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에너지 태양광은 자연과 애증관계···美 효율성 연구결과는?

태양광 발전은 자연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지만 또한 자연으로부터 피해를 받아 발전효율이 떨어지는 재생에너지 발전 수단이다. (사진=빅볼트너트)

태양광 패널은 재생 에너지의 대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에너지는 자연과 애증 관계를 갖고 있다.

태양광 패널과 발전소는 햇빛을 많이 받는 노출된 장소에 배치돼야 하지만 흐린 날씨에서는 발전량이 분명하게 감소하는 약점을 가진다. 게다가 눈보라에서 태풍에 이르기까지 극한의 날씨는 태양열 하드웨어를 손상시키거나 아예 망가뜨릴 수도 있다.

미 국립 샌디아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y·SNL)가 ‘어플라이드 에너지(Applied Energy)’ 저널 15일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 수행결과는 기후가 어떻게 태양광 발전소 에너지 발전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태양광 발전소의 가장 바깥쪽 태양광 패널이 바람에 뜯겨 나간 후, 바람부는 쪽을 향하는 가장자리 패널은 더 이상 견디지 못했다. 전기 화재 결과로 인해 모듈 등이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사진=솔라 파워 플랜트 비즈니스)

연구진은 미국 내 800개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 현장을 분석해 복합적이고 극단적인 날씨 영향을 파악했다. 그 결과 미국내 태양광 발전소 성능 저하를 가져오는 기후와 성능 저하율은 눈(54.5%), 허리케인(12.6%), 폭풍(1.1%)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번 연구에서 인공지능(AI)과 보험사의 유지보수 청구 티켓 데이터 세트를 활용한 과학적 방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과연 어떤 지역에, 어떤 기후 환경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야 할지, 어떤 지역이 태양광 패널 설치시 엄청난 성능 저하를 보이는지 등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조선일보가 제기한 새만금 ‘새똥광’ 태양광 발전소 문제도 비슷한 맥락이다. 현장이 테스트 베드이고 항상 새가 태양광을 오염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이 나오긴 했지만 이 또한 태양광 발전소 입지 선정 등 제반 요소에 대한 합리적 검토 필요성을 일깨워 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 국립 샌디아 연구소의 연구결과는 반드시 우리 기후 상황과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 정부와 산하 연구소들이 태양광 효율을 높이고 기후영향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은 문제에까지 눈을 돌려 대응해 나가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에너지 관련 정부 산하기관과 AI 기업 및 학계가 참조할 만 해 보인다.

이러한 통찰력은 특히 재생 에너지가 전 세계의 새로운 지리적 지역 및 기후 지역으로 계속 확장됨에 따라 태양광 발전소 계획을 세우는 활동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AI를 개인들의 태양광 발전소 데이터 세트와 접목

지난 8월9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새만금 태양광 발전소 솔라패널이 새똥으로 뒤덮인 모습. (사진=조선일보)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의 연구결과는 비록 동부와 서부에 국한된 것이지만 미국내 태양광 발전소가 가장 큰 발전 성능 저하 피해를 입는 원인은 ‘눈’ 때문으로 밝혀졌다. 눈은 태양광 발전 성능을 54.5%나 저하시켰다. 이어 허리케인 12.6%, 폭풍우 1.1% 순으로 나타났다. (사진=빅볼트너트)

연구원들은 기후와 태양광 발전소 발전 효율과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개인 태양광 발전소들의 거대한 데이터 세트에 인공지능(AI)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배치했다.

이 연구소 연구원인 투샤라 군다는 “이것은 협력으로 이뤄진 거대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이 연구를 바람, 지열, 그리고 해양 에너지와 같은 다른 극한 기상 현상과 재생 에너지 간 연관 관계로 조사를 확대해 나가길 원한다. 그녀는 자신의 팀은 아직 이 작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향후 태양광 발전소 활동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정보를 제공하는 용도로 사용되길 희망한다.

연구결과는 특히 기후 변화(이상 기후)가 잠재적으로 태양광 전력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더 많은 문제들을 야기시키면서 극단적 날씨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고 있기에 현실과 맞아떨어진다.

군다는 “우리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함께 지역 (기후 등) 환경 조건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작업 내용은?

샌디아 국립연구소의 아스트라 슈퍼컴은 지난 2018년 11월 톱500리스트에서 ARM기반 슈퍼컴으로는 가장 빠른 컴퓨터에 올랐다. (사진=샌디아국립연구소)

투샤라 군다와 니콜 잭슨 국립 샌디아 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24개 주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에서 800장 이상의 유지보수 티켓(기록 문서)을 수집했다. 그런 다음 태양광 회사들을 오가며 데이터 세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일부 회사는 회사들마다 같은 사안을 다른 용어로 사용하고 있었다.

일부 회사들은 ‘눈’이나 ‘허리케인’을 그들의 유지보수 티켓에 ‘폭풍’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그 팀은 각 회사가 ‘폭풍’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꽤 많은 연관성 분석을 해야 했다.

