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를 지배하는 자, 리빙을 지배한다!

결국 침대 시장을 장악하는 자가, 리빙 이커머스를 장악할 겁니다.

아래 글은 2022년 04월 0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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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침대 시장이 시끄러운 것인가


지난 3월 22일 현대백화점이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를 무려 7,747억 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누스는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1위 기업으로,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해 매출도 1조 1,238억 원에 달하는데, 이중 50% 이상이 매트리스 매출이라고 합니다.

근데 사실 굳이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가 아니더라도, 요즘 침대 시장의 경쟁 열기는 매우 뜨거운데요. 우선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 모두 작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치열하게 경쟁 중입니다. 특히 시몬스는 침대 없는 광고와 매장으로 연일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기도 하고요. 여기에 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이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 '포시즌'으로 도전장을 던진 데다가, 렌털 서비스를 앞세운 코웨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불구덩이에 현대백화점마저 참전을 선언한 겁니다.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의 1위 경쟁부터, 막강한 다크호스들까지 침대 시장이 뜨겁습니다 (출처: 시몬스)

이렇게 침대 시장으로 모두 모이고 있는 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수면시장의 규모는 2011년 4,8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원까지 성장했고요. 특히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이중 절반인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데다가, 올해도 1조 8천억 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규모도 크고 성장성도 좋은 만큼 노리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커머스에 잘 어울립니다


더욱이 매트리스라는 품목 자체가 이커머스 시장에 너무 적합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오늘의집이 발표한 '오늘의집 가구 판매 트렌드'에 따르면, 작년 판매량 기준 1위 품목은 침대였다고 하는데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숙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가, 지누스 등이 선보인 압축 포장 형태의 배송이 일반화되면서, 매트리스의 온라인 구매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매트리스를 집으로 배송받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출처: 지누스)

그간 가구는 리빙 카테고리 내에서도 온라인 침투율이 비교적 낮은 제품군이었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규격이었습니다. 직접 실물을 보지 않고는 아무래도 구매하기에 리스크가 컸습니다. 하지만 매트리스는 사이즈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의 침대 프레임에 맞춰서 주문하면 되기에, 오히려 의류보다도 편합니다.

또한 기능성 고관여 제품이라는 점도 온라인에 적합합니다. 일반적인 리빙 제품들은 디자인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물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침대, 특히 매트리스는 온전히 기능이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후기가 존재하는 온라인 쇼핑이 적합합니다. 아직은 매장에서 가서 누워보고 사는 분들이 더 많지만, 사실 한두 번 체험해본다고 제품 비교를 명확하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펙이 명확한 가전제품의 온라인 침투율이 높은 것처럼, 매트리스는 앞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큽니다.

케어를 통해 리텐션 유도가 가능합니다


특히 리빙 플랫폼과 브랜드가 매트리스를 꽉 잡고 싶어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한번 구매시키면 케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락인 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매트리스의 경우 단순 렌털, 판매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타사에서 구입한 제품까지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할 정도입니다.

리빙 카테고리를 취급하는 버티컬 커머스의 최대 고민은 구매 주기가 길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로열티 고객을 잔존시키기 어렵고요. 따라서 플랫폼 경쟁력이 다른 카테고리 커머스에 비해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매트리스는 온라인 구매를 유도하기 쉬운 것은 물론, 케어라는 고리로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도 침대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이고요. 침대를 지배하는 곳이, 결국 리빙 카테고리 전체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커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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