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금 한창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애플카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애플은 어쩌면 조만간 의료와 침대산업을 확바꿔 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애플이 원하는 시각에 깨워주는 기능 및 취침자 긴장 완화 기능을 하는 침대 매트리스용 햅틱(촉각) 피드백 기기를 연구 중인 것으로 최근 발표된 특허에서 드러났다. 침대관련 특허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애플은 이미 지난 2017년 수면 추적 장치 회사인 자회사 베딧을 인수했고, 2020년에는 애플워치 플랫폼에 수면 추적 기능을 도입했다. (베딧은 2019년 6월 사용자들이 자신의 수면을 모니터링해 보고 제품 동반 수면 앱에 대한 결과를 제시해 애플과 공유토록 하는 자원자용 베타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미 특허청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애플의 ‘침대 매트리스 위에 촉각 출력을 내기 위한 작동 세포를 가진 공압식 햅틱 장치(Pneumatic Haptic Device Having Actuation Cells for Producing a Haptic Output over a Bed Mattress)’라는 제목의 특허 출원이 관심을 끈다. 애플은 이 제어장치가 “매트리스에 촉각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수면 관련 시스템”이라고 요약한다.
침대안 촉각장치···촉각으로 취침자가 자극 느끼고 깬다
이른 바 ‘침대 안 촉각 장치(in-bed haptic device)’는 촉각을 느끼고 지각 가능한 자극을 생성하기 위해 팽창하거나 수축할 수 있는 작동 셀로 구성된다. 공기, 가스, 액체, 또는 이들의 조합을 포함하는 일종의 ‘유체’를 도입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다. 애플은 “침대 내 촉각 장치는 사용자가 촉각을 감지하는 침대 위 외부 표면을 따라 촉각 출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미리 결정된 순서에 따라 모양을 확장, 축소 또는 변경하도록 구성해 촉각 출력을 제공할 수 있다. 애플은 침대 내 촉각 장치가 충분히 얇거나 유연해 사용자가 이를 매트리스와 매트리스 사이에 놓을 때 안락한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이 시스템의 용도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긴장을 완화하거나 사용자를 이동하거나, 깨우거나, 침대 내 촉각 장치나 다른 전자 장치 등에서 출력, 경고 또는 알림을 표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센서 제품들로 이뤄진 장치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침대에 있는지, 그리고 사용자가 등을 대고 있는지, 측면으로 있는지, 또는 엎드려 자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 센서 제품군에 마이크가 포함된 경우 시스템에서 코골이를 감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촉각 장치에는 힘 감지 기계, 생체 센서, 광센서, 기타 센서 등을 포함하는 입력 시스템과 결합되거나 포함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촉각시스템을 실용적으로 적용, 침대에서 자는 사용자를 깨우기 위해 부드럽고 소음이 없는 알람 시계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코골이 감지 시스템과 결합해 사용자가 자면서 코를 골 경우 자동으로 촉각 피드백을 제공해 부드럽게 깨울 수도 있다.
물론 애플이 당장 이 촉각 침대 특허 고안을 상품화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예사로이 보이지는 않는다.
애플, 이미 여러개의 수면 관련 센서 특허 출원
그렇다. 미특허청이 앞서 지난달 11일에 발표한 특허출원 공표 내용에서도 애플의 눈에 띄지 않는 수면 추적 시스템 특허 출원 내용이 들어있다.
애플의 잇단 수면 관련 특허 출원이 단순한 고안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지난달 공표된 특허출원 핵심 내용은 수면추적을 방해하지 않는 슬림한 침대용 센서다.
출원서를 보면 이 센서는 매트리스 위에 센서를 올려놓고 수면을 감시하는 기존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취침자에게 불편함을 덜 주고 더 많은 데이터를 얻는 방법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이불이나 매트를 얇게 하기 위한 ‘단일 층에 여러 개의 인접 기판을 갖는 계층 센서’ ▲잠자는 중에 생체신호들을 모니터링하는 ‘온 베드 피에조 센서’가 있다.