잭슨 연구원은 “확실히 산업계와 일상에서 ‘폭풍(storm)’은 햇빛이 들지 않는 모든 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다 연구원은 “데이터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데이터를 자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미국 16개 주에 있는 100개 이상의 태양 발전소에서 2년 이상의 전기 생산 데이터와 그 지역들로부터의 그 기간 중의 기상 데이터를 얻었다.

연구원들은 여기서 에너지 발전율과 악천후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후 데이터 세트에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실행했다. 이들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날씨와 관련된 전력 저하가 유지보수 티켓 및 많은 다른 변수들과 일치하는 지점을 식별할 수 있었다.

상황 분석에 서광이 비치다

솔라패널의 구성. (사진=솔라패널 위키)

연구팀은 악천후와 태양광 발전율 간 상관성 분석 결과 태양광 발전 성능을 가장 크게 저하 시키는 것은 ‘눈’(54.5%)이며, 이어 허리케인이 12.6%, 그리고 폭풍우가 대체로 1.1% 순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다소 놀랍게도, 허리케인은 태양광 발전소 정비 기록에서 거의 15% 정도 언급됐다.

발전효율 저하를 초래하는 다른 요인에는 공장의 크기, 노후화 및 위치가 포함됐다.

군다 연구원은 “우리는 오래된 태양광 발전소들이 기후 악화시 발전 성능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에는 몇가지 감안할 점이 있다.

첫째, 악천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오래된 태양강 발전소라고 해서 반드시 비생산적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최신 발전소보다 더 많이 날씨에 노출되었을 뿐이다. (노후 태양광 발전소라 해봤자 지은 지 3~5년 정도로 비교적 새 설비다.)

게다가 연구원들이 자료를 수집한 태양광 발전소 현장은 동부 노스 캐롤라이나와 서부 캘리포니아에 치우쳐 있었다. 이 주들은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심각한 기상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지역이다.

연구팀은 또한 발전 성능 저하 데이터에 우박이나 산불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미 서부 해안 지역에 불이 많이 난다. 오히려, 화재 사건들은 유지보수 티켓에서 눈에 띄게 빠졌다. 이는 회사들이 할 일이 있을 때만 그것을 만들기 때문이다. 우박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건들은 보험 데이터베이스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군다는 “하지만 우리는 업계와의 대화와 회의 참석을 통해 이러한 특별한 사건들이 확실히 흥미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문제

태양광 패널의 클램프 조임 방식의 예. 1.C형 측면, 2.첫 번째 PV 모듈의 PV-클램프. 3.첫번째 PV 모듈, 4.두 번째 PV 모듈을 위한 PV클램프, 5.두 번째 PV 모듈. (사진=메카트론)

보험 데이터는 우박이 내리는 동안 태양광 발전소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해 준다.

작년에 발표된 미 국립 재생 에너지 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NREL) 보고서는 보험 서비스 회사인 베리스크(Verisk)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 기상 현상으로 인해 태양광 발전 활동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의 양을 조사했다. (물론 보험 자료에는 공공 기물 파손 및 도난에 대한 수치도 포함돼 있다.)

지난 2014~2019년에 수집된 이 자료에 따르면 우박으로 인한 피해는 7979건에 평균 2555달러(약 3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고 가장 많은 피해는 태양광 패널 등 하드웨어에 대한 것이었다.

앤디 워커 NREL선임 연구운은 “우박은 태양 전지판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는 그보다 덜 했지만(1282건) 평균 청구액이 1만7309달러(약 231만 원)으로 훨씬 더 많았다. 얼음과 눈을 포함한 79건의 동결 사례가 있었고, 평균 5288 달러(약 620만 원)였다.

그러나 이 평균 비용에는 상업용 및 주거용 태양광 운영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주택용 태양광 패널 동결 피해의 경우, 평균 청구 금액은 4195 달러(약 491만 원)였지만, 상업 운영의 경우 3만2964 달러(약 3868만 원)였다.

워커 연구원은 발표되지 않은 NREL 연구도 태양 전지판이 극한 날씨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방법으로 ▲방수 처리(water-tight enclosures) ▲모듈을 두 개가 아닌 세 개의 레일에 장착하기 ▲더 두꺼운 유리 사용 ▲풍력 보정 펜스 사용 ▲해양 등급 강철 및 관통 볼트 사용 (클램프 대신) 등을 제시했다.

워커 연구원은 “클램프는 광전지 모듈이 랙을 날려 버릴 때 클램프가 많은 모듈이 풀어지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워커 연구원은 “태양광 패널 업그레이드 비용은 결국 생산되는 전력 와트(W)당 수 센트(수 십 원)가 든다. 또 이러한 방법들 중 일부는 태양 전지판이 만나는 눈과 우박 등 다양한 기상 현상에서 살아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태양광 패널은 여러분이 건축 환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노출된 것들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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