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굿바이!”… 스텔란티스, 무선충전도로 인프라로 전기차 시장 구도 바꾼다

상용차 세계 5위인 스텔란티스가 무선충전도로에서 사용되는 전기차를 시험 도입을 마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무선충전도로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 전기차 주행거리 걱정이나 충전소를 찾을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사진=일렉트레온)

유럽과 미국 기반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협력사와 함께 무선충전 시범주행로를 구축하고 자사의 전기차를 이용해 1.05km를 주행하며 주행중 무선충전으로 전력 수신 시험에 성공했다.

무선충전 도로 기술 협력사는 이스라엘 일렉트레온(Electreon)사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브레시아에 구축된 이 시범 주행로에서 이뤄진 세계 5위 승용차업체의 시험 성공이 무선충전 전기차와 무선충전 도로 인프라 도입 확산의 기폭제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텔란티스가 함께 시험한 주행 전기차 무선충전 도로 기술 시험 내용, 사용상 장단점, 각국의 전기차 무선충전 도로 도입 상황, 우리나라 기술 개발 수준 등을 짚어봤다.

스텔란티스가 확보한 무선충전기술은?

스텔란티스가 피아트 누보아(뉴)500으로 이탈리아 북부 ‘미래의 아레나’(아레나 델 푸투로 )주행장에서 전기차 무선충전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

스텔란티스가 사용한 기술은 ‘역동적 무선 전력 전송’을 뜻하는 DWPT(Dynamic Wireless Power Transfer) 기술이다.

DWPT 기술은 도로 표면 아래 심은 무선 전기차 충전 코일을 활용한다. 전기차가 도로 위로 주행할 때 무선으로 차량을 충전한다.

곳곳에 이런 방식의 도로를 구축하면 급속 충전소나 배터리 교환소가 불필요하게 된다. 충전 걱정을 덜어지므로 전기차 구입 방식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게다가 이 기술은 특정 무선충전 수신기가 장착된 모든 차량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즉, 도로 인프라의 에너지를 전기 모터로 직접 전달해 차량 배터리 충전량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이 시험은 이탈리아 브레시아에 있는 ‘미래의 아레나’(아레나 델 푸투로)’주행장에서 배터리 전기차 피아트 ‘누오바(뉴) 500’으로 이뤄졌다.

이 전기차는 주행로에서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일반 고속도로 주행속도로 달렸다. 결과적으로 자동차로 전달되는 에너지(전기) 흐름 효율은 통상적 급속 전기차 충전소의 일반적 효율과 견줄 만 해 충전을 위해 전기차가 멈출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자기장 강도 측정 결과 이 무선 전력 충전 장치가 전기차 운전자와 승객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도 증명했다.

스텔란티스 글로벌 e-모빌리티 사업부장인 앤 리즈 리처드는 “우리의 장기 전략 계획인 ‘데어 포워드 2030’(Dare Forward 2030) 공동 프로젝트는 더 긴 배터리 수명, 짧은 주행거리 불안 낮추기, 더 큰 에너지 효율성, 더 작은 배터리 크기, 뛰어난 성능, 무게와 비용 낮추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시험이 진행된 ‘미래의 아레나’ 주행장은 직류(DC)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어 에너지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 줄일 수 있고, 직류를 교류로 변환할 필요가 없으며, 교류 송전 때보다 얇은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고, 알루미늄 송전 케이블을 사용해 전력원에 더 잘 접근시킬 수 있다. 또한 구리에 비해 비용이 절반밖에 들지 않으며, 더 가볍고 재활용하기가 더 쉽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 합병회사인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FCA)와 프랑스의 PSA 그룹이 50대 50으로 합병한 회사이다. 합병 당시 스텔란티스는 약 30만 명의 직원과 30개국에 제조 시설을 갖춘 규모였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 제너럴 모터스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한 자동차 회사다.

스텔란티스 산하 16개 브랜드는 아바쓰(Abarth), 알파 로미오(Alfa Romeo), 크라이슬러(Chrysler), 시트로엥(Citroën), 닷지(Dodge), DS, 피아트, 피아트 프로페셔널, 지프(Jeep), 란치아(Lancia), 마세라티(Maserati), 모파(Mopar), 오펠(Opel), 푸조(Peugeot), 램(Ram), 복스홀(Vauxhall)이다.

무선충전 도로 구성과 성능은?

이스라엘 일렉트레온이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에 구축한 시연용 전기 충전 도로인 아레나 오브 더 퓨처(Arena of the Future)에서 스텔란티스의 피아트 누오바500과 이베코 버스가 무선충전을 하면서 주행중이다. (사진=일렉트레온)
무선충전도로 아스팔트 아래에 설치되는 충전 시스템. (사진=일렉트레온)

스텔란티스 누오바500 전기차로 무선충전 도로 기술을 제공한 주인공은 이스라엘의 일렉트레온(Electreon)이다.

