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과 블록체인 사업 진출… 심상치 않은데?

[AI 요약] 그룹의 10년을 책임 질 신사업으로 블록체인을 지목한 카카오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19%를 통해 3154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다. 지난 6월 보험업 예비인가를 승인 받은 카카오손해보험까지 내년에 출범하면 카카오는 은행과 증권, 보험, 간편결제를 비롯해 투자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분야까지 아우르는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이러한 카카오의 공격적인 행보에 기존 금융사들은 기존 금융권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카카오가 최근 기존 금융지주를 넘어서는 공격적인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은 이를 두고 "기존 금융권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룹의 10년을 책임 질 신사업으로 ‘블록체인’을 낙점한 카카오가 최근 코인 거래량이 급증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3154억원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거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에 이어 카카오페이의 상장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금융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포함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며 특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가상자산,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보험… 막강한 금융 포트폴리오 갖춰

올해 상반기 코인 열풍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업비트의 수수료 수익도 증가한 것은 당연하다. 업계에서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추정 매출액을 6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4배를 상회한다.

카카오가 3154억원의 수익을 거둔 비결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연결기준 3154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다. 지분법이익은 회계항목에서 관계사가 보유한 지분율 만큼 순이익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년 동기 46억원의 6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1126억원에 달하는 법인세 손실을 두나무에서 거둔 지분법이익으로 만회, 역대 최고이 상반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카카오가 올해 달성한 순이익은 555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5배 증가한 수치다. 이중 카카오가 두나무에서 거둔 지분법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57%에 달한다.

카카오의 금융 사업은 최근 IPO를 진행한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와 증권, 보험에 이어 가상자산 거래 분야까지 포함한다. (사진=카카오)

두나무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의 계열사를 살펴보면 이달 초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시총 10위에 등극하며 금융 대장주로 불리는 KB금융지주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조만간 코스피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월 보험업 예비인가를 승인 받은 카카오손해보험까지 내년에 출범하면 카카오는 은행과 증권, 보험, 간편결제를 비롯해 투자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분야까지 아우르는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이러한 카카오의 금융 포트폴리오는 기존 금융지주를 능가하는 모양새다. 이는 카카오가 적용받는 ‘인터넷전문은행법’에서 비금융 기업인 카카오가 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해 가능했다. 이제까지는 ‘금융감독법’에 따라 통상적으로 비금융 기업은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삼성과 현대차 등도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러한 카카오의 공격적인 행보에 기존 금융사들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부여된 특혜로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있다”며 “자칫 기존 금융권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 사업 공략에도 나서… 최종 목표는?

카카오는 최근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krust)'를 설립하며 향후 그룹의 10년을 주도할 신사업인 '블록체인' 분야의 확장을 본격화 했다. ‘크러스트’의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맡았다.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며 본격화된 블록체인 사업은 최근 크러스트와 클레이튼 재단이 설립되며 김범수 의장이 구상하는 1단계가 완성된 셈이다.

싱가포르는 이어지고 있는 영국의 브랙시트, 중국의 홍콩 영향력 확대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의 자금이 몰리며 글로벌 금융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크러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카카오의 해외 블록체인 사업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 사업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활용한 서비스를 발굴·육성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0일 카카오가 크러스트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에 설립한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튼 플랫폼과 카카오 가상화페 클레이 생태계, 거버넌스 정책을 총괄한다.

카카오는 클레이튼 플랫폼을 통해 클레이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X)

이어 블록체인 분야에서 카카오가 가장 먼저 설립한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회사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며 블록체인 지갑, NFT,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등 플랫폼과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것으로 역할이 정해졌다.

이제까지 이어지는 카카오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국내에서는 공격적인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미래 금융 산업과 가장 관련도가 높은 블록체인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금융과 블록체인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을 때, 카카오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카카오를 선두로 한 빅테크 기업이 약진하며 기존 재벌 중심의 기업 구조가 바뀌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 등 다른 사업 분야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계한 카카오가 시장 장악 이후 진행할 다음 스텝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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