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카카오가 최근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krust)'를 설립하며 향후 그룹의 10년을 주도할 신사업인 '블록체인' 분야의 확장을 본격화 했다. ‘크러스트’의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맡았다.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며 본격화된 블록체인 사업은 최근 크러스트와 클레이튼 재단이 설립되며 김범수 의장이 구상하는 1단계가 완성된 셈이다.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연이어 추진하며 시총 기준 국내 3위 그룹 등극이 점쳐지고 있는 카카오가 최근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Krust)’를 설립하며 향후 그룹의 10년을 주도할 신사업인 ‘블록체인’ 분야의 확장을 본격화 했다.
‘크러스트’의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맡았으며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와 신정환 전 카카오 총괄부사장도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이어지고 있는 영국의 브랙시트, 중국의 홍콩 영향력 확대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의 자금이 몰리며 글로벌 금융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범수 의장이 꿈꾸는 제 2의 카카오는 ‘블록체인 에코시스템’
카카오의 블록체인 사업은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다양한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며 빠르게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주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낙찰 받은 것도 그라운드X였다. 이 사업에는 협력사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컨센시스, 삼성SDS 자회사인 에스코어, 온더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크러스트와 클레이튼 재단이 설립되며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구상하는 블록체인 분야의 사업 재편 1단계가 완성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0년 카카오톡으로 시작해 카카오 에코시스템을 구축한 김범수 의장이 ‘제 2의 카카오’를 만들 신사업으로 블록체인을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가 국내 서비스인 카카오톡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과 비교할 때 이번 블록체인 사업은 국내와 해외 사업을 동시 추진하며 시작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했음을 엿볼 수 있다.
크러스트, 클레이튼 재단, 그라운드X 각각의 역할은?
크러스트는 카카오의 해외 블록체인 사업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 사업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활용한 서비스를 발굴·육성하는 것이다.
크러스트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선 사업은 먼저 3억 달러(약 3천 500억원) 규모의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를 꼽을 수 있다. 이는 클레이튼 생태계를 세계적인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 이어 크러스트는 클레이튼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공 인프라·서비스를 지원하는 ‘클레이튼 개선 준비금(KIR)’도 마련했다.
앞서 지난 10일 카카오가 크러스트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에 설립한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튼 플랫폼과 카카오 가상화페 클레이 생태계, 거버넌스 정책을 총괄한다. 이는 그간 카카오가 최초로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맡아오던 역할로 알려졌다. 또한 크러스트가 주도하는 클레이튼 플랫폼은 32곳의 기업이 기술 및 사업 등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협의체 ‘거버넌스 카운슬’을 통해 운영된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회사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며 블록체인 지갑, NFT,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등 플랫폼과 서비스 사업을 총괄한다. 이제까지 담당했던 클레이튼 플랫폼의 도구 개발과 운영 역시 지속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종합해보면 크러스트가 카카오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각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클레이튼 재단은 생태계와 거버넌스 구축,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기술을 담당하는 셈이다.
한재선 대표가 이끄는 그라운드X는 2019년 자체 개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정식 출시했으며 지난해에는 웹브라이저용 디지털 자산 지갑 카이카스와 카카오톡 기반 지갑 클립,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카스(KAS)를 연이어 선보였다. 올해 7월에는 NFT(대체불가능토큰) 플랫폼 ‘클립 드롭스’ 시범 버전을 출시 하기도 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소식은 그라운드X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2위 업체와 가격 점수에서 1.8점 이상, 기술 점수에서 0.8점 차를 기록해 가격 점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사업 예산은 49억 6000만원 이내로 그라운드X의 구체적인 낙찰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된 과업은 1단계로 분산원장 기반의 CBDC 모의 실험 환경 조성과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기능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 검증에 이어 2단계로 CBDC를 활용한 확장 기능 및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 검토 등이 이뤄진다.
현재는 모의실험 단계이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한국은행의 CBDC가 공식화될 경우 그라운드X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튼 플랫폼은 이더리움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분산어플리케이션 디앱을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라운드X는 2019년부터 클레이튼 메인넷 사이프러스를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했으며 그해 9월부터는 카카오 블록체인 시스템의 기축통화인 클레이튼 토큰 ‘클레이(KLAY)’를 발행,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 상장했다.
이후 클레이는 지난해 3월 일본 거래소 리퀴드, 5월에는 국내 거래소 지닥과 코인원에 이어 올해 5월 국내 거래소 빗썸, 6월 세계 1위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에 연이어 상장됐다. 클레이의 시총은 지난 3월 한때 100억 달러(약 113조원)을 기록, 세계 랭킹 13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올해 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클레이튼의 플랫폼 역할에 집중할 계획을 밝히며 그 세부 실행 계획으로 노드를 운영하는 커버넌스 카운슬 참여 기업을 늘리는 것(현재 32곳)과 클레이튼 기반 커뮤니티 확대, 디파이 서비스 출시 지원 등을 꼽았다. 이어 한 대표는 소유증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NFT 활용 범위 확장 계획도 밝혔다.
그라운드X는 지난해 9월 엠게임의 ‘프린세스 메이커’ 지적재산권(IP)를 이용해 만든 게임 엔딩 NFT와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드래곤’ ‘클레이튼나이츠’ 등의 게임 아이템에 NFT를 적용해 클립에 저장하는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게임 외 분야에서는 지난해 8월 현대카드의 카드 발급 및 결제 이력을 증명하는 NFT를 발했했으며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엔젤리그와 비상장 주식 소유권을 증명하는 ‘투자조합 가입 증명서’를 NFT로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그라운드X가 지난해 출시한 ‘클립 파트너스’는 기업이 직접 원하는 용도의 NFT를 클레이튼 기반으로 제작, 발행, 관리할 수 있게 하는 툴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이제까지 증권관리 플랫폼 쿼타북, NGO 굿네이버스를 비롯 총 40여 기업이 56만개의 NFT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카카오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네이버 역시 일본 관계사 라인을 통해 독자적인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라인의 경우 이미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중에 있어 이제 막 크러스트를 통해 글로벌 사업 추진에 나서는 카카오에 비해 한발 빠른 상황이다.
다만 가상화폐로도 불리는 가산자산 분야에서는 카카오가 ‘클레이’로 선점하며 후발로 나온 네이버의 ‘링크’에 비해 앞선 모양새다. 앞서 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에서는 카카오가 라인을 제치고 승리하며 기선을 잡았다.
국내 시장을 넘어 블록체인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두 토종 빅테크 기업의 경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