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희소식'…도로 위에 꽂아 충전하는 노상 전기충전기 등장

전 세계가 전기차 충전소 확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희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최초로 도로 보행자 높이와 나란히 설치되는 전기차 충전기가 영국 런던에 등장해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이른바 ‘납작(flat and flush)’시스템으로 불리는 전기차 충전 커넥터다. 도로 표면과 똑같이 납작하게 설치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세계 최초의 노상 전기차 충전기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다. 최초의 충전기 5개가 이미 런던에 설치됐고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는 런던 브렌트 구와 캠든에 150개의 납작 전기차 충전시스템이 설치돼 전면적 시범사업이 이뤄진다. (사진=트로이 에너지)

이 충전기는 최근 테슬라가 연내 전세계에 자사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도 일맥상통하지만 좀 다르다. 테슬라 충전소는 기존 가솔린 충전소처럼 특정 장소에 별도의 인프라 구축 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이 충전소는 도심 보행로에 설치해도 보행자에게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 옆에 주차한 차량이 여기서 충전할 수 있다. 노상 주차장 옆 보행로에 설치하기에 제격인 셈이다.

화제의 기업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로이 에너지(Trojan Energy)다. 이 회사는 사용자가 특수 충전 케이블을 도로 높이의 충전 시스템에 꽂고 전기차를 충전하게 해 주는 충전 기술과 장치를 개발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 트로이 충전기 충전 지점은 포장 도로와 거의 같은 높이로 보행자를 방해하지 않는다. (사진=트로이 에너지)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런던 브렌트 구의 모티머 로드에 이 납작한 노상 충전시스템 5개를 설치했다. 트로이 에너지는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영국 런던 브렌트 구 6곳에 각각 15개소씩, 캔든구 4곳에 각각 15개소씩 총 150개의 충전소를 설치해 전면적 시범 사업에 들어가게 된다.

납작 시스템은 포장 도로 연석 부근에 설치되는 일련의 트로이 커넥터로 시작된다. 이 커넥터는 도로 표면 모서리 근처에 설치되며 시공후에도 지표면과 거의 나란하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을 때엔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 않으며, 보행자를 방해하지도 않는다.

이 15개 시범 충전 커넥터는 3상 그리드 공급 장치에 연결된 클라우드 연결형 전원 캐비넷에 접속돼 있다. 이 충전커넥터는 가장 먼 납작 커넥터에서 최대 100m 떨어진 곳에 설치할 수 있다.

▲길을 따라 설치된 15개의 트로이 충전 지점은 하나의 3상 그리드 공급 장치에 연결돼 있다. (사진=트로이 에너지)

이 충전 서비스 사용자에게는 충전 케이블이 달려 있고 공기 펌프처럼 생긴 트로이 랜스(Trojan Lance)가 제공된다. 랜스는 커넥터에 삽입되고 플러그 끝부분이 전기차 충전포트에 연결된다. 커넥터는 전기차와 확실하게 연결될 때까지 ‘활성(live)’이 아닌 상태가 된다.

▲트로이 에너지의 충전 서비스 사용자에게는 충전 케이블이 달려 있는 공기 펌프처럼 생긴 트로이 랜스(Trojan Lance)가 제공된다. (사진=트로이 에너지)

이 회사는 7kW와 22kW 충전이 지원되며, ‘가능한 최저 비용으로’ 야간 스마트 충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각각의 랜스는 특정한 사용자 계정에 연결돼 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부과되는 충전 전력 비용은 7.4kW로 충전시 kWh당 25페니(약 35센트·402원), 22.1kW로 급속충전시 kWh당 30페니(약 42센트·483원)가 각각 부과된다. 60kWh인 전기차의 경우 7kW충전기로 8시간정도, 22kW 급속충전기로는 3시간 정도 들여야 완전 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약 140명의 런던시 전기차 운전자들이 이미 참여를 신청했으며, 이 지역의 다른 전기차 운전자들도 트로이 웹사이트를 통해 참여하라는 권고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기차를 운행하지 않는 사람들도 시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트로이 랜스를 사용한 전기차 충전 모습. 랜스는 커넥터에 삽입되고 플러그 끝부분이 전기차 충전포트에 연결된다. 커넥터는 전기차와 확실하게 연결될 때까지 ‘활성(live)’이 아닌 상태가 된다. (사진=트로이 에너지)

이 프로젝트는 영국 무배출 차량청(Office for Zero Emission Vehicles) 자금지원과 이노베이트UK(Innovate UK)의 도움을 받는 3년짜리 전기 경로 하부 기술(Subsurface Technology for Electric Pathways, STEP) 프로젝트의 일부다.

레이첼 맥클린 영국 교통부 장관은 “이 프로젝트는 전기차 인프라가 우리 지역 마을과 도시에 매끈하게 들어맞도록 보장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친환경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쪽으로 전환토록 장려하고 있기에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이 정책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도로를 달리며 충전하는 충전시스템에 이어 도로에 표시나게 않게 설치되는 충전시스템의 등장이 전세계 전기차 보급 확산과 온난가스 배출 저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지켜 볼 일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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