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자동차에 걸맞는 8가지 혁명적 타이어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71년 7월 31일 아폴로 15호 우주비행사 데이비스 스콧과 짐 어윈이 약간 독특한 동반자인 월면차(lunar roving vehicle)와 함께 달에 착륙했다. 이들은 달에서 운전한 최초의 사람들로 기록됐다.

▲1971년 아폴로15호에 실려 최초로 달에 간 월면차 바퀴(타이어)는 고무가 아닌 금속재로 만들어졌다. 데이비드 스콧이 착륙선 근처에서 월면차를 운전하고 있다. (사진=NASA)

월면차에 사용된 타이어는 고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월면차의 바퀴는 아연 코팅된 피아노선으로 짜여진 그물망으로 된 것이었다. 그 위에 셰브론 패턴의 티타늄 트레드가 고정됐다. 이 패턴은 월면차 바퀴가 부드러운 달 토양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막았다. 달의 토양은 예상보다 단단했고 바퀴는 달 표면에 약 1.25cm 깊이의 흔적을 남겼다. 미국 타이어 제조사 굿이어가 지구 밖에서 획기적 차량용 타이어 개발 및 적용 이력을 추가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참고로, 미국인 찰스 굿이어는 고무 경화법을 만들어 낸 선구자로서 1844년 더운 날씨에도 고무가 녹아내리지 않고 단단하게 유지시키는 방법으로 특허를 받았지만 아직 자동차 등장 이전이었다. 가솔린 자동차는 1885년이 되어서야 벤츠에 의해 발명됐다. 굿이어타이어는 굿이어 사망 40년 후 경화 고무 개발의 선구자인 그의 이름을 따 설립됐다.

▲아폴로15호에 처음 사용된 월면차 바퀴의 셰브론 트레드의 모습. (사진=미항공우주박물관)

이제 지구상에서도 예전 같으면 꿈으로만 여겨지던 혁명적 자율주행차가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1970년대에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미 NBC TV 드라마 ‘전격Z대작전(Knight Rioder)’에 나오는 인공지능 차인 ‘키트’ 수준에는 못미치긴 한다.) 자동차 개발자들에 질세라 타이어 개발자들도 기능과 역할을 확대한 혁신적 타이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공기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펑크가 나지 않는 타이어, 기후 변화에 따른 도로 상태 변화에 맞춰 모양을 바꿀 수 있는 타이어 등이 그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혁신적인 미래 지향형 타이어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등장한 혁신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자동차 타이어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무엇이 각각의 타이어를 독특하게 만드는지, 각각의 뒤에 숨겨진 기술과 공학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다.

자율주행차 혁명 시대에 걸맞은 8가지 타이어를 소개한다. 타이어 대기업들과 우주기관까지 참여하고 있는 혁신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타이어 모델은 모든 운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제 필요에 따라 시제품이 시장에 나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1887년 아일랜드의 존 던롭으로부터 시작된 혁신적 공기압 타이어 발명조차 사소하게 만드는 미래지향형 자동차 타이어 시제품(컨셉 포함) 8가지를 소개한다.

1. 운전하면서 차를 충전하는 타이어

▲운전하면서 차를 충전하는 타이어. (사진=굿이어)


지난 2015년 타이어업계 거인 굿이어는 자신들의 ‘BH03’ 컨셉을 공개했고 이는 자동차 세계를 열광에 빠뜨렸다.

굿이어는 발표문에서 “이 타이어는 정상적인 주행 조건에서 차가 굴러가면서 신축성을 보일 때 발생하는 열 에너지를 포착하고 변환하는 타이어 속 물질의 작용으로 전기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타이어는 분명히 전기차를 겨냥한 것으로서 발전 능력과 회전 저항을 증가시키고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개념은 많은 광고 후 지금까지 아무런 업데이트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전기차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이와 유사한 아이디어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 영화에서 본 듯한 ‘트랜스포밍 타이어’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한 변형 로봇 개념의 변형 타이어가 개발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조규진 서울대학교 교수팀과 함께 개발한 트랜스포밍(변형) 타이어. (사진=사이언스로보틱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올초 1톤 급 차량에 거뜬히 적용할 수 있는 가변형 타이어를 개발했다. 조규진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과 공동 연구 결과물인 ‘트랜스포밍 타이어(TRANSFORMING TIRE)’는 국제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를 통해 소개했다.

트랜스포밍 타이어는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특별한 종이접기 원리에 기반한 형상 가변 구조 설계 기술을 접목해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노면 상태에 반응해 바퀴형태를 변형하는 혁신을 제시했다.

이 타이어는 하나이 타이어로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즉, 포장도로에서는 작은 바퀴 형태로 변형돼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을 지원한다. 험한 비포장 도로에서는 돌기가 있는 큰 지름의 바퀴 형태로 변형돼 높은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 타이어는 1톤 이상의 하중에서도 견디도록 타이어 지름을 450mm에서 800mm까지 변형시킬 수 있다. 이같은 특징은 배달용 로봇과 우주 탐사 차량 등 예측 불가능하고 높은 기동성이 필요한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 바이오재료로 3D프린팅한 공기없는 초연결 타이어 컨셉

▲ 바이오재료로 3D프린팅한 공기없는 초연결 타이어 컨셉. (사진=미쉐린)

미쉐린의 비전(Vision) 타이어 컨셉 모델은 타이어의 혁신을 말해 주는 많은 기술 발전이 포함돼 있다. ‘트윌’로 불리는 이 정교한 타이어는 바이오 재료를 3D프린터로 인쇄한 타이어다.