일렉트레온과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2월 고유의 도로내 충전 코일과 1메가와트(MW)의 전력을 지원하는 1.05km 길이의 주행로를 설치하고 충전기술을 구현한 시험장을 완료했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보여주는 일렉트레온의 유도형 전기차 충전 기술 실증 시험을 준비해 왔고 결국 성공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지난 10일 시연 행사에서 트랙을 시속 84km로 주행한 피아트 누오바500 전기차는 22% 충전된 배터리로 출발해 48% 충전으로 시험주행을 마쳤다. 이베코 버스도 최고 시속 60km로 운행하며 충전량을 늘렸다.

그린카콩그레스닷컴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래의 아레나 프로젝트를 통해 자사 전기도로시스템(Electric Road System·ERS) 시범사업 최종단계가 완료됐으며 이제 상용화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일렉트레온은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이뤄진 이 프로젝트 DWPT 실증 시험에서 스텔란티스의 피아트 ‘누오바 500’(Nuova 500) 승용차 외에 이베코(IVECO) 전기 버스 충전용으로 자사 무선 기술을 사용했다.

일렉트레온의 웹사이트는 이 스마트 무선충전 도로 구성과 원리에 대해 “도로 아스팔트 아래에 깔린 구리 코일 시스템이 주행 중인 전기차에 무선 충전을 하고 접근 차량과의 통신을 관리한다. 전기차 바닥에 무선전력 수신기가 설치돼 주행 중 엔진과 배터리로 직접 에너지를 전달받는다. 모든 관리 장치 및 등록된 모든 전기 차량과의 통신은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이뤄진다”고 요약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기 버스의 배터리 크기를 줄여 승객을 위한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고 기존 도로를 활용하며 차량이 충전이나 주유를 위해 정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반면 긴 도로 구간에 구축하는 만큼 많은 양의 구리나 알루미늄 소재가 들어간다는 점, 비에 의한 누수와 한파에 의한 결빙 등의 우려가 있다.

이 시스템을 고속도로와 도로에 대규모로 배치하는 것은 상당한 코일 설치 비용으로 인해 여전히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스텔란티스는 항구, 공항 및 주차장과 같은 다른 인프라와 결합해 이 기술을 배치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렉트레온은 이미 이스라엘에서 테스트를 해 왔다. 2020년 텔 아비브 지역에 600m 길이의 무선충전도로를 설치했고 전기 버스 전력 공급용 대규모 무선 충전 인프라를 상업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텔아비브시와 댄 버스 회사(Dan Bus Company)와 협력하고 있다.

또한 스웨덴 고틀랜드 섬 1.6km 도로에 전기차 무선충전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독일에서도 칼스루헤에서 버스를 시험 가동 중이다. 스웨덴은 국가 전기화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300km의 이 무선충전 방식 스마트 고속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2024년까지 오슬로의 모든 택시를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미국 미시간주는 내년까지 화물트럭 도로를 무선충전도로로 바꿀 준비를 마치겠다고 올해 2월 그레첸 위트머 주지사 명의로 발표했다.

지난해 일렉트레온은 타임지가 매년 선정하는 100대 발명품에 선정된 4개 이스라엘 기업 중 하나였다.

이탈리아 베라가모 공항에도 설치 준비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에 구축된 시연용 1.05km 길이 전기 충전 도로인 미래의 아레나. (사진=일렉트레온)
일렉트레온의 특허기술은 스텔란티스, 르노, 이베코, 폴크스바겐 등 다양한 자동차에 들어가 있다. 사진은 전기트럭이 무선충전도로를 지나는 모습. (사진=일렉트레온)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6일 A35 유료도로를 관리하는 지주회사인 브레베미(BreBeMi)의 대표인 프란세스코 베토니가 일렉트레온의 기술을 기술을 베르가모에서 토리노로 이어지는 도로에 통합한다는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태양 전지판이 이 시스템을 재생 가능케 하기 위해 도로를 따라 건설된다.

베토니 대표는 “유럽은 지속가능한 교통으로의 전환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미래의 미래의 장 기술의 상업화 상업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 기술을 도시 간 도로에 통합하는 데 관심있는 많은 지방 당국으로부터 문의가 오고 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 공항 직원들은 ‘미래의 아레나’라 불리는 이 전기차 충전 시범 도로에서 그들의 전기차를 테스트하게 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공항은 일렉트레온과 공항 활주로에 전기충전 차선을 만들기 위한 상업적 합의에 이르게 된다.

일렉트레온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고급 자동차 회사인 마세라티도 전기차에 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이 실증시험 주행장에서 전기차를 시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의 아레나 주행장은 지난 2020년 10월 일렉트레온과 이탈리아의 유료 도로 인프라 회사인 소시에타 디 프로게토 브레베미 SPA 간의 양해각서(MOU) 교환에 따라 건설됐다.

