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반에서 기업들은 로보틱스 및 자동화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로봇 활용 영역은 기존 제조업에서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조사에 따르면, 물류 및 풀필먼트 산업에서 자동화에 투자하는 비용은 2027년까지 전체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설문조사 대상 산업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또한 자동화에 가장 큰 지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소매 및 소비재 산업(23%)이고, 식음료 산업(15%), 의료 산업(15%), 물류 및 풀필먼트 산업(12%), 자동차 분야(8%)가 그 뒤를 이었다.
Source: McKinsey Global Industrial Robotics Survey, August 2022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수요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제조업에서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센서, 커넥티드 시스템, AI 등의 기술 발전으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으며,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사람을 돕고 있다. 제품 분류, 조립, 가공, 부품 재활용과 같이 제조 밸류체인 전체에 걸쳐 로봇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애플은 재활용 및 재생 가능한 자재만으로 제품을 만들겠다는 궁극적인 목표 아래, 재활용 로봇들을 출시 및 활용하고 있다. 그 중, 2019년 출시된 데이지(Daisy)는 기존 파쇄기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정밀도로 연간 120만 개의 구형 아이폰을 개별 부품으로 분해하고, 코발트와 같은 중요 자원을 회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AI 기술이 탑재되어 23개의 아이폰을 구분하고 18초마다 하나씩 처리할 수 있으며, 점차 기능을 고도화해 제품 전반에 걸쳐 재활용 소재를 확대하고 있다.
또다른 재활용 로봇 데이브(Dave)는 특정 엔진에서 텅스텐, 구리, 금, 강철을 회수하고, 타즈(Taz) 로봇은 플라스틱에서 자석을 분리한다. 애플 워치 시리즈 7과 아이폰 13은 기기 전체에 99% 재활용 텅스텐을 활용했다.
Source: Apple
제조업에서 협동 로봇(Collaborative Robot, 코봇)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코봇은 좁은 공간에 설치가 가능하고 사람과 작업 공간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상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고 넓은 설치 면적이 필요한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에 따르면 코봇은 사람과 함께 일하며 전체 생산성을 85~100% 높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완전 자동화보다, 코봇과 사람이 협업할 때 생산성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MIT 연구진에 따르면, BMW 생산라인에서 외팔 로봇과 협업했을 때, 로봇이나 사람이 혼자 일할 때보다 생산성이 85% 높아졌다.
안전하게 일하면서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 로봇 도입 비용 절감과 같은 장점 덕분에 코봇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2023년 12억 달러 규모에서 2029년 68억 달러 규모(연평균 성장률 34.3%)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코봇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 유니버설 로봇은 글로벌 코봇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캐나다 스피커 제조 기업, 패러다임 일렉트릭(paradigm electronics)은 유니버설 로봇의 코봇을 활용해서 생산성 50%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스피커 마감 단계에서 불균일한 표면을 갈아내는 고도로 숙련된 작업이 필요한데, 능숙한 직원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코봇에게 해당 작업을 맡기고, 직원은 코봇의 작업을 감독하며 자동화 공정 후의 품질을 관리한다.
Source: paradigm electronics
물류 로봇은 전문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물류 로봇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면서 상품 피킹(Picking)부터 보관, 적재, 검수 및 포장, 배송, 재고관리까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 패턴과 취급 상품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주문 물량이 급증하면서 물류 작업이 복잡해지는 상황도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앞당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AI로 상품을 인식해 정확히 집어 나르는 ‘AI 피킹 로봇’, 고정된 경로에서 자동으로 제품을 운반하는 ‘무인운송차량(Automated Guided Vehicle, AGV)’, 센서로 주변을 감지해 자율적으로 이동 경로를 찾아 제품을 운반하는 ‘자율주행로봇(Autonomous Mobile Robot, AMR)’이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2년 6월, 아마존은 사람의 도움 없이 화물을 분류하고 운송하는 지능형 AMR, ‘프로테우스(Proteus)’를 개발했다. 프로테우스는 센서와 고정밀 라이더를 사용하여, 아마존의 물류운영의 중심인 고카트(Gocart)의 위치를 포착한다. 그리고 나서 2단계 감지 동작 프로세스를 통해 카트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서 카트를 들어올린 후, 창고를 지나 직원이나 다른 로봇 셀로 옮긴다.
2012년부터 아마존에서 활용되던 AGV ‘키바(Kiva)’가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작업 명령에 따라 화물을 옮겼던 것과는 달리, 프로테우스는 상황을 자율적으로 판단해 작업하고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외에도 아마존이 제작한 로봇은 2013년 1만 대에서 2023년 75만 대 이상 늘었고, 로보틱스 사업장의 사고율(작업자 부상 또는 질병)은 로봇을 사용하지 않는 사업장에 비해 15~18% 줄었다.
Source: 아마존 홈페이지
1가구 1로봇 시대를 앞두고, 서비스 로봇 시장은 빅테크 기업의 치열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센서를 활용해 물체를 집는 로봇 손가락이나 반려견의 감정을 분석하는 로봇 등 가사 서비스 중심의 기술 특허를 출원하며, 휴머노이드의 핵심 기술력을 쌓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 이내에 첫 로봇으로 시니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보행을 돕는 신체보조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코봇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LG전자의 서비스 로봇 ‘클로이’는 방역, 서빙, 조리, 커피 제조, 교육, 의료 등 상업용 분야에서 활약 중이며, 향후 가정 내 배송과 라스트마일 서비스로 확장될 전망이다.
가정 청소 노동을 대신해주는 청소로봇 시장은 개인 서비스 영역에서 65%를 차지할 만큼 수요가 많다. 특히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로봇청소기가 가정용 로봇 대중화의 시작점으로서, 필수 가전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전문기관 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2015년 8억 1000만 달러에서 2025년 49억 8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로봇청소기의 강자로 아마존에 인수된 아이로봇, 중국의 에코백스(ECOVACS)와 로보락(Roborock)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신흥 기업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추세다. 향후 기업들은 로봇청소기를 구성하는 라이다, 3D 센서 등의 부품과 바퀴, 필터와 같은 소모품과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신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023년에 업그레이드된 로보락의 로봇청소기는 진공, 물걸레 청소부터 자동 먼지통 비움, 물걸레 자동 세척, 건조 까지 청소의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청소기에 탑재된 3D 구조광과 적외선 이미징 센서는 밤낮 상관없이 장애물을 식별하여 피해갈 수 있다.
또 라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빠르게 집 구조를 스캔하고 세밀하게 매핑한 후, 최적의 청소 경로로 이동한다. 3D 매핑 속도는 최대 6배 빨라져서 20평대 기준 약 5분 내로 실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Source: 로보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