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를 암석으로 만들어 영구 저장한다. 처리된 이산화탄소는 심지어 건축자재용 등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전세계가 탄소 저감에 안간힘쓰고 있는 가운데 한 스위스 업체가 이달초 아이슬란드에 그야말로 ‘획기적인’ 이산화탄소 포집·처리 장치를 설치해 가동에 들어가 주목을 끈다.
우리나라 전역의 화석연료 발전소, 그리고 제철소 등이 주목해야 할 기술이 아닌가 싶다.
화제의 주인공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클라임웍스(Climeworks)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아이슬란드 헬리스헤이디(Hellisheiði) 지열 발전소 Power Station)에서 이 획기적 장치 가동에 들어갔다.
오르카(Orca)로 불리는 이 설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직접적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장치다. 이 장치는 필터를 사용해 주변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추출하고 영구히 제거한다.
오르카는 대기 중의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년 4000입방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이는 약 790대의 자동차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 (물론 이는 국제 에너지 기구(IEA)가 집계한 지난해 총 347억 톤에 이른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하며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이런 능력을 갖는 ‘직접 공기 포집기(Direct Air Capture DAC)’란 장치의 가격은 1500만 달러(약 176억원)다.
오르카는 팬을 사용해 주변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금속 ‘공기 집진기’ 더미와 이렇게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추출하는 화학 필터로 구성돼 있다. 이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저장돼 대기에 도달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줄인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가스는 깊은 지하에 영구적으로 저장될 수도 있고, 연료, 화학 물질, 건축 자재 및 기타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
클라임웍스, 직접적 공기포집산업의 이정표 세우다
얀 비르츠바허 클라임웍스 공동설립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오르카는 직접적 공기 포집 산업의 이정표로서 클라임웍스의 미래 확장을 위한 확장 가능하고 유연하며 반복 가능한 청사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넷제로(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포집량이 같아져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 달성까지 갈 길이 멀지만 우리는 오르카와 함께 그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
비르츠바허는 블룸버그 통신에 “오르카 건설에 건설, 부지 개발, 저장 등 1000만~1500만 달러(약 117억~176억원)가 들었다. 오르카 건설에 든 톤당 비용은 아마도 우리가 대규모로 더 빨리 나아가 궁극적으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배우게 될 것보다 덜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라임웍스는 지난 2017년 모국 스위스의 대표적 연구 대학인 취리히공대(ETH 취리히) 연구실이 개발한 작동하는 시제품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상업용 DAC 공장을 의뢰했다.
아이슬란드는 이전에도 이러한 기술을 사용했다. 그러나 헬리스헤이디에 있는 오르카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DAC 기기 중 가장 크다.
클라임웍스에 따르면 이 설비는 아이슬란드의 풍경에서 ‘자연과 기술의 연결’을 구현하기 위해 삭막하게 디자인됐다고 한다.
오르카, CO2 포집후 몇 년 지나면 돌 된다···어떤 기술?
지난해 5월 착공해 약 1년 4개월 만에 지어진 오르카는 총 8개의 작고 강한 컨테이너 크기의 대형 포집기로 구성돼 있다. 두 층으로 쌓여진 각 스택은 길이가 6m 이상이다.
이 포집장치는 팬을 사용해 공기를 흡입하는 식으로 이산화탄소를 모은다. 포집기 내부에는 이산화탄소를 거르는 화학 필터 물질이 있고 이산화탄소만 포집한 후 여과된 공기를 다른 쪽으로 흐르게 한다.
이 필터가 이산화탄소로 꽉차게 되면 포집기가 닫혀 더 이상 공기가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이어 헬리스헤이디 지열 발전소의 전력이 포집기의 내부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가열한다. 이렇게 해서 필터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와 농축된 형태로 추출된다. 또 다른 회사인 카빅스(Carbfix)는 이산화탄소를 물과 섞고 땅속 깊은 곳에서 펌프질한다.
클라임웍스는 “이 이산화탄소는 자연 광물화를 통해 현무암과 반응해 몇 년 안에 돌로 변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서 제거되고 지구로 영구적이고 안전하게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클라임웍스, 이상기후 따른 이산화탄소 문제 영구해결
클라임웍스는 이 기술을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그리고 훨씬 더 큰 규모로 쉽게 복제제작해 이산화탄소 포집 양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유엔 기후위원회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공기 중에서 피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영구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유엔 기후 위원회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유례없는 빙하의 해빙을 야기했고 통제 불능에 가깝게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엔 기후과학위원회 보고서의 주요 연구 결과
유엔 기후과학위원회 보고서의 주요 연구 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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