이 두 가지 특허 출원 내용은 이전 연구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 두 센서를 함께 살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단일 층에 여러 개의 인접 기판을 갖는 계층 센서는?
우선 새로운 두 특허 출원 중 하나는 ‘단일 층에 여러 개의 측면 인접 기판을 갖는 계층 센서(Layered Sensor Having Multiple Laterally Adjacent Substrates in a Single Layer)다.
기기의 부피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많은 센서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여러 개의 측면 인접 기판을 단일 층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기기를 하나의 얇은 층으로 만들지만 여러 개의 센서가 효과적으로 결합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단단하고 두꺼운 장치로 인한 사용자 불편함을 없애고 장치를 계속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고안에는 “다중 기판을 계층 센서의 단일 층에 결합하면 여러 재료 및(또는) 감지 메커니즘을 단일 층으로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애플은 이 센서에 대해 “수면 데이터를 탐지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는 사용자 수면 중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자 몸체 아래에 배치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감지할 수 없거나 거의 감지할 수 없도록 가능한 한 얇고 유연한 장치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이 장치는 현재 애플이 판매하는 ‘베딧 슬립 모니터(Beddit Sleep Monitor)(또는 ’센서 스트립)‘과 유사하다. 이 센서는 대략 침대 위 취침자의 가슴이 있는 곳에 놓이도록 돼 있다.
침대안 차별화 피에조 센서 특허출원 내용은?
다른 하나는 ‘온베드 차별화 피에조 센서(On-Bed Differential Piezoelectric Sensor)’다.
이 고안은 앞서의 베딧 슬립 모니터 스타일 장치와 비슷하며 사용자가 취침할 때도 건강 모니터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애플은 “침대 위 차별화 압전 센서(on-bed differential piezoelectric sensor)를 이용해 감지된 진동이나 소리에는 심장 진동이나 소리, 폐 진동이나 소리, 코 진동이나 소리, 소화 진동이나 소리 등 사용자가 내는 생물학적 진동이나 소리를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출원서에서 “스마트폰이나 전자 시계와 같은 장치에는 다양한 건강 센서가 포함되지만 야간에는 사용자가 스마트폰과 전자 시계를 하나 이상의 충전기에 배치(또는 연결)할 수 있다”며 “따라서 사용자의 야간 건강은 모니터링되지 않을 수도 있고 사용자의 주간 건강보다 낮은 수준으로 모니터링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이 장치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애플의 스마트 이불과 스마트매트리스 출원내용
마지막으로 하나 더 소개한다.
지난해 4월 미특허청이 발표한 내용 가운데 애플의 스마트 이불 및 스마트 매트리스와 관련된 특허출원 내용이 있다.
애플이 ‘활력징후 감시 시스템(Vital Signs Monitoring System)’이란 이름으로 출원한 스마트 이불에 대한 특허(미국 특허 번호 20200107785)다.
이 특허 출원서 상의 설명은 “전통적으로 사람의 수면이나 활력징후를 감시하는 것은 비싸고 부피가 큰 장비를 필요로 했다”며 “그런 장치를 착용하는 것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모니터링하려는 수면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고 돼 있다.
출원서에 따르면 “제어판에는 터치 패널 및(또는) 디스플레이가 포함될 수 있으며 사용자 및(또는) 컴퓨터와 인터페이스하도록 구성할 수 있다...그것은 심박수, 심박수 변동성, 호흡수, 호흡수 변동성, 사용자의 움직임 및 사용자 온도를 표시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매트리스는 담요 아래에서 전기요 역할을 할 수 있고 온도 자체를 직접 바꿀 수 있다. 애플은 이를 ‘적극적 난방, 또는 냉방’이라고 하는데 일반 전기담요보다 지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두사람 이상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출원서에는 “예를 들어, 난방 및(또는) 냉방은 열적 쾌적성의 차이를 수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자, 이제 다시 돌아와 보자. 비록 이 특허출원 내용들이 곧바로 상품화되지는 않는다하더라도 이 고안들이 언제가 상품화되지 않으리라 단언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애플은 언젠가 침대 회사들을 위협할지 모른다. 특허는 이미 그것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