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638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304만 가구 중 27.7%를 차지하고 있다. 반려 인구로 따지면 1500만명이 넘는다. 즉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멍 집사, 냥 집사인 셈이다. 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방식은 과거와 다르다. 반려동물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IT 기기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기업들도 저마다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단순히 펫테크 제품과 서비스만이 아닌 펫 택시, 유치원, 장례서비스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 회동에서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언급하며 반려동물 관리 체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2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는 동물을 물건이 아닌 그 자체로 인식하고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공포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4월 발표한 ‘2020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638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304만 가구 중 27.7%를 차지하고 있다. 반려 인구로 따지면 1500만명이 넘는다. 즉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멍 집사, 냥 집사인 셈이다.
‘집사’는 반려동물을 시중들듯이 살뜰히 돌보며 기르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의 특징은 반려동물을 자식 버금가는 정성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반려동물 전용 옷부터 미용, 헬스케어, 장난감 등 펫케어 분야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IT 기술일 접목된 반려동물 서비스 및 제품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펫테크다.
요즘은 고양이, 개는 물론 심지어 고슴도치, 뱀 등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를 키우는 집도 적지 않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증가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짐에 따라 반려동물 인구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방식은 과거와 다르다. 마당 한 켠에 묶어 놓고 기르던 옛 방식을 ‘학대’로 인식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자식, 형제와 같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2년전 갓 태어난 수컷 고양이 두 마리를 분양 받은 이정수(서울·42) 씨는 “지친 몸으로 퇴근해 집으로 돌아오면 1호, 2호(고양이 이름)가 반갑게 뛰어와 맞아줘 행복감을 느낀다”며 “두 마리 모두 애교가 많아서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는 것 만으로도 하루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질 정도로 엄청난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이 씨가 2년 동안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며 투자한 금액은 적지 않다. 대형 캣타워와 스크래처, 스텝계단은 거실 한 쪽 공간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거실 전체에는 매트가 깔려 있다. 뛰어다니는 고양이들의 관절보호용이기도 하고 층간 소음 걱정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기 등의 전자제품들은 고양이들이 놀라지 않게 가급적 소음이 적은 것들로 구매하고 있다. 고양이 전용 정수기는 물론 먼지와 습도에 민감한 고양이를 위해 공기청정기와 건조기는 필수라고 한다. 그 외에도 이씨는 매달 사료, 간식과 대소변을 처리해 주는 모래 구입비로 10만원 정도 지출한다. 그렇게 2년간 반려동물을 위해 투자한 돈은 대략 600만원 정도지만 이 씨는 “반려동물로 얻은 기쁨을 생각하면 절대 아깝지 않다”며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남편도 이제는 집에 오면 고양이 먼저 찾을 정도로 자식같이 여기고 있다”고 했다.
이 씨와 같은 경우는 드문 사례가 아니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위해 보호자가 구입하는 제품들은 다양하다. 기본 아이템인 자동급식기와 자동급수기는 펫테크 시장의 39.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모니터링을 위한 홈 CCTV와 카메라가 30.3%, 반려동물 전용 장난감이 26.1%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듯 반려동물을 돌보기 위해 펫테크 기기를 이용하는 가구는 전체 반려동물 가구의 64.1%를 차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IT 기기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기업들도 저마다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CES 2021’에서 선보인 AI로봇 청소기 ‘제트봇 AI+’는 관찰 카메라를 통해 보호자가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의 모습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AI 기반의 펫케어 기능으로 반려동물이 놀라거나 다치지 않도록 작동한다.
KT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이용 가능한 펫 맞춤형 TV 서비스 ‘왈하우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반려동물을 24시간 케어 할 수 있는 U+ 스마트홈 펫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기반의 수의용 영상진단 보조솔루션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및 강소기업들의 아이디어 제품도 인기다. 너울정보에서 개발한 펫펄스는 목걸이 형태로 반려동물에게 착용 시키는 AI 음성 분석 기기다. 반려동물의 음성과 활동데이터를 분석해 행복, 슬픔, 불안, 분노, 안정 등 다섯 가지 감정을 해석해 보호자가 알 수 있게 한다.
