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UP) 2022’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관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컴업 행사는 ‘WE MOVE THE WORLD(세상을 움직이는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컴업을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민간주도형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베트남, 영국 등 19개국에서 외국인 250여명이 참여했으며 스타트업 밸리, 컴업스타즈, 오픈이노베이션, 부대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또한 별도로 마련된 부스에는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참가해 자사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자신들의 창업 아이템을 홍보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만나봤다.
미디어 컨텐츠 최적화 기계 번역 기술 자랑한 XL8(엑스엘에이트)
시중에 외국어 번역 엔진은 많다. 또한 그 번역 정확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구어체가 많은 미디어 콘텐츠의 경우 한층 높은 난이도로 자연스러운 번역이 쉽지 않다. 이에 엑스엘에이트는 다수의 구어체를 포함하고 있는 콘텐츠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개발했다. 자막 및 더빙의 현지화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한 것이다.
특히 엑스엘에이트는 전문가가 편집한 결과물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한다. 해당 데이터는 웹에서 크롤링(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 방법)할 수 있는 데이터와 다르게 문장에서 맥락을 읽을 수 있도록 엔진을 학습시키는 심층적인 대화를 포함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현장에서 만난 임세아 엑스엘에이트 매니저는 “콘텐츠 소비자의 몰입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번역 엔진에 문맥 인식 기술을 적용했다”며 “속어 및 다의어, 구어 등을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파악해 번역한다”고 설명했다.
엑스엘에이트는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 특화 번역기술을 바탕으로 스트리밍 플랫폼은 물론 문화 콘텐츠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임 매니저는 “글로벌 번역회사 아이유노 SDI (IYUNO-SDI)와 파트너십을 맺고 넷플릭스와 HBO, 디즈니 플러스 등에 자막을 공급하고 있다”며 “한류 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하는 가운데 팬미팅, 인터뷰 등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서비스 또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버링 “분리수거 하기 귀찮은 분들 있으신가요?”
배달 음식을 먹고 나서 치우기가 귀찮았던 적이 있는가? 플라스틱을 세척하고 쓰레기를 분류하는 과정은 적잖은 시간이 소비된다. 특히 모든 집안일을 혼자 하는 1인 가구에겐 더욱 버거운 일이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비대면 소비의 증가로 쓰레기 총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커버링은 쓰레기 수거 서비스 ‘리클’을 출시했다.
현장에서 직접 제품 소개를 맡던 강성진 커버링 CEO는 “리클은 번거로운 분리수거 과정을 대신 해주는 서비스”라며 “시간이 없는 1인 가구나 분리수거 일자가 정해져 있지만 사정상 정해진 날에 분리수거를 할 수 없는 분들을 타겟으로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CEO는 “배달음식이나 쓰레기가 대량으로 나오는 오피스와는 비투비(B2B) 계약을 따로 진행하고 있으며 강남구, 성동구, 광진구 등 서울 일부 구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추후 서비스를 서울 전체 지역 및 경기도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에요. 또 경기도에는 대규모 선별장을 만들고, 앞으로는 일반 쓰레기뿐만 아니라 대형 폐기물, 중고 물품 등의 처분을 쉽게 도와주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에요."
리클 서비스 이용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단 리클 서비스 전용 박스인 ‘리클박스’에 쓰레기를 일반, 음식물, 재활용 구분없이 담는다. 그 다음 모바일을 통해 쓰레기 수거 신청을 하면 끝이다. 플라스틱, 비닐, 음식물이 혼합된 배달 음식이나 냉장 식품 등도 상관없다. 별도의 세척, 분류과정 또한 필요치 않다.
서비스를 통해 수거된 쓰레기는 리클이 직접 운영하는 선별장으로 옮겨진다. 선별장에선 캔, 플라스틱, 패트 등 종류별 분류는 물론이며 이물질이 묻은 쓰레기는 세척작업을 진행한다. 리클은 현재 광진구에 30평 규모의 선별장을 운영하고 있다.
공동 창작으로 돈 버는 플랫폼, 스토리네이션
최근 웹 소설 및 여러 분야의 콘텐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유명 작가 영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 사업은 작가 한명의 창작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작가가 연재를 중단하거나 2차 창작에 동의하지 않을 시 사업 진행이 불가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콘텐츠 사업은 높은 리스크와 낮은 확장성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문방구는 공동 창작 플랫폼 ‘스토리네이션’을 출시해 이번 행사에 선보였다. 여러 유저가 같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분배 받는다. 또한 간단한 설정으로 세계관을 오픈하고 다른 유저들의 도움을 받아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동시에 연재되므로 무한한 콘텐츠 확장성과 장르 다양성을 보인다.
스토리네이션은 구독자 참여형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 콘텐츠 재활용 측면도 신경 썼다. 저작권이 종료된 콘텐츠는 팬과 독자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이미 한번 유통되어 더 이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콘텐츠도 팬들에 의해 재탄생 하는 것이다.
또한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앱 내 인공지능 보조 시스템을 통해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간단한 문장을 입력하면 창의적이고 신선한 문장으로 바꿔 제시해준다. 제시된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올 때까지 바꿀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장호원 우주문방구 부대표는 “등장인물, 장소, 주요 사건과 같은 간단한 설정을 입력하면 누구든 앱 내에서 세계관을 오픈할 수 있다”며 “유저들이 함께 의견을 주고받으며 세계관에 살을 붙이고 콘텐츠를 확장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부대표는 “개별 작품에서의 수익 창출 시 작가6, 플랫폼3, 세계관참여자1의 비율로 이익이 분배된다. 세계관에 참여해 간단히 설정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콘텐츠 제작 참여와 퀄리티 상승에 강한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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