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치면 당근 마켓 같이 중고품 거래 플랫폼이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스레드업(ThredUP), 모든 물품 심지어 사람의 시간까지 거래하는 당근마켓과 달리 스레드업은 옷에 주력한다.
스레드업은 패스트 패션의 대척점에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플랫폼이다. 자주 입지도 않는 옷을 끊임없이 사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환경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에 주목하고 중고 의류를 개인 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사업을 하여 성공하였다.
스레드업이 잘 나가는 이유는 그들의 뜻에 공감한 소비자가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정말 잘 활용한 덕도 크다.
스레드업은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내는 기업이다. 새로운 옷 하나를 만들 때마다 77갤런의 물을 사용하고 17파운드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며, 매년 1000억 개 이상의 의류가 생산되고, 매립 또는 소각되는 의류 95%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같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단순히 통계 수치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스레드업은 중고 의류 거래 증가가 환경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추적하며 분석 보고서를 내놓는다. 여기에 탄소 발자국 계산기를 만들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방안도 마련해 놓았고, 의류 수명 주기 연구 같은 것도 수행한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순히 중고 의류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이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AI로 이어지는 스레드업의 디지털 실력
스레드업의 디지털 실력은 인공지능(AI)까지 이어진다. 스레드업을 이용한 소비자가 느끼는 경험 중 상당 부분은 AI가 만들어 낸 것이다.
스레드업은 중고 의류의 가격 책정, 개인화 서비스, 스타일링 제안에 AI를 활용한다. 사실 AI 없이는 사업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 스레드업은 매일 10만 개 이상의 고유 항목을 처리할 수 있고, 240만 개 항목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유통 센터가 처리할 수 있는 양도 550만 개에 이른다.
스레드업은 Vue.ai라는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AI 기술을 활용한다. 가격 책정의 경우 판매자가 의류를 등록하면 자동으로 태그를 적용해 분류하고, 마모나 색바램 등 의류의 상태를 정의한 사전 속성을 적용해 판매 가치를 평가한다. 보통 중고 거래 사이트는 제품의 가격을 판매자가 정하고 구매자가 흥정하는 식인데, 스레드업은 모든 것을 시스템이 처리한다.
개인화의 경우 AI를 통한 고객 성향 파악을 통해 최적의 제안을 한다. 스레드업을 상징하는 스타일링 제안인 박스 서비스도 AI를 활용한다. AI는 스레드업 스타일리스트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데, 계절 같은 변화를 고려한 추이 분석과 세분화된 고객들의 성향 등을 고려해 조언한다. 스타일리스트는 이를 참조해 10가지 추천 아이템을 박스에 담아 고객에게 제안한다.
최근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소매 분야 거대 기업들이 전 세계 주식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통적인 소매 산업 생태계가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의 도전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