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뉴 버전 ‘섹시한 페르소나’는 마음에 드나요?

[AI요약] 스칼렛 요한슨이 디지털 동반자의 목소리를 맡은 영화 이 실제로 구현됐다. 오픈AI는 섹시한 여성 목소리의 인공지능 대규모 언어모델 ‘GPT-4o’를 새롭게 공개했다. 기업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대로 챗GPT는 미래를 건설하고 있는 것일까.

오픈AI가 영화 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목소리에 유사한 새로운 대규모 언어모델 ‘GPT-4o’를 공개했다. (사진=오픈AI)

당신은 챗GPT의 새로운 ‘섹시한 페르소나’가 마음에 드는가.

오픈AI(OpenAI)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공개한 새로운 인공지능 대규모 언어모델 ‘GPT-4o’에 대해 가디언, 블룸버그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PT-4o는 불과 1년 전에 출시된 기업의 이전 GPT-4 모델의 업데이트 버전이다. 이 모델은 무료로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즉, 누구나 챗GPT를 통해 오픈AI의 가장 진보된 기술에 액세스할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이 최근 공개한 GPT-4o 시연을 기반으로 보면, GPT-4o는 챗GPT를 실시간 음성 대화에 참여할수 있는 디지털 개인비서로 효과적으로 전환한다. 또한 텍스트와 ‘비전’을 사용해 상호 작용을 하며, 사용자가 업로드한 스크린샷, 사진, 문서 또는 차트를 보고 이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

오픈AI의 이번 새로운 GPT-4o 출시는 기업이 AI 업계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구글과 메타를 포함한 경쟁사들은 챗봇을 지원하고 AI 기술을 다양한 다른 제품에 적용하는데 사용 가능한, 점점 더 강력해지는 대규모 언어모델을 구축중이다.

미리 무라티 오픈AI 최고 기술 책임자는 “GPT-4o는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실제로 큰 진전을 이룬 최초의 버전”이라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쉬워질 것”이라고 기업 라이브 데모 행사를 통해 밝혔다.

업데이트된 챗GPT 버전는 이제 메모리 기능도 추가돼 사용자와의 이전 대화에서 학습하고 실시간 번역을 수행할수도 있다.

충분히 발전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수 없다. 이제 GPT-4o는 사용자에게 조언을 줄수 있고 주변환경을 설명해주며, 농담을 주고받고, 심지어 농담을 평가하는 등 인간과 대화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수 있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GPT-4o를 공개한 월요일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영화에서 나오는 AI처럼 느껴진다”며 “인간 수준의 응답시간과 표현력을 갖추게 된 것은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알트만이 ‘영화 속의 AI’라고 언급한 것은 스칼렛 요한슨이 인공지능 목소리를 연기한 2013년 영화 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기업의 시연에서 공개된 GPT-4o의 목소리는 요한슨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트만은 오픈AI 이벤트가 끝난후 ‘her’이라는 한 단어로 게시글을 올렸다.

챗봇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챗봇이 이상하게 들떠 있고 요염하게 느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는데 있다. 오픈AI의 새로운 챗봇은 ‘아재개그’를 연습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부 데모 비디오에서 남성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인터뷰 준비를 돕는 등 많은 데모 비디오에서는 매혹적인 여성의 목소리로 등장한다.

AR·VR 분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닉 생 피에르는 “이게 얼마나 유혹적인지 짜증나는 사람은 나뿐인가요?”라는 게시글을 X에 올렸다.

GPT-4o의 ‘경박함’은 새로운 AI 모델 출시에 대한 남성적 시각의 기사로 가려져 있지만, ‘챗GPT를 섹시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에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Making ChatGPT ‘Sexy’ Might Not End Well for Humans)는 제목의 블룸버그 기사 등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시각들도 존재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유혹적이고 재미있으며 궁극적으로 마음에 드는 인공 음성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눈 후 실제 생활에서 남성과 여성의 매우 다른 역동성을 접하게 된 후, 사용자의 사회적, 심리적 결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픈AI의 새로운 음성비서가 선별된 성별규범에 대한 신호를 대규모를 보낸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GPT-4o에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며 복종적인 젊은 여성처럼 들리는 능력을 부여한 결과에 대한 가설을 세울 필요도 없다. 이에 대한 데이터가 이미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애플의 시리(Siri)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와 같은 여성 목소리의 음성비서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눠왔다.

예를 들어, 2018년 사피아 우모자 노블 USC 사회학 교수는 “음성비서의 목소리 성별이 우리가 그들과 대화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놀면서 노출되는 ‘시리야, ~을 찾아줘’와 같은 대화는, 실제 생활에서 여성이 요구에 응답하는 역할에 대해 학습하는 강력한 사회화 도구가 된다.

매우 영향력 있는 2019년 유네스코 보고서는 노블 교수의 경고를 뒷받침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음성 어시스턴트의 음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이 친절하고 유순하며 기꺼이 도와주려한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사용자가 아무리 투명스러운 음성으로 명령을 해도 음성비서는 이에 무조건적으로 응답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애플의 시리의 경우 “성별 구분 없는 로봇이 아니라 장난스럽고 순종으로 사용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봉사하기를 좋아하는 건방진 젊은 여성으로 데뷔시켰다”고 비판했다.

스칼렛 요한슨이 매혹적인 목소리의 음성비서를 연기한 영화 속의 한 장면. (이미지=워너브러더스)

2019년 유네스코 보고서에는 행동 촉구가 포함된다. 사니예 굴세르 코라트 유네스코 성평등 담당이사는 “세계는 AI 기술이 어떻게, 언제, 성별이 지정되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누가 성별을 지정하는지에 대해 훨씬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개된 챗GPT의 새롭고 개선된 ‘섹시버전’ 챗봇은 오픈AI의 어느누구도 AI 기술의 젠더화와 그에 따른 결과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는 남성이 지배하는 기업에서 몇달 동안 이사회에 여성이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일수 있다. 오픈AI는 3월에 부랴부랴 세 명의 여성 이사를 임명하며 논란에 대응한바 있다.

또는 기업에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같은 이사가 존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경제학자이자 전 하버드 회장인 서머스는 2005년에 남성이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여성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는 결국 사과를 했지만, 그가 말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챗GPT가 얼마나 혁신적인지,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온갖 긍정적, 또는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기술 분야의 여성혐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픈AI가 미래를 건설하고 있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있기는 하지만, ‘섹시한’ 챗GPT가 발전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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