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에서 가장 깃발을 날리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회사는 스타링크를 구축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다. 인터넷 서비스 속도 테스트 회사 우클라(Ookla)의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서비스가 가장 빠르다. 심지어 대다수 유럽 국가의 유선 광대역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보다도 더 앞선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패권 독점을 저지하려는 강력한 6곳 후발 주자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2030년 위성 인터넷의 시장 가치가 무려 185억9000만달러(약 24조2000억원)에 이르리라는 전망까지 나온 마당이다. 그런 만큼 스페이스X가 궤도의 유일한 패권자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만은 없을 것이다. 현재 2200개 이상의 인터넷 인공위성이 활동 중인 지구 궤도에서 스페이스X와 경합 중인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6개사의 경쟁, 협력관계, 서비스 능력 등을 살펴봤다. 스페이스뉴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을 참고했다.
英 원웹(One Web), 스페이스X와 우호적 경쟁 관계
영국의 원웹(One Web)과 미국 스페이스X는 현재 우호적인 라이벌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 우주국 로스코스모스는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자 영국에 기반을 둔 원웹 인공 위성들을 더 이상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주도 안된 지난 3월21일 스페이스X는 “원웹의 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상황은 계속 더 좋아지고 있다. 지난 달, 두 회사는 미연방통신위원회(FCC)에 주파수 협정에 협력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또한 양측은 FCC에 서로에 대해 제기된 모든 과거 분쟁을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웹은 러시아가 자국 인공위성 발사를 거부에 따라 미국 스페이스X의 로켓은 물론 인도 로켓도 사용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4분기 중 인도 GSLV 마크3와 스페이스X의 팰콘9을 사용해 광대역 인터넷 통신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원웹은 현재 428기의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고 있으며, 모두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려 보내진 것이다.
원웹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고 현재로선 총 648기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테스트에서 원웹은 다운로드 속도 165Mbps(1Mbps=초당 100만비트 전송 속도), 업로드 속도 30Mbps, 지연 시간 45ms(1밀리초=1000분의 1초)를 기록했다.
美 비아샛(Via Sat)과 스페이스X, 궤도 문제로 ‘불편’
비아샛과 스페이스X의 관계는 조금 덜 우호적이다. 정확히는 분쟁 관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이는 부분적으로 비아샛의 위성이 스페이스X보다 더 높은 궤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올초 비아샛은 FCC에 제출된 문서에서 자사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지구 저궤도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군이 혼잡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아샛은 “스타링크 위성이 너무 많으면 우주에서의 재앙적 충돌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쓰고 있다.
이는 FCC가 스페이스X가 제출한 “3만기의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리겠다”는 계획을 검토 중인 가운데 나왔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수는 약 5000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합리적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두 회사의 갈등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비아샛은 약 59만 명의 미국 가입자에게 소비자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했고 스페이스X는 5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비아샛은 현재 비아샛-1, 와일드 블루1, 아니크-F2(Anik-F2), 비아샛-2 등 4기의 대형 위성들을 운용하고 있다.
비아샛의 인터넷 위성들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보다 훨씬 크고 비싸지만 12Mbps에서 100Mbps의 낮은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한다. 내년에 발사될 예정인 차기 위성 비아샛-3는 최대 1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하게 된다.
中 지스페이스(Geespace)
스페이스X 스타링크의 가용성 지도는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없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인터넷 접속은 국영 사업자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회사들이 14억 중국민에게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것을 할 수 있는 한 회사는 지스페이스(Geespace)다. 지난달 2일 중국 장정 2C 로켓이 중국의 거대 자동차 회사인 지리(Geely)의 자회사인 이 회사를 위해 9기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발사했다.
현재 지스페이스는 240기의 위성들로 이뤄진 위성군을 만들 계획인데 이들은 주로 모기업인 지리차의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위한 데이터 전송에 사용된다. 지스페이스 모히사 지리홀링스는 이미 2020년 이 위성들이 (지리의)자율주행차량을 위한 위성 기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노력의 일환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토니왕 지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과학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지리의 미래 협업 파트너들은 지리 생태계와 지리 자동차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다른 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加 텔레샛(Telesat)
캐나다의 텔레샛은 현재 15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원웹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보다는 기업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회사는 1600기의 지구저궤도(LEO) 위성으로 구성될 라이트스피드(Lightspeed·광속)로 불리는 크고 새로운 인터넷 위성군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텔레샛은 “2023년 초 첫 라이트스피드 위성을 발사해 이 해에 고위도 지역에서 부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이어 2024년 글로벌 종합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웹사이트에서 “광섬유 통신망과 동등한 초당 기가비트(Gbps)" 속도와 저지연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美 아마존 카이퍼 프로젝트(Project Kuiper)
아마존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글로벌 차원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업적 발사체 조달”계약을 했다.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 아리안스페이스, 블루 오리진 등이 수행한 83기의 로켓 발사는 아마존의 3236개의 카이퍼 프로젝트 위성을 지구저궤도로 보내게 된다.
아마존은 “카이퍼 프로젝트를 구축하기 위해 10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사의 서비스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네트워킹 및 인프라 전문성은 물론 아마존의 글로벌 물류 및 운영 영향이 미치는 공간을 활용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마존은 회사는 올해 말 ABL 스페이스 시스템즈 RS-1 로켓에 카이퍼 프로젝트의 첫 두 시제품 위성인 카이퍼샛-1과 카이퍼샛-2를 실어 발사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지난 2020년 400Mbps의 속도를 보이는 고객용 소형 단말기를 공개했다.
한편 이 회사는 제프 베이조스 소유인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로켓을 포함한 아직 발사대를 떠나지 않은 로켓으로 다양한 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말한다.
뒤늦게 중요성 깨달은 유럽연합(EU)
지난 2월 유럽연합(EU)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및 다른 위성 인터넷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 60억유로(61억1000만달러·약 8조원)의 위성 인터넷 시스템 계획을 승인했다.
아이리쉬 타임즈에 따르면 이 계획은 초기에 EU가 새로운 시스템이 미래에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기에 앞서 두 차례나 거부된 바 있다.
EU는 민간기업인 에어버스, SES, 유텔샛(Eutelsat)에 이 프로젝트를 위한 기술적 연구를 의뢰했다. 이는 여전히 유럽 의회와 EU 회원국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만, 일단 그것이 실행되면 그것은 주요한 지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30년까지 위성 인터넷의 시장 가치가 185억9000만달러(약 24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스페이스X가 궤도의 유일한 주요 업체가 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글로벌 위성 인터넷 서비스 경쟁 양상을 보자면 자력 위성 발사 능력 확보가 얼마나 증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21일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자력으로 인터넷 위성이나 한국형 GPS위성 같은 실용 위성 발사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 여러 차례 신뢰성 검증 차원의 발사 과정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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