올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경영연구소는 향후에도 연간 10%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단순히 펫테크 제품과 서비스만이 아닌 펫 택시, 유치원, 장례서비스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며 정부를 비롯한 각 기관에서도 이에 맞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들은 펫 생활미용사, 반려동물 수제음식지도사, 반려견 손뜨개용품 제작 과정 등의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보다 전문적인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도 반려동물과, 반려동물보건관리과, 동물바이오헬스학과 등 반려동물의 간호, 미용, 식음료, 헬스케어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 개설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역시 ‘동물보건사’ 제도를 도입, 내년 2월 ‘제1회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를 와 동물 간호, 진료 보조 등을 하는 반려동물 간호사인 셈이다.
한편 반려동물 역시 가족이니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는 것이 반려인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그 비용은 만만치 않다. 기본적인 예방 접종 등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심각한 질환이 생겨 CT 촬영을 하거나 수술까지 해야 할 때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러한 수요에 반응해 반려동물 헬스케어는 테크와 연계되어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수요를 포착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이달 서울 은평점에 반려동물 전문 매장 ‘콜리올리(Colioli)’ 1호점을 오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콜리올리’란 브로콜리처럼 복슬복슬한 강아지 ‘콜리’와 올리브처럼 동글동글한 고양이 ‘올리’가 만나 반려동물의 행복한 라이프를 꿈꾼다는 의미다.
롯데마트 측은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되는 반려동물들을 위해 균형 잡힌 식단과 먹는 즐거움을 주는 펫푸드, 가정 내에서도 자연 본능을 충족할 수 있는 놀이, 휴식용품 등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존에 운영해왔던 ‘펫 가든’이 반려동물 식품 및 용품 중심이었다면 이번 ’콜리올리’는 병원, 미용실 등 반려동물 케어 및 관리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건강 특화존 구성 및 펫 전용 가전, 가구 등 다양한 ‘펫팸족’들의 취향 및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5월 반려동물 전문기업 스파크펫과 손잡고 반려동물 사업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펫클라우드(Pet Cloud)' 협약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대표사인 스파크펫을 비롯해 펫보험, 펫푸드, 뷰티, 유통, 데이터클라우드, 의료·연구 등 6개분야의 10여개 파트너사가 참여했다.
‘라이프플러스 댕댕이 안심보험’을 출시하기도 한 한화손해보험은 협약체를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 미용 행동 소비 등의 데이터를 활용,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도움이 될 다양한 상품과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며 시장규모도 성장하고 있다”며 “아직은 저조한 펫보험의 일반화를 위해 스파크펫과 같은 반려동물 전문 기업과 협업을 통해 반려동물 인프라와 문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이 아프기 전에 미리 건강관리를 해 주는 솔루션도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스타트업 ‘핏펫’에서 개발한 반려동물 간이 건강 점검 키트 ‘어헤드’, 반려동물 신원확인 솔루션인 ‘디텍트’ 대표적이다. 어헤드는 반려동물의 소변만으로 이상 징후를 체크할 수 있으며, 디텍트는 반려동물의 비문(지문과 같은 고유의 코 무늬)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해당 반려동물의 신원을 등록, 확인 할 수 있다. 핏펫은 최근 반려동물 구강 검사 키트 ‘어헤드 덴탈’까지 출시하며 제품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또 알파도는 AI 홈 헬스케어 모니터링을 통한 반려동물 건강 관리 솔루션 ‘알파도펫 플러스’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AI와 누적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동물 정기분석보고서와 헬스케어 가이드북을 제공하며 월 1회 수의사 무료 컨설팅과 건강 체크, 신체검사와 혈액검사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알파도는 반려동물 평균 수명 20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펫테크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200억 달러(약 23조 4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도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제품은 물론 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시장이 형성되는 추세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다면 펫테크는 우리나라 기업에게 또 다른 블루오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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