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만 해도 SI기업은 전산 시스템의 구축 그리고 유지하는 게 주요 업무였다.
자체 IT 자원이 부족한 기업이나 기관의 하청을 받은 후, 행정이나 ERP와 같은 사내 시스템 혹은 기업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대신 해주는 게 처음부터 끝이었다.
그러나 SI기업에게 클라우드는 혁명과도 같았다.
클라우드의 등장 이후, 기업은 전산실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고 유지 관리 역시 AWS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서 모두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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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SI기업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AWS, MS와 같은 클라우드 제공사로 찾아가면 빠르게 I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SI의 역할을 재정의한 것.
클라우드로의 변화를 겪은 SI기업 근무 엔지니어는 그 변화를 "마치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업무는 사라졌고 변화가 필요했다.
국내 1위 SI기업이었던 삼성SDS 역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베이스로 재편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속도전으로 국내 시장 잡겠다
SDS의 데이터센터 확보 여정은 클라우드를 통한 비즈니스 전환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지난 15일 삼성SDS는 화성 동탄 데이터센터의 취득가액을 2,367억원으로 결정했다.
취득 목적은 고성능컴퓨팅(HPC)용 데이터센터 신축이다.
가동 예정일은 2022년 12월, 당초 2028년에 완공될 것으로 밝혔으나 대략 5년 가량 앞당겼다.
2019년 사업보고서의 적힌 투자 예상액에 대비해 1,000억원이 늘었다는 점은 감안한다면, 데이터 관련 산업 성장세에 속도전을 선택한 것.
벌써 17번째 데이터센터이자, 2019년 춘천 데이터센터 개관 이후 3년 만이다.
삼성SDS가 속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IT 서비스 시장은 20조 4,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7% 성장한다.
이러한 성장세는 오는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시장 성장 동력이 과거와 같은 신규 시스템 구축 확산이 아니라는 점.
삼성SDS는 2021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존 시스템 운영 효율화 및 업그레이드에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라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속도전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분석 AI 브라이틱스(Brightics), 블록체인 넥스레져(Nexledger), 클라우드 보안, RPA 브라이티(Brity), 스마트팩토리 넥스플랜트(Nexplant) 등 기업용 IT서비스의 면면을 보더라도 자체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에 대해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 성장 시장을 잡기 위해서라도 기존 IT 서비스를 클라우드화하고,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확충을 계속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