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밥 먹으러도 밖에 나가질 않아요"
프리랜서 개발자 A씨의 생활 행동 반경은 30m를 넘지 않는다.
거리두기 2단계 중이라도 산책은 꾸준하게 했지만,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늘자, 포기했다.
(4월 12일 0시 전국 신규 확진자 560명)
그렇게 해도 생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있었던 것은 IT서비스 때문. A씨가 사용하는 IT 서비스는 15개가 넘는다.
분야도 다양하다.
재택근무 솔루션부터 온라인 회의, 음식주문 및 배달, e커머스, 운동 코칭 애플리케이션, 음악 감상, 영상, 명상 등 제각각이다.
게다가 배달, e커머스처럼 다수 기업이 경쟁하는 서비스 같은 겨우, 스마트폰 폴더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다.
국민 한 명이 사용하는 IT 서비스 수는 약 13개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IT 관련 서비스 활용은 업무에 국한됐지만, 이제 생활 전반에 어쩔 수 없이(?) 쓰게 됐다는 것.
각 기업의 프로모션 혜택도 상당하기 때문에 서비스 하나만 쓰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ETRI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일반인은 12.6개의 IT서비스를 활용했다.
20대는 13.1개, 30대는 13.2개이며, 50대는 11.6개를 이용 중이다.
서비스의 면면을 살펴보면, 20대는 재택활동, 홈 트레이닝, E-Book/ 웹툰, 30대는 게임, 유튜브 시청, 음식 주문/배달, 40대는 상거래, 50대가 방역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는 날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IT를 사용하면서 삶은 더 나아졌을까?
'그렇다'고 전한 긍정적인 답변이 높았다. 이유는 무엇보다 여가활동.
일반인의 65%가 IT 서비스 사용을 통해 여가를 그마나 즐기고 있었다.
외부 활동과 단체 모임이 금지된 상황에서, IT 서비스로도 '사는 즐거움'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봤다.
여가활동 이외에도 안전관리(61.9%), 생활관리(60.1%), 소통(58.6%), 정신건강(54.3%), 재택활동(53.5%) 등 사람을 만나야 가능한 활동을 IT 서비스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미 나빠진 몸 건강, 이제 나빠질 정신 건강
그러나 IT 서비스만으로는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신체건강은 더 악화됐다.
코로나 이후, 10명의 성인남녀 가운데 대략 4명 이상 체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다수의 일반인이 무력감(48.3%)과 우울감(45.9%)을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55.8%가 무력감을 경험해 남성보다 약 14.6% 높았다.
"공공 나서 새로운 IT서비스로 국민 정신 건강을 위로 필요해"
이러한 IT서비스 한계는 향후 여성뿐만이 아닌, 전 사회적인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 예상했던 코로나 감염 사태가 다시 심해지면서 사회적 피로감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에 업무 혹은 생활의 보완 수단으로 활용된 IT서비스를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IT를 업무 도구가 아닌, 건강 관리 도구로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것.
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정신건강 관리는 본인도 잘 하지 못하고, 코로나를 겪으며 더욱 소홀해졌다"며 우려했다.
이어 "비대면이 계속 이어진다고 예상된다면 미리 공공 차원에서 국민들의 정신 건강을 위로할 수 있는 IT 서비스를 활용해 제공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