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유럽연합이 빅테크를 통제하기 위해 그동안 전례없었던 디지털시장법을 발효하면서, 앞으로 사용자들은 더 많은 선택 권한을 확보하고, 소규모 기업들은 빅테크에 맞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디지털 기업을 통제하기 위한 EU 법률이 발효되면서 애플, 구글 등 빅테크는 전례없던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발효된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CNN, CNBC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의 획기적인 DMA가 목요일 시행되면서, 앞으로 EU 집행 기관인 유럽위원회가 규정을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 조치를 취할수 있게 됐다. DMA는 기술기업의 반경쟁 관행을 단속하고 일부 서비스를 다른 경쟁업체에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규모 인터넷 기업 등 기타 업체들은 그동안 빅테크의 관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이번 법령은 미국의 빅테크와 EU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DMA는 주로 업계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시가총액이 최소 817억달러(약 108조5384억원)이며 월간 활성 최종 사용자가 4500만명에 달하는 플랫폼을 갖춘, 소위 ‘게이트키퍼’라고 불리는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게이트키퍼에는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기업과 틱톡의 모회사 중국의 바이트댄스 등 총 6개 기업이 있다. 앞으로 이들 기업은 시장 경쟁을 더욱 건전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플랫폼을 대폭 조정해야 한다.
먼저, 자체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경쟁사의 서비스보다 자사의 서비스를 선호하도록 유도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사용자가 기기를 설정할 때 안드로이드 휴대폰에서 자체 검색 엔진을 선택하도록 강요할 수 없으며 덕덕고(DuckDuckGo) 또는 에코시아(Ecosia)와 같은 대안을 표시해야 한다.
또한 구글 사용자는 자신의 검색 기록이 구글의 유튜브 플랫폼과 공유되는 것을 방지할수 있으며, 이는 유튜브가 사용자에게 제안하는 비디오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타겟 추천이나 광고를 생성하기 위해 프라임비디오, 킨들, 오디블 등 사용 내역을 활용하기 전에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같은 일부 메시징 앱은 사용자가 대체 제품을 사용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자사의 서비스를 타사 메시징 서비스와 상호 운용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앱 배포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경쟁 앱이 자사 플랫폼에 표시되도록 허용해야 한다.
앞서 애플은 DMA에 따라 처음으로 아이폰에 대체 앱 스토어를 허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애플은 이번주 EU로부터 앱 스토어 관행에 대한 조사를 거쳐 경쟁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19억6천만달러(약 2조6038억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법을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기업은 전 글로벌 연간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수 있다.
EU는 애플이 앱 개발자가 iOS 사용자에게 앱 외부에서 사용할수 있는 대체적이고 저렴한 음악 구독 서비스에 대해 알리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법을 위반했다고 결정했다. 이에 스포티파이(Spotify)는 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했으며, 애플은 앱스토어가 법을 위반했다고 부인했다.
이번 유럽 최초의 디지털 경쟁법은 기술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제안이 반복적으로 실패했던 미국과 대조를 이룬다. DMA의 아이디어 중 일부는 그동안 미국이 시도했던 법과 비슷하지만,미국에서는 업계의 반대와 일반적인 의회 정체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다만 이번 DMA 시행에 대해 빅테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를들어 데이터 공유에 대한 새로운 요구 사항으로 인해 구글의 추천 기능 중 상당수가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며, 이는 동의를 취소하는 사용자의 이용이 덜 편리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애플의 경우 타사 앱 스토어 지원 요구 사항으로 인해 앱 개발자에 대한 애플의 통제력이 약화됨에 따라 iOS 사용자가 더 많은 양의 스팸 또는 악성 소프트웨어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DMA 지지자들은 빅테크들의 DMA 대한 반대가 어디서부터 정당하고 어디까지 사리사욕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빌 에칙슨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선임 연구원은 “이번 EU의 개혁은 빅테그들 이제 ‘10대’의 관행을 졸업하고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시행해야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예측할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DMA의 시행은 미국과 영국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도 변화를 불러올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빅테크는 자사의 플랫폼을 전세계적으로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에칙슨 연구원은 “DMA는 일부 게이트키퍼를 더 강화시킬수도 있지만,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