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nad landing, 수직이착륙항공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인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가 최근 올 하반기 뉴욕 증권거래소에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방식으로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AC 회사에 인수합병하는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가치 평가액은 22억 달러(약 2조 4563억원) 규모다.
eVTOL 기업의 상장 소식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 이유는 기술의 가치를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가 상용 제품도 없는 상황에서 기업 공개에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eVTOL 스타트업과 달리,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시장에 출시한 제품이 없다.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만 공개했음에도 이미 선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현재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최신 모델은 플라잉 택시 'VA-X4'다. 이 모델은 완전 충전 후 승객 4명과 조종사 1명을 태우고 100마일(약 161km)을 비행할 수 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시험 비행 테스트를 마치고 빠르면 2024년 항공기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아직 개발 중인 제품임에도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아메리칸 항공과 버진 애틀랜틱 등 주요 미국 항공사로부터 40억 달러(약 4조 4660억원) 규모의 사전 주문을 받은 상태다.
전기차 뒤이은 eVTOL에 대한 기대감, '기술 상장' 주목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같이 첨단 기술 스타트업이 기업 공개를 하는 것은 사실 낯선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기술 특례 상장을 통해 미래 기술 기업이 기업 공개를 할 수 있다. 다만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상장은 한껏 달아오른 전기 자동차 시장의 뒤를 잇는 거대 시장인 eVTOL 분야의 소식이다 보니 더 큰 주목을 받는 것이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를 시작으로 eVTOL의 주요 스타트업들이 기업 공개를 준비한다면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이 시장의 주도권은 스카이드라이브, 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아베이이션 같은 스타트업이 끌고 갈까.
알려진 바와 같이 eVTOL은 완성차 업체도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분야다. 완성차 업계의 경쟁은 전기 자동차를 넘어 이제 하늘을 나는 자동차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우버 같은 기업도 관심을 보인다. 현대자동차도 미래 사업으로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본 것처럼 스타트업의 기술이 eVTOL 분야에서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까?
결국, 핵심 기술력은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갈릴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전기 자동차 때 그랬던 것처럼 완성차 업체들은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서는 수고를 또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