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에 필수인 희토류 없다면···그래핀 쓰면 된다

터치스크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희토류 대신 그래핀을 대체 사용해 터치 기능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퍼펜디큘러닷유에스)

영국과학자들이 터치 스크린 기능 구현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그래핀으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런던퀸메리대학교 엔지니어들이 최근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금속 중 하나이자 터치스크린 방식 전자기기의 주요 성분이기도 한 인듐을 그래핀으로 대체해 정확히 같은 전자적 특성을 가진 기기를 만들어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인듐 주석 산화물(ITO) 박막은 전기 전도성이 높고 빛을 통과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액정표시판(LCD), 유기발광소자(OLED), 전자잉크, 터치스크린은 물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유리 코팅, 태양전지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조에 완벽한 재료가 되고 있다.

문제는 인듐이 정말로 흔치 않다는 점이다. 인듐은 기술적으로 금과 은 같은 귀금속보다 더 풍부하지만 지각에서 원소의 형태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통 아연 광석 제련 과정의 부산물로 추출되곤 한다. 따라서 유럽, 미국, 호주, 일본에서는 이 금속이 핵심전략 원자재로 등재돼 있다.

이에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더 일반적인 대안을 찾아 나섰다.

이전 연구에서는 탄소 나노튜브, 구리 나노와이어, 또는 새로운 유리 고분자에서 유망 대체 후보들을 발견했다. 런던퀸메리대와 그래핀 회사 패러그래프(Paragraf)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대안을 찾아 낸 것으로 보인다.

그래핀은 원자 1개 두께의 탄소 한 장으로 이뤄지는데 다양한 전자적, 광학적 특성을 보이며, 탄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 중 하나다.

연구원들은 투명 기판 위에 ‘금속-유기 화학 기상 증착’으로 불리는 기술을 이용해 그래핀 층을 투명한 기질에 침전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들은 그래핀의 전도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질산으로 도핑하고, 양극(+)을 만들기 위해 레이저로 특정 패턴을 식각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만들어진 그래핀 기반의 OLED 소자가 오래된 인듐 산화주석(ITO) 소자와 같은 성능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전의 다른 연구들에서는 그래핀이 인듐 대체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 결과 나온 소자들이 원래의 것만큼 효율적이고 전도성을 보여주진 못했다.

런던퀸메리대 연구팀은 대개는 다른 증착 방식을 이용해 그래핀을 금속 촉매 위에 깔았다가 투명 기판에 옮기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번 추가 조치로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불순물이 유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 저자인 콜린 험프리스 교수는 “그 중요성과 희소성 때문에 ITO를 대체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전자 장치나 광학 장치에서 비슷한 성능을 가진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 논문은 그래핀이 전자/광학 소자에서 ITO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세계 최초의 논문이다. 우리는 그래핀-OLED가 ITO-OLED와 동일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이로운 물질이 과학자들이 바라는 ‘은빛 총알’이 되기 전에 풀어야 할 수수께끼의 조각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그래핀은 현재 대량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인듐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패러그래프 같은 회사들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큰 규모로 그래핀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 방법을 개발하면서 이러한 경제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이 연구는 어드밴스트 옵티컬 머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12월 20일자에 실렸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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