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역설…비대면으로 포털 양사 ‘최대 실적’

국내 양대 포털업체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라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웹툰, 쇼핑 등 온라인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관련 사업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매출 감소를 경험하는 가운데 포털 양사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역설적인 모습이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8089억원, 영업이익 2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된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조6303억원·영업이익 1283억원) 대비 각각 11%, 77.7% 증가한 수치다.

하이투자증권는 네이버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1조8034억원, 2283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0.6%, 77.9% 상승한 수치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분기 브랜드스탁지수(BSTI)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네이버, 구글 등 언택트 대표 브랜드의 가치 순위가 급등했다.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검색엔진의 대표 주자인 네이버와 구글은 지난 1분기 5위와 12위에서 2분기에는 각각 두 계단씩 상승해 3위와 10위로 뛰어올랐다.

포털들 얼마나 성장했나?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수요 확대와 온라인 교육 서비스 분야의 클라우드 비대면 기술 지원 확대로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5%가량 증가하며 브랜드 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구글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 검색량 증가로 관련 광고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는 실적 상승에 힘입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에 오른 카카오는 코로나로 인해 이용 시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톡 비즈 부문 매출 상승 호재로 브랜드스탁지수가 919.6점을 기록해 1위인 삼성 갤럭시(929.4점)를 바짝 추격했다.

브랜드스탁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갤럭시 브랜드가 1위 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며 "앞으로 삼성 갤럭시와 카카오톡, 네이버 간 1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 본사 전경
네이버 본사 전경

특히 네이버의 경우 웹툰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네이버웹툰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라인 망가를 제외한 네이버웹툰 글로벌 매출은 지난달 전년 대비 약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성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콘텐츠 수요 증가가 배경이다. 또 남미, 프랑스 등 신규 진출 시장 매출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n번방 사건 이후 불법 유통 콘텐츠 단속이 강화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의 미국 매출액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3월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고,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며 “빠른 성장세와 흑자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네이버웹툰 평가 가치 상승과 함께 기업공개(IPO)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본사 전경
카카오 본사 전경

카카오는 2분기 매출 9134억원, 영업이익 9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7330억원·영업이익 405억원) 대비 각각 24.6%, 13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모빌리티와 금융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대리’의 안정적 매출 기반 위에 ‘카카오T블루’가 지역별로 확산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강력한 플랫폼인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급성장 중이다. 지난 분기에는 순이익 18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픽코마(웹툰)도 지속 성장 추세다. 1분기 매출은 카카오페이지의 29% 정도였으나, 매년 매출이 2배 성장하는 등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와 페이 실적은 현재는 적자이나 매출 고성장을 지속하며 매년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각사 모두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큰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 광고주 이탈이 4월을 저점으로 반등한데 이어 이커머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소혜 한화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활동 증가로 쇼핑 거래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네이버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와중에 카카오의 연간 1조원 클럽 입성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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