슐랭 스타 급)을 둘 수도 있다. (사진=유보트 웍스)
네덜란드의 유보트 웍스가 완전히 새로운 등급의 잠수함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유보트 웍스)

이 잠수함은 파티부터 결혼식, 심지어 컨퍼런스 또는 무대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사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독특한 환경 중 한 곳에서 주최할 수 있게 해 준다. 운영자는 잠수함을 64석 규모의 수중 레스토랑(미슐랭 스타급), 해저 체육관, 심해 카지노, 심지어 결혼식장까지 준비해 파티를 할 수 있다.

UWEP는 배터리만으로 가동되며 최대 24시간 동안 중단없이 작동된다. 이 잠수함은 크루즈와 크루즈 사이에는 항구나 떠있는 도크에서 재충전과 재보급을 할 수 있으며, 탑승객들은 2개의 그랜드 액세스 해치를 통해 편안하게 잠수함에 오를 수 있다.

이 잠수함에는 완전히 가압된 에어컨이 장착돼 있어 부상시 감압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탑승객들은 수면 위로 올라와 잠수함에서 내릴 때에도 최상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로이 헤이드라 유보트 웍스 마케팅 매니저는 “우리 회사의 목표는 항상 모든 사람이 바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UWEP의 출시에 따라 우리는 진정으로 모든 이에게 발견의 관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탑승객은 부상시 잠수함 데크에서 물위 바깥 풍경을 볼 수도 있다. (사진=유보트 웍스)
잠수함 내부 구조도(맨위)와 활용을 위한 배치 사례도. (사진=유보트 웍스)

U보트웍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버트 휴트먼은 “UWEP는 잠수함 산업과 접객 서비스 산업 모두를 뒤흔들고 맞춤형 수중 행사의 길을 이끌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장 통찰력이 있는 고객들에게 훌륭한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해양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기여할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렌더링을 공개하고 주문에 맞춰 생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유보트 웍스는 현재 가장 적합한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선구적 기업가 및 선도적인 접객 그룹과 함께 기회를 살피고 있다. 유보트 웍스의 능력은 지난달 중순 발표한 9인승 잠수정 넥서스(Nexus)와 그보다 앞서 나온 잠수정 니모(Nemo) 등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유보트 웍스 제작공장. (사진=유보트 웍스)

총 9명이 바닷속을 누비며 즐기는 완벽한 잠수정 ‘넥서스’ 발표

유보트 웍스가 지난달 발표한 9인승 잠수정 넥서스. (사진=유보트 웍스)

유보트 웍스는 지난달 9인승 잠수정인 넥서스(Nexus)를 발표했다.

유보트 웍스는 9명의 탑승자를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좌석을 갖춘 훨씬 더 정교한 개인 잠수정이다. 만일 당신이 잠수정을 살 만큼 억만장자라도 굳이 어두운 바닷속을 혼자 내려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유보트 웍스의 배터리식 9인승 잠수정 ‘넥서스’다.

넥서스는 탐사 및 수중 관광을 위해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따라서 흔히 떠올리는 잠수함의 금속 선체를 투명한 내압식 타원형 선체로 설계했다. 이 거대한 플라스틱 기포형 잠수정 선체는 기본적으로 승객들에게 거의 방해받지 않는 바다 밑 모습에 전망을 제공한다.

인류는 잠수정을 타고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수심 1만 1034m의 마리애나 해구까지 갔지만 유보트 웍스의 이 잠수정 넥서스는 200m까지 잠수한다. 즉, 타이타닉 잔해가 있는 깊이의 약 20분의 1 거리 정도까지만 잠수할 수 있다.

