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태양 전지판은 하루 종일 직사광선을 받도록 하기 위해 평평하게, 그리고 정남향(북반구에서)으로 설치된다. 하지만 알려졌다시피 태양광 발전은 너무 많은 면적을 잡아먹는다. 애꿎게도 많은 농지와 숲을 훼손하고, 심지어 저수지까지 점령하면서 환경훼손 논란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새로이 설계된 혁신적 수직 설치식 태양 전지판(솔라패널)이 농지를 구하고 농업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양면모듈을 동-서로 구성해 기존의 남향 태양 전지판과 동일한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수직 패널 디자인이 효율적인 토지 사용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증발로 손실된 물을 절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사람의 키높이로 설치할 돼 있어 태양광효율이 떨어지지 않게 솔라 패널을 청소하기도 쉽다. 이 양면 태양광 전지판의 효율적 토지 사용 효과는 농경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고속도로, 철도, 울타리, 심지어 주거 지역의 발코니를 따라 설치할 수도 있다 탁상공론이 아니다. 최근 이같은 발상 전환을 통해 농지도 살리고 태양광 발전 효율도 높인 미국 캘리포니아 포도농장, 그리고 유럽 알프스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를 막아 설치한 댐도 사용됐다. 그야말로 친환경적이라 할 이 새로운 태양광 발전 사례를 알아봤다. 각각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일렉트렉, 로이터 등에서 참고했다.
캘리포니아 포도밭 경작지도 살리고 태양광 발전까지
세계 각국이 화석 연료로부터 멀어지기를 바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태양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태양광 전지판 설치 시나리오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 위해 대규모 농지를 전용해야 하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선스톨(Sunstall)이라는 회사는 기존의 밭과 경작지를 희생하지 않고 청정 녹색 에너지를 쓰게 해주는 수직형 태양 전지판 ‘선자운(Sunzaun)’을 출시했다. 이 태양광 패널 설치방식은 기존 방식과 매우 유사하며, 다만 양면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는데다 전체 배열 방식도 포도밭의 경계 벽처럼 서 있게 한다는 게 특이하다..
농지태양광(agrivoltanic)은 이러한 땅에서 동일한 면적에서 토지경작과 전기(일반적으로 태양열) 생산이라는 두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농지태양광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지만 구조물을 세우고 그 위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기존의 고가 승강 플랫폼을 사용하는 방식못지 않게 어느정도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양면 모듈은 거친 태양으로부터 땅을 보호하고 작물을 경작하는 데 필요한 물을 줄이면서 땅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새로운 방식은 유용한 개념이지만 설치 비용이 증가한다. 선스톨의 수직 태양 전지판은 높은 구조물을 세우고 그곳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기존 규범을 깨뜨린다. 단지 수직 태양광 패널을 배치하기 편리할 곳에서 어디든 일렬로 세울 수 있고, 최대 15도 경사지게 설치할 수도 있다.
또한 이 회사의 독창성은 태양광 전지판을 양면 모듈로 설계해 패널을 남향으로 설치할 필요가 없도록 한 데 있다.
전통적으로 기존 태양 전지판은 하루 종일 직사광선을 받도록 하기 위해 북반구에서 정남향으로 설치된다. 수직 패널은 양면 모듈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서 방향으로 정렬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 이 양면 모듈을 동-서 방향으로 설치해도 남향 태양 전지판과 동일한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중요한 것은 수직 패널 디자인이 농경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고속도로, 철도, 울타리, 심지어 주거지의 발코니를 따라 늘어서게 설치할 수도 있다. 지금처럼 반드시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 설치하거나 지붕위에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패널은 최대 0.084psi(평방 인치(=6.45c㎡)당 가해지는 파운드(453g) 중량)압력의 바람하중을 견딜 수 있으며 현재 모듈과 시스템의 안전 성능을 보장하는 UL 2703의 인증을 받는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한 와이너리에 설치된 선스톨의 수직 양면 태양광 모듈 시스템은 43개 패널로 구성된 23kW의 전력을 생산한다.
알프스산 고지의 댐에도 솔라패널이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는 유럽의 국가들도 높은 해발 고도 지역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태양광 에너지 사용법을 찾고 있다. 스위스는 그 선두주자다.
해발 고도 2500m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의 스위스 호수인 무티호수(Mutisee)를 막은 댐이 이제 5000장의 솔라패널로 덮여있다.
태양광 프로젝트의 이름은 알핀솔라(AlpinSolar)로서, 에너지 회사인 악스포(Axpo), 할인 체인점인 데너(Denner), 전력회사 IWB가 함께 만든 조인트벤처 회사 이름이다.
데너는 알핀솔라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전력에 대한 장기 구매 계약(PPA)을 체결했다. 이는 스위스 최초의 사례다. 지난해 설치가 완료돼 에너지 생산이 막 시작됐다.
수력발전소 댐 벽에는 2.2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전지판이 붙어 있다. 알핀솔라는 약 7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거의 1km에 걸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 어레이는 매년 330만 k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되며, 그 절반은 겨울에 생산된다. 스위스 중부 글라루스주에 위치한 무티호수는 고도가 높아 안개가 잘 끼지 않고 눈이 태양전지판에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알핀솔라는 “우리 발전소의 특성 중 하나는 특히 겨울에 산 중간 지역에 있는 동급 설비보다 최대 3배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태양 전지판은 추위를 좋아하고 더 차가운 온도에서 더 높은 전력을 수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핀솔라의 최고 전력 수확량은 2월과 3월로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 1년 전체에 걸쳐 태양광 어레이의 생산량이 비교적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롭게도 이 프로젝트에도 스위스 제조업체 메가솔(Megasol)의 양면 유리-유리 태양광 전지판 4872개가 사용됐다. 이 태양전지판 모듈의 40mm 프레임은 알핀솔라 태양전지판에 가해질 예상 적설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알핀솔라는 오는 2030년까지 스위스에 4,200여개 태양열 발전소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스위스 정부가 에너지법을 개정해 자국 내 신규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승인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태양광 전지판 설치 사업은 설치 지원금 관련 논란을 차지하고라도 삼림 및 농경지 훼손, 그리고 저수지 위의 태양광 패널 설치 등으로 환경을 훼손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 이같은 미국, 스위스의 지혜를 활용해 농지와 환경도 살리고 친환경 전력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려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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