MOU의 목표는 일렉트레온의 무선 전기 도로 시스템을 이탈리아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통합하는 것이다.

현재 일렉트레온의 특허 기술은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지속적 협업의 일환으로 르노, 스텔란티스, 이베코, 폭스바겐 등 다양한 차량에 들어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람과 상품 운송용 ‘탄소배출 제로’ 자동차를 위한 국제 협력 기반 혁신의 첫 번째 사례 중 하나이며 이제 산학 협업을 바라보고 있다.

A35 브레베미-알레아티카, ABB, 일렉트레온, FIAMM 에너지 테크놀로지, 이베코(IVECO), 이베코 버스, 마페이(Mapei), 피자로티(Pizzarotti), 밀라노기술대(Politecnico di Milano), 프리즈미안 (Prysmian), 스텔란티스, TIM, 로마트레 대학(Roma Tre University), 파르마대학(University of Parma)이 참여한다. 스텔란티스와 관련된 모든 파트너의 파일럿 프로젝트는 글로벌 운송 인프라 운영업체 알레아티카 소유의 A35 브레베미(Brebemi)가 맡는다.

미국 플로리다대의 P2P방식의 주행중 무선충전 연구 주목

최근 미국 플로리다대가 정교한 충전 인프라의 필요성을 완화하는 확장 가능한 P2P충전 접근 방식을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플로리다대)

한편 최근 미국 플로리다대가 정교한 충전 인프라의 필요성을 완화하는 확장 가능한 접근 방식을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

연구원들은 과학 보고서에 발표된 연구에서 전기차가 클라우드 기반 제어 시스템과 일치시킴으로써 도로 주행중 서로 충전량을 공유할 수 있는 P2P(Peer To Peer) 시스템을 제안했다.

탐지둘 호크 캔자스 공대의 전기 공학과 컴퓨터 과학 조교수는 “여러 대의 전기 자동차가 운행 중일 때, 그들은 실제로 달리는 동안 그들끼리 충전량을 공유할 수 있다 – 그들은 이것을 하기 위해 멈출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의 자동차는 충분한 충전량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너무 멀리 갈 필요가 없을 수도 있으며, 다른 차량에 잉여 충전량을 판매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인센티브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동 중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기차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첫 번째 리튬이온 배터리와 이동 중 충전에 사용되는 두 번째 소형 고속 충전 배터리를 포함하는 다단계 배터리의 개념을 개발했다. 호크 교수는 “컴퓨터에 고속 캐시 메모리가 있지만 비싸기 때문에 속도가 느린 다른 유형의 대용량 메모리를 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밀도 지역에서 여러 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소(트럭에 거대한 배터리를 장착한)를 배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소형 군용 제트기가 공중에서 공중급유 항공기에 의해 재급유되는 방식과 비슷하다.

호크 교수와 연구팀은 SUMO라고 불리는 정교한 컴퓨터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시뮬레이션된 P2P 시스템에서 자동차의 환경 영향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요구 사항을 측정했다. 그는 “P2P 충전 인프라의 초기 설정은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의 지원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고 나서는 전기차소유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잉여 충전량을 판매할 가능성에 힘입어 유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은?

우리나라에는 무선충전 도로까지는 아니지만 무선충전 기술이 있다. 기본적으로 휴대폰 무선충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09년 조동호 카이스트(KAIST) 교수가 개발한 올레브(OLEV·On-Line Electric Vehicle)라는 이름의 무선전기 충전 방식 버스와 충전시설이 그것이다.

이 기술 상용화에 나선 와이파워원은 대용량의 전기에너지를 무선으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무선충전 SMFIR(자기공진 형상화 기술) 방식’의 전력전송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올레브에 적용된 무선충전 기술은 자기공진 방식으로, 전기버스에 무선충전장치(수신부)를 부착하고 버스정류장 하부에 무선충전기(송신부)를 매설하게 된다. 85k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정류장 진입 전후와 정차 시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이다.

올레브버스와 충전시설은 유선충전 방식과 달리 별도의 충전시설 설치나 연결부품(커넥터) 추가 설치 없이 1대 다수 충전이 가능하다. 전력공급선(케이블)이 땅 속에 매설돼 있다.

올레브는 지난해 8월 24일부터 본격운행에 들어갔다. 대전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3일 무선충전 전기버스 ‘올레브’ 시범운행 개통식을 가졌고 2년간의 시범운행 기간 동안 기술적 이슈와 시민 편의성 등을 검증하게 된다.

올레브는 1시간에 150kW 충전, 1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대덕 특구 순환노선에서는 버스기사 휴게 시간인 20분 동안 50kW를 충전하여 23.5km를 달리게 된다. 이 기술은 2010년 타임지의 ‘세계 50대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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