넥서스는 8개의 추진기를 통해 최대 최대 3노트(시속 약 5.6km)로 물 속 어느 방향으로든 조종할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8시간 동안 작동하는 62kWh 리튬 이온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이보다 빠른 속도로 운항할 경우 가동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넥서스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된다. 이 중 더 큰 모델은 총 9명의 탑승자를 위한 용량을 약속하지만, 잠수함 내 7개 좌석 중 하나를 12세 이하 어린이 2명과 7명의 성인들을 위한 좌석으로 개조해야 한다. 유보트 웍스는 이동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이 잠수정을 타기 쉽게 하기 위해 승객을 한 번에 한 명씩 올리고 내리는 엘리베이터와 같은 리프팅 장치로 구성하는 옵션도 제공한다.

이 회사는 물에 젖지 않고 물속을 보고 싶어하는 억만장자들을 위해 기꺼이 이 잠수함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만간 멋진 관광 리조트에게 이 잠수정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고급 스포츠카나 자가용 제트기처럼 유보트 웍스의 넥서스 가격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범주에 속한다. 실구매자만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나온 2인승 소형잠수정을 통해 추정해 볼 수는 있다.

2년 전 2인승 잠수정 ‘니모’ 발표

2인승 잠수정 ‘니모’. (사진=니모서브마린닷컴)

유보트 웍스가 지난 2020년 내놓은 2인승 잠수정 니모(Nemo) 가격은 97만5000유로(약 13억원)로 알려져 있다. 제원은 무게 2500kg, 길이 280cm, 폭 92cm, 높이 61cm다.

주 조종자가 메인 조종간 키를 잡고 있지만, 동승자도 서브 컨트롤러로 함께 조작할 수 있다. 수심 100m까지 들어갈 수 있고 최대 8시간 운항한다. 시속 5.6km로 투명한 아크릴 구체를 통해 해저관광을 할 수 있다.

인류가 2년후인 2024년 아르테미스 미션을 통해 또다시 달에 가려고 하고 있지만 그에 훨씬 못미치는 지구 저궤도 우주관광을 하는 데도 7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는 달보다 지구의 바닷속에 대해 모르는 게 더 많다고 한다. 그나마 알고 있는 일부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보기 힘들다. 유보트 웍스의 것과 비슷한 잠수정들이 더 많이 나와 그나마 우주관광비용보다는 싸게 멋진 지구의 비경을 보여줄 시간이 빨리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글로벌 혁신 허브로 주목 받는 싱가포르, 한국 스타트업이 제대로 활용하는 전략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 더해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더해지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는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스타트업계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모태펀드 출자를 스타트업코리아, 글로벌, M&A 등 핵심 출자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가 국외 창업 스타트업 지원이다. 이처럼 국외 창업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진행한 ‘아시아의 한국인’ 행사에서 찾아봤다.

오픈AI ‘샘 알트먼’이 ‘미국 정치판’을 길들인 방법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이 매력적인 언변과 교묘한 로비활동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산업을 대표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를 매우 공격적으로 비판했던 미국 정치계가 어쩐 일인지 AI 산업을 대표하는 알트먼에게는 부드럽다. 알트먼은 미국 정치판을 어떻게 길들인 것일까.

하루앞둔 미 대선···빅테크들, 트럼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이면엔

실리콘 밸리 빅테크 리더들의 친 트럼프 분위기가 트럼프의 잠재적 보복 우려 때문인지, 정부사업 계약으로 보상받길 원해서인지인지, 아니면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추가 감독 및 규제를 받을까 봐 경계해서인지를 단언할 수는 없다. 하루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후보에 대한 빅테크 CEO들의 ‘전략적 모호성의 이면을 들여다 봤다.

[인터뷰] 방은혜 밀리의서재 AI서비스본부장 “AI를 접목한 플랫폼 기반 독서 경험 강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2016년 등장한 밀리의서재는 오랜 세월 오프라인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의 독서 습관을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독서 경험의 혁신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금, 밀리의서재는 또 한 번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AI서비스본부’를 신설하고 자사 플랫폼에 AI 기술 접목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AI 격변이라는 파고에 맞서 정체성을 지켜가며 조용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밀리의서재가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방은혜 AI 서비스본부장을 만나 직접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