자연 산호의 세포 구조를 모방해 터지지 않을 뿐 아니라 사용자와의 의사소통이 가능케 할 정도로 똑똑하며 충전까지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쉐린은 “이제 여러분이 여행할 때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상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로 상태와 나쁜 날씨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바퀴는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양의 재료를 사용해 운전 조건에 즉시 적응한다. 자원, 시간 또는 비용을 낭비하지 않고 마음대로 수정 및 채워질 수 있으며 향후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디딤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4. 공기를 맑게 해주는 이끼 낀 타이어

▲공기를 맑게 해 주는 이끼 낀 타이어. (사진=굿이어)


사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굿이어는 지난 2018년 공개한 자신들의 최신 신개념 타이어인 ‘옥시진(Oxygene)’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기 위해 광합성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크리스 딜레이니 굿이어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사장은 “이런 방식으로 더 깨끗한 공기 발생에 기여함으로써, 타이어는 도시 거주자들의 삶의 질과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초-친환경 타이어의 바퀴 측면부 안쪽에는 살아있는 이끼가 자라고 있다. 이 타이어는 이산화탄소 흡수, 산소 발생은 물론 도로의 수분을 흡수하고 광합성에서 발생하는 힘을 사용해 인공지능(AI) 전자제품에 동력을 공급하게 될 것이다.

5. 인공지능 혁신을 반영한 구형 타이어의 경이

▲AI 혁신을 반영한 공모양의 미래지향형 타이어. 차량 앞뒤에 공모양의 바퀴가 한 개씩 달린다. (사진=굿이어)

굿이어 연구 개발 팀이 지난 2017년 제네바에서 소개한 ‘이글 360 어반(Eagle 360 Urban)’은 인공지능(AI)에 의해 구동되는 최초의 (구형)타이어가 될 것이며 실제 ‘두뇌’가 주어진다.

굿이어는 “정말로 독특한 구형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이 놀라운 혁신은 ‘감지하고, 결정하고, 변형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첨단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6. 우주 식민지화를 위해 만들어진 타이어

▲NASA가 개발한 이 초탄력 타이어는 화성의 암석 지형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사진=NASA)

미항공우주국(NASA)가 개발한 이 초 탄력 타이어는 화성의 암석 지형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무엇보다도 우주탐사용으로 설계된 이 튼튼한 타이어들은 지구상에서 공기압 타이어를 대체할 수 있는 실용적 대안이 되기도 한다.

나사는 “기존의 일반적 탄성 소재 대신 형상기업 합금을 높은 변형률을 겪을 수 있는 하중에 버티는 부품으로 사용함으로써 영구적으로 손상없이 과도한 변형을 견디는 타이어를 만들어 낸다. 형상 기억 합금을 방사상 보강 요소로 사용해 타이어의 하중 운반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7. 기상조건에 자율 적응하는 타이어

▲기상조건에 맞춰 자율적으로 크기가 바뀌는 기후 적응형 타이어.(사진=컨티넨탈)


이 타이어 모델은 다른 모델들만큼 외부에 드러나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타이어가 모든 날씨 상황의 도로 조건에서 주행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타이어 회사인 컨티넨탈은 2017년에 콘티어댑트(ContiAdapt) 모델 계획을 발표했는데 다양한 도로 조건에 맞춰 타이어 공기압을 조정해 주는 바퀴용 마이크로 압축기를 장착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발표문에서 “4가지 다른 조합을 통해 습하고, 울퉁불퉁하고, 미끄럽고, 정상적인 조건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8. 미쉐린, 최초로 공기주입않고 펑크안나는 타이어 공개

▲미쉐린이 지난달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기주입이 필요없고 펑크도 나지 않는 타이어를 공개했다. (사진=미쉐린)

매년 전세계에서 30억 개 이상의 타이어가 생산된다. 이들은 수명을 넘긴 후 대개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다. 이들을 소각할 때엔 불이 붙고 유독 가스를 대기로 방출할 위험이 있다. 미쉐린은 자연 물질을 소재로 하면서 바퀴 마모와 펑크가 나지 않는 타이어를 만들었다.

미쉐린은 10년 이상의 작업 끝에 공기를 주입할 필요가 없는 펑크나지 않는 타이어를 개발했다. 업티스(UPTIS)로 불리는 고유한 펑크 방지 타이어시스템(Unique Punchureproof TIre System)이다. 컨셉 노트에 따르면 업티스는 알루미늄 휠을 결합하고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으로 된 유연한 하중 지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쉐린은 최근 이를 전기차에 장착해 일반인 대상 시승식까지 가졌다. 이어 이 타이어를 2024년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미쉐린 그룹의 기술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시릴 로제는 “그것은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이었고, 우리의 가장 큰 만족은 시연회가 끝날 때였다. 처음에는 약간 조심스러웠던 우리의 승객들이 그들이 기존 타이어와 비교해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을 때였다”고 말했다.

이 타이어 제작 초기 단계에는 재활용 플라스틱 폐기물도 포함되며, 시간이 지나면 타이어 부품의 100%를 유기물 소재 또는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교체하게 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이 작업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티저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 타이어 컨셉들은 시작에 불과하다. 타이어 회사들, 우주 기업과 기관들, 군사 조직의 연구원들은 끊임없이 이 고전적 자동차 부품 업그레이드 방법을 찾고 있다. 여전히 혁신은 진행중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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