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지난해를 기점으로 OTT 업계는 성장 정체기를 맞이하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이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쿠팡플레이의 약진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심상치 않은 이용자 확보 증가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넷플릭스에 이어 토종 OTT 1위 자리에 등극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관전 포인트는 웨이브의 토종 OTT 1위 탈환과 쿠팡플레이의 수성, 티빙의 도전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OTT 업계는 성장 정체기를 맞이하며 불가피한 구조조정 상황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전통적인 미디어 영역을 넘어설 정도의 기세를 보였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심각한 이용자 감소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OTT 1위로 지목되는 넷플릭스가 처한 처지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는 올해 1분기 20만명이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에는 4배가 넘는 97만명이 줄었다. 이는 그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던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경험하는 구독자 감소 상황이다. 이는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간 글로벌 OTT 공룡에 비해 늘 열세로 평가받던 국내 OTT 업계 역시 이용자 감소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국내 업체들에게는 생존 여부가 좌우되는 가혹한 시기가 찾아온 셈이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주목할 점은 쿠팡플레이의 약진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심상치 않은 이용자 확보 증가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넷플릭스에 이어 토종 OTT 1위 자리에 등극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절대 우위가 없는 급변 상황 속에서 OTT 업계는 대대적인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과연 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업체는 어디일까?
이어지는 합병, 제휴… 토종 OTT 3강 주도권 싸움 격화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7월 국내 OTT 시장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1위는 여전히 1212만명을 기록한 넷플릭스다. 놀라운 점은 그 뒤로 쿠팡플레이가 481만명을 기록 전체 2위, 토종 OTT 중에는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줄 곳 1위를 유지했던 웨이브가 424만명으로 뒤를 잇고 있고 티빙이 41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상황에서 사실상 토종 OTT 1~3위가 400만명대의 MAU를 기록,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는 티빙과 시즌의 합병, 매각설이 나오는 왓챠 등의 요인이 전부 반영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특징을 살펴보면, 오래도록 이어진 ‘넷플릭스 대 토종 OTT’ 구도는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OTT 이용자 감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충격은 규모가 작은 업체에게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이는 시즌과 왓챠가 흡수·합병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했다.
각 업체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우선 웨이브의 경우 최근 우리나라 직접 진출을 모색하던 HBO와 대규모 콘텐츠 월정액(SVOD)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웨이브는 HBO의 ‘왕좌의 게임’과 같은 인기 시리즈는 물론 향후 선보일 HBO맥스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신작 ‘하우스 오브 드래곤’이다. 이는 ‘왕좌의 게임’ 200년 전 시대를 그리는 프리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웨이브와 HBO 간 콘텐츠 독점 계약은 지난해 7월에 진행된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는 최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티빙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실 웨이브는 그간 토종 OTT 1위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최근 쿠팡플레이에 그 자리를 내어주며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1위 수성도 그리 길지 않을지 모른다. 티빙이 시즌을 합병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MAU 기준으로 봤을 때 티빙과 시즌(6월 기준 MAU 156만명)의 합병은 산술적으로 568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를 확보하는 결과가 된다. 더구나 티빙은 지난 6월부터 서비스 내부에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까지 오픈해 콘텐츠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이에 웨이브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티빙과 시즌의 합병 시너지가 발생하기 전에 HBO와 독점 계약을 진행해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하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다만 티빙의 합병은 상수였고, 쿠팡플레이의 약진은 돌발 변수라는 점에서 향후 웨이브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매각설이 돌고 있는 왓챠의 유력한 인수 업체가 쿠팡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웨이브가 가장 견제해야 할 경쟁사는 티빙이 아니라 쿠팡플레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꿈 꿨지만…결국 매각 고심하는 ‘왓챠’
올 초까지만 해도 왓챠는 ‘2022년 왓챠 미디어데이’를 열고 담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었다. 음악과 웹툰 구독을 추가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왓챠 2.0’이었다. 하지만 올해 본격화된 이용자 감소 타격은 규모와 자금력 면에서 가장 열세인 왓챠에게 가장 심각하게 찾아왔다.
콘텐츠 확보를 위한 실탄조차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초 1000억원 규모의 프리IPO 실패, 시중 금리 급등 등 연이은 재무적 악재를 맞이하며 결국 왓챠는 매각을 고려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왓챠의 매출액은 708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248억원을 기록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왓챠의 매각은 박태훈 대표가 직접 대상 기업들을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왓챠의 기업가치는 3380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경영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그 보다는 낮게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대표가 접촉하고 있는 인수 후보자는 크래프톤, 카카오, 쿠팡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중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수년 전 한 차례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쿠팡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매각이 유력 시 되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이들 기업들에게 추가 투자 등의 지원을 이끌어 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차별화 전략으로 성과, 다크호스가 된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의 성장세는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6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MAU는 373만명이었다. 그런데 단 한 달 만에 108만명이 증가하며 토종 OTT 업계 2위가 된 것이다. 그 요인은 지난달 쿠팡플레이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 토트넘 훗스퍼를 초청해 팀 K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세비야 FC와의 2차전을 독점 중계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대성공이었다. 오프라인 관중석은 총 10만8000여석이 매진됐고, 쿠팡플레이로 이 두 경기를 본 접속자는 3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는 이미 지난 4월 월간활성사용자(MAU)가 355만명을 넘어서며 무려 418%나 증가하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 6월 MAU 373만명을 기록했다. 2차례의 독점 중계가 지난 7월에 이어졌고 폭발적인 MAU 상승도 이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쿠팡의 전략은 철저한 차별화였다. 영화·드라마 중심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치중한 다른 OTT와 달리 쿠팡은 오리지널 콘텐츠인 ‘SNL 코리아’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며 최근 흥행 드라마 우영우에도 출연하고 있는 신인 유망주 ‘주현영’을 배출하기도 했다.
쿠팡의 이어진 차별화 전략은 스포츠 채널화였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른 OTT 채널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콘텐츠에 더해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 등을 3년 간 독점중계, 손흥민의 토트넘 훗스퍼 FC의 경기도 생중계는 물론 오는 2025년까지 K리그의 뉴미디어·온라인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스포츠 부문을 특화시킨 것이다.
최근 쿠팡은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배우 신하균 단독 주연의 시트콤 ‘유니콘’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시트콤은 앞서 티빙이 선보인 ‘내과 박원장’이 배우 이서진의 파격 변신에도 불구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쿠팡의 시도가 통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넷플릭스는 향후 우리나라 시장에도 광고요금제 등을 도입하며 이용자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전 포인트는 웨이브의 토종 OTT 1위 탈환과 쿠팡플레이의 수성, 티빙의 도전이다. 무시못할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쿠팡플레이가 또 어떤 시도를 이어갈 지도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 나오는 소문처럼 만약 쿠팡이 왓챠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OTT 분야는 넷플릭스도 안심할 수 없는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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