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뽑고 씨도 뿌리는 친환경 '로봇농부'

[AI요약] 잡초를 구분하고 필요한 잡초만 제거하는 세계 최초의 로봇농부 기술이 나왔다. 빅테이터를 수집하고 잡초를 제거한 뒤 씨앗을 심는 로봇들이 현재 현장에 투입되면서 친환경 농법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로봇농부들은 빅데이터를 수집해 농부 대신 잡초제거와 씨앗 뿌리기를 할 수 있다. (사진=스몰로봇컴퍼니)

영국의 한 들판에서 로봇들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깨끗하게 정비된 토양에 씨앗을 심기전 전기로 잡초를 태워 제거하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CNN, 더가디언 등 외신이 작물의 개별 잡초를 표적으로 제거하는 세계 최초의 로봇 기술에 대해 보도했다.

스타트업 ‘스몰로봇컴퍼니’(Small Robot Company)는 톰, 딕, 해리라는 이름의 로봇들을 화학품과 중장비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잡초제거를 위해 개발했다. 현재 딕은 테슬라의 배터리로 구동되며 안전을 위해 장애물을 감지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최대 절전모드로 종료하는 레이저 센서가 부착돼 있다.

스몰로봇은 2017년부터 ‘로봇 농부’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4월 영국의 3개 농장에서 최초의 상업용 로봇 톰을 출시해 운영중에 있다. 기업은 2023년까지 세 로봇이 포함된 전체 로봇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다.

먼저 톰이 하루에 20헥타르를 스캔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면, 작물관리 로봇인 딕이 잡초를 제거하는데 해당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후 해리는 잡초가 없는 토양에 씨앗을 심는다. 이러한 전체 시스템을 활용해 가동하면, 농부들은 약 40%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화학약품 사용량을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적으로 600만톤의 살충제가 거래됐으며 비용은 약 380억달러(약 54조2260억원)에 달한다.

벤 스콧 로빈슨 스몰로봇 CEO는 “우리 시스템을 통해 농부들은 고갈되고 손상된 토양에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자동화와 빅데이터의 농업 도입은 환경을 덜 해치면서 작물은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4차 농업혁명의 일부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 엔진이 ‘잡초’라는 목표물을 제거한다. (사진=스몰로봇컴퍼니)

로봇농부의 원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로봇이 전기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엔진이 ‘잡초’라는 목표물에 고정되면 8천볼트의 전기를 가한다. 타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고 잡초는 뿌리부터 완전히 제거된다.

그러나 이 로봇들은 모든 잡초들을 제거하지는 않는다. 작물에 이점이 되는 잡초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꼬리풀은 꿀벌이 즐겨찾아 양봉에 도움이 되고, 클로버는 토양의 질소를 조절한다. 두 잡초 모두 작물의 성장에 위협이 되지 않아 로봇은 해당 잡초들을 그대로 둔다.

다만 로봇농부의 효율성은 여전히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키트 프랭클린 영국 하퍼아담스 농업공학 교수는 “로봇이 전기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현재 전체 토양에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시스템보다 빠르지 않다”며 “이는 로봇농부를 활용할 경우, 생산량 감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부들이 비즈니스 측면을 본다면 로봇농부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프랭클린 교수는 “환경친화적인 농사가 효율적인 방식으로 농법을 운영한다는 인식이 강조되고 있다”며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로봇농부를 효율적으로 투입하면 비용이 절약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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