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트렌드의 변화: O2O 가고 OMO 온다 (2편)

박상희 플래티어 마케팅실 책임

(1편부터 읽기)

O2O(Online to Offline), 한계를 드러내다

그러나, O2O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이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제공했지만 또 다른 ‘선택’과 ‘고민’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만약,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실재감’을 통해 얻길 원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야 한다. O2O 서비스의 ‘연결’은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실재감’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현장에서 모바일로 다양한 상품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지만, 결국 상품에 대해 직접 체험하고 알고자 한다면 물리적인 시간을 투입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반면에 온라인의 경우, 고객은 온라인에서 다양한 상품 정보를 습득 후 구매를 결정한다. 그리고 O2O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픽업 받거나 당일 배송을 통해 물건을 전달받을 수 있지만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후속처리(반품, 수선 등)와 관련한 서비스는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즉, O2O의 이러한 한계점은 판매 촉진의 편의성에 집중되어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 즉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파악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는 다양하고 구매 행동 패턴 또한 불규칙하다. 이전에는 온라인에서 50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과 신중한 고민 및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영양제’, ‘의약품’ 등은 온라인 마켓 수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다양한 정보 및 경험 공유를 통해 고관여 제품을 좀 더 손쉽게 구입하고자 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해 아마존은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은 의약품은 물론 의사의 허가가 필요한 약물 역시 구매가 가능한 ‘아마존 약국’까지 출시했다. 반면에, 저관여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해 물리적 시간을 줄이고 즉각적인 구매를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가령 ‘마스크팩’은 H&B 스토어를 이용하고, ‘식품’, ‘잡화’ 등은 편의점과 마트를 통해 빠르게 구매한다.

아마존 온라인 약국(좌) / 미국의 원달러샵 ‘달러 제너럴’(우)

커머스 사업자 입장에서도 O2O의 한계점이 존재했다. 커머스 사업자 역시 O2O 서비스 운영 측면에서 한계점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 없이 이루어지는 고객의 복잡한 구매 행동 패턴을 이해하기 위한 ‘고객 행동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다. 이에 최근까지 커머스 업계는 O2O의 확장된 서비스 전략인 옴니채널(Omni Channel)에 주목했다. 옴니채널은 다양한 디바이스, 플랫폼 및 채널을 사용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판매를 증대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옴니채널 역시 O2O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의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행동 데이터보다 고객의 구매 행동 패턴이 디지털화되는 온라인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어 통합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현재 커머스 시장은 실시간으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고 더 불규칙해진 구매 패턴을 빨리 파악하고,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사 서비스(상품,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온·오프라인 통합 데이터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는 고객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향할 때 어떤 연결점이 있고 각 구매 행동에 있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파악해야만 좀 더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 및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OMO 서비스가 O2O를 보완한 서비스 전략으로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시장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O2O, 옴니채널, OMO 서비스 비교

연결에서 통합, OMO(Online Merge with Offline)로의 전환

OMO는 2017년 중국의 4차 산업 시장 규모가 커지고, 모바일 결제 금액은 미국의 50배를 압도하는 시점에 등장했다. 초기 OMO는 중국 마켓 시장 외에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화두가 되면서 국내 대형 리테일 기업들을 중심으로 OMO를 고객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마케팅 및 세일즈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어 본격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OMO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는 것이 ‘라이브 커머스’다.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성장한 ‘라이브 커머스’는 다양한 상품군을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생생한 구매 경험 제공하고 바로 결제 가능한 서비스다. 오프라인 매장처럼 고객은 실시간으로 판매자를 통해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사용담이나 체험 후기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어떤 색상이 더 인기가 많을지,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을지 등 구매 결정에 대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온라인처럼 후기가 쌓일 동안 고객이 구매를 보류하거나 고민할 가능성이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라이브 커머스’ 장점으로 인해 이커머스는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까지 다양한 커머스 산업 군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실시간으로 선보이고 있다. 판매 상품도 먹거리와 옷은 물론 가전, 자동차 오피스텔까지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 쇼핑 라이브 방송 화면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고 기존 서비스를 강화한 OMO 서비스 사례도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12월 기존 픽업 서비스를 강화한 ‘익스프레쓱’을 런칭했다. ‘익스프레쓱’은 SSG닷컴에서 구매한 후 백화점에서 찾는 매장 픽업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서비스이다. 익스프레쓱은 픽업 전용 공간에서 한 번에 다양한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원하는 상품만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공간 내에 피팅룸이 마련되어 있어 직접 입어보고 수선과 교환까지 현장에서 일괄적으로 신청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구매 시에만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을 온라인 구매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한 것이다.

일본 시세이도의 경우, 최근 단순 상품 판매 외에 고객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한 CRM 기능을 하는 ‘와타시 플러스’를 런칭했다. 이를 통해 시세이도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일률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개개인의 구매 패턴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AR 메이크업 기능을 사용해 백화점에서 전문 상담을 받는 것과 같은 뷰티 상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OMO(Online Merge with Offline) 서비스 전략의 3가지 기본 요건은?

그렇다면 OMO 서비스로의 확장 및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들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요건은 ‘온·오프라인 통합 데이터 활용’이다. OMO의 서비스 확장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고객의 구매 행동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 각 온·오프라인 채널을 독립적이거나 서로 대체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쇼핑 여정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로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온·오프라인 통합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고객의 복잡한 구매 여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 고객에 대한 개인화된 콘텐츠 및 메시지를 전달해 고객과 충성도 있는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전략 및 솔루션이 필요하다.

두 번째 요건은 ‘통합된 고객 경험 제공’이다. 고객이 어느 채널로 유입되든 동일한 가격과 품질의 상품이 구비되어야 함은 물론,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각 고객에게 맞는 개인화된 고객 경험 및 체험 역시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만약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각기 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경우, 기업은 세일즈 활동에 있어서는 판매 성과를 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 메시지, 서비스 경험 가치는 실패하거나 신뢰 하락으로 기존 고객과의 유대 관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요건은 ‘OMO 서비스 기술 기반 구축’이다. 고객에게 OMO 서비스 및 고객 경험은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서비스든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좋은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치 기반, 비콘, QR 코드, NFC 등의 다양한 인식 기술은 물론, 고객이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실재감을 느낄 수 있는 홀로그램, 가상·증강현실(AR/VR), 이케아의 ‘디지털 쇼룸’과 같은 디지털 체험 기술들도 필요하다.

또한, AI 기술을 함께 적용해 각 고객에 필요한 개인화된 정보·콘텐츠 및 통합된 OMO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경험을 최적화하고 향상시킬 수 있으며,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이어갈 수 있다.

OMO 서비스로의 확장 및 변화 대응하려면,
1. 온·오프라인 통합 데이터 활용
2. 통합된 고객 경험 제공
3. OMO 서비스 기술기반 구축

IT 산업의 발전과 코로나19는 커 머스 시장에 많은 변혁을 낳았다. 그리고 대형 유통·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이라는 OMO 서비스 확장이라는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OMO라는 새로운 서비스 시장에서의 선두주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으로써 커머스 시장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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