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초대형 건축박람회 ‘코리아빌드위크’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총 4일간 개최됐다. 행사는 건설·건축 기자재, 설계시공, 인테리어는 물론 건설기술 및 장비, 건축설비 등 각 산업별 수요자들의 니즈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전시를 비롯해 건축, 건설 분야의 정부 정책과 산업 최신 이슈를 반영한 주제별 기획관이 운영됐다.
이번 박람회는 메세이상이 추최하는 코리아빌드를 비롯해 ‘모듈러&프리캐스트콘크리트산업전’ ‘스마트건설안전산업전’ ‘건축소방방재산업전’ ‘건물유지관리산업전’ ‘클린에어엑스포’ ‘전기차충전인프라산업전’이 동시 개최돼 총 700개사, 2500부스 규모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주목 받은 것은 건축·건설 각 분야에 도입된 스마트 기술이다.
SaaS 기업이 설계·시공까지? 어반베이스의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
이번 코리아빌드위크에 참여한 기업 중 두각을 보인 스타트업 어반베이스는 아파트 도면을 3D화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시대를 앞서간 기술로 주목받았고, 이후 LG전자, 퍼시스그룹, 일룸, 까사미아, 롯데하이마트 등의 국내 대표 홈퍼니싱 회사에 B2B(기업 대상 비즈니스) SaaS 형태로 서비스를 공급하며 화제가 됐다.
최근 주목되는 사실은 이러한 어반베이스가 B2B를 넘어 B2C(개별 고객 대상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번 코리아빌드위크에서 어반베이스가 선보인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을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어반베이스가 새롭게 공개하는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은 고객이 선호하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서비스다. 시공 효율성을 위해 인테리어 표준화를 채택하고 있는 기존 업계와 달리 디자인은 물론 예산, 일정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은 크게 △스타일링 △부분 시공 △인테리어 세 가지로 구성된다.
스타일링은 시공 없이 가구나 소품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기획됐다. 독자적으로 구축한 70여 개의 국내외 프리미엄 가전가구 브랜드 라인업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제시한다. 부분 시공은 욕실, 주방 등 필요한 공간만 선별해 시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사 없이 일주일 내에 신속하게 공사를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테리어는 스타일 진단을 시작으로 모든 공간에 대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러한 어반베이스의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은 사실 초기 추구했던 B2C 모델을 다시금 본격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B2C모델은 단순한 3D도면 제공을 넘어 설계와 시공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경재 어반베이스 팀장은 “어반베이스의 서비스는 크게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로 나눌 수 있다”며 “특히 AR 서비스의 경우 B2C로 사업을 확장하며 여러 가구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어반베이스의 비즈니스는 커머스까지 확장하고 있다. 현재 자체 커머스 사이트에 입점한 브랜드는 67개에 달한다. 주목할 부분은 이 제품들은 3D형태로 구현돼, 역시 3D로 만들어진 고객의 집에 배치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어 김 팀장은 “제품의 질감이나 텍스처까지 모두 구현된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다”며 어반베이스의 기술을 설명했다.
“저희는 국내 아파트 도면의 97% 가량을 보유하고 있고, 이러한 2D도면을 3D로 전환하는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D도면만 있으면 단 2초만에 3D로 구현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죠. 나아가 각 키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머스를 비롯해 개인 고객 대상 3D 시뮬레이션 서비스는 물론 설계와 시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반베이스는 인테리어 설계와 시공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고객 요구가 빗발쳤고, 이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B2C 토탈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어반베이스는 동탄에 2644㎡(약 800평) 규모의 쇼룸을 선보이며 B2B와 B2C를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드론 가상화 기술로 디지털 트윈 구축, 시공·안전 관리 솔루션 선보이는 엔젤스윙
이번 박람회에서 코리아빌드와 함께 개최된 ‘스마트건설안전산업전’에서 안전관리 솔루션 부문으로 참가한 엔젤스윙이 선보인 ‘시공관리·안전관리 플랫폼’ 역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여기에 적용된 드론 가상화 기술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장비 안전 비뮬레이션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네팔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드론 매핑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인 엔젤스윙은 2018년 첫 제품을 상용화한 이래 단 4년만에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등을 비롯한 Top 3 건설사를 포함해 도급순위 20위권 건설사의 70%에서 도입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국내를 넘어 동남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 만난 성민재 엔젤스윙 매니저는 “드론을 활용해서 매핑, 이미지를 취득 후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거리 측정, 면적, 최정량 등 산출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다”며 엔젤스윙의 기술을 설명했다.
“엔젤스윙은 기술로 재난 지역을 돕는 드론 사업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입니다. 최근 건설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은 드론으로 다층 촬영된 현장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여기에 도면 등을 겹쳐 실제 도면대로 시공이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디와이스코프코리아, 4년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건축시설물 안전점검·진단 클라우드 서비스
디와이스코프코리아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모바일 기반 건축시설물 안전점검·진단 ERP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한 기업이다. 쉽게 말해 모바일로 건축시설물의 균열 사진을 찍고 이를 분석해 안전진단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장에서 만난 정용철 디와이스코프코리아 이사는 “경주와 포항의 지진 발생 이후 건축시설물 안전진단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면서 정확도 논란이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안전진단을 통해 현장에서 조사하는 시간은 물론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적잖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문제였다”고 강조하며 디와이스코프의 안전점검·진단 ERP 클라우드 서비스를 설명했다.
“건축시설물 안전진단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균열 및 외관 조사를 간소화하는 기술이 디와이스코프의 안전점검·진단 ERP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수 장비가 아닌 모바일을 이용해 누구나 균열 사진을 찍으면 균열 정도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죠. 4년의 연구개발 끝에 이번에 상용화해 공개하는 기술이기도 하죠.”
정 이사에 따르면 디와이스코프가 공개하는 기술은 크게 ‘균열 분석 플랫폼’ ‘안전점검 작업일지 플랫폼’ ‘균열 및 외관 조사 플랫폼’ ‘건축시설물 안전점검진단 플랫폼’으로 나뉜다.
각각이 일반 건설사, 안전진단 전문 기업, 균열 및 외관 조사 전문 기업, 건물 관리 전문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선보이는 플랫폼들이다. 정 이사는 “자체 개발 기술을 가지고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며 디와이스코프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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