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의 대기 질 기술 전문 기업인 아이큐에어(IQAir)가 2020년 전 세계 대기 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우리의 행동 방식 변화가 대기 오염에 끼치는 영향이다.
2020년 한 해 전 세계는 대기 질 개선을 경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큐에어가 모니터링 중인 전 세계 국가 중 84%의 대기 질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아이큐에어는 어떤 사업을 하길래 이런 보고서를 발표할까?
공기 청정기에 관심이 많다면 이 회사를 바로 알아봤을 것이다. 아이큐에어 공기 청정기는 최고로 손꼽히는 인기 상품이다.
그렇다고 아이큐에어를 한국이나 중국의 공기청정기 제조 브랜드 같은 회사로 보면 오산이다. 아이큐에어는 공기 질 정보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8만 개가 넘는 모니터링 센서를 이용해 대기 질을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 시각화한다. 그리고 온라인 공기 질 정보 플랫폼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데이터만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다. 대기 질 앱, 대기 질 모니터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대시보드, API 등을 제공한다. 언뜻 보면 갓 창업한 환경 테크 스타트업처럼 보인다. 1963년 설립한 유서 깊은 회사라고 보기에 너무 생각이 젊고 진취적이며, 디지털 기술을 너무 능숙하게 활용한다.
아이큐에어가 전 세계 실시간 공기 질 수집과 분석 플랫폼과 함께 실내외 공기 질 관련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습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좋은 본보기다.
아이큐에어의 시작은 제품을 파는 것이었다. 하지만 창업 70주년을 앞둔 아이큐에어의 2021년 현재는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전 인류의 권리를 지키는 브랜드다. 제품이 아니라 가치를 전하는 기업 이미지를 쌓는 데 있어 아이큐에어는 디지털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한다.
아이큐에어는 글로벌 공기 질과 같은 거시적인 측면뿐 아니라 가정, 사무실, 학교, 병원, 박물관, 교통 수단 등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의 공기 질 측정과 개선에도 디지털을 활용하고 있다.
가령 아이큐에어가 제공하는 에이비주얼 프로(AirVisual Pro)를 사용하면 실내, 실외 공 기질을 한눈에 보여준다.
이 데이터를 보는 게 일반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중심의 사고를 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작은 노력이 하나하나 쌓이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과 혁신이 일어난다.
아이큐에어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구 공기 질을 측정하겠다고 했을 때, 가정과 실외 공기 질 모두를 측정해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이를 반대하지 않고 밀어준 경영진의 결단. 이런 의지와 실행이 곧 클라우드, 인공 지능, 빅 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