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정보통신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올해 안에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을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25일 SK텔레콤의 제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는 올해의 사업 방향성을 공개했다. 화두는 'AI 컴퍼니로의 변화'와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지배구조) 확립'이다.
먼저 박 대표는 2021년을 회사의 큰 방향의 전환점이라고 강조하며 "SK텔레콤은 명실상부 인공지능(AI) 컴퍼니로 전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인 MNO(이동통신 서비스)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전체 ICT 패밀리 상품·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사업부인 MNO사업부는 5G 기반 모바일 사업 성장 가속화, AI 기반 구독마케팅 컴퍼니 전환, 5G·클라우드 기반 엔터프라이즈 사업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구독·엔터프라이즈 부문 새 비즈니스모델 발굴을 통해 수익 기반 다변화를 시도한다.
또한 두번째 화두로 꼽은 지배구조 확립과 관련해서는, 정관에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신설하며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 회사는 이미 전문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독립된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더 많은 인정과 지지를 얻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로 한 단계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 중심 경영이 되도록 이사회 산하에 미래전략위원회(중장기 방향성) 인사보상위원회(미래 경영자 육성) 감사위원회(공정하고 투명한 기업 운영) ESG위원회(ESG 경영활동 제고)의 4대 위원회를 재편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 쏠려
특히 이날 주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내용은 SK텔레콤을 그룹의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부분이다.
박 대표는 "구성원과 주주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할 것"이라며, 구체화 시점에서 별도 설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의 골자는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그룹 차원에서 SK하이닉스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현재의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스스로의 가치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이 어려운 처지다. 피인수 대상기업이 SK(주)의 증손회사가 되기 때문에 지분 100%를 인수해야만 하는 규제에 걸린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을 하면,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자유로운 인수합병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중간지주사 전환의 구체안은 이르면 상반기 중에 공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SK텔레콤은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계획도 밝혔다. 먼저 원스토어의 IPO가 진행되고, 이어서 ADT캡스, 웨이브가 연달아 IPO를 추진한다. 관련 계획은 4~5월중 발표한다.
11번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로 사업 키울 것
박 대표는 "11번가의 경우 IPO 보다 유통 시장의 합종연횡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11번가 매각에 대한 주변의 권유를 받았다고 밝힌 그는, 매각 대신 이베이코리 인수전에 참여해 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는 것을 선택했다.
다만 박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한 사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SK텔레콤에게 영향이 있는 포트폴리오기 때문에, 인수 진행을 통해 전체시장을 바라보며 유동적인 전략을 짜겠다"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