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중국시장 고객들의 데이터 서버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긴다. 2017년 6월부터 시행한 ‘사이버 보안법’에 의거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회사는 고객 서버를 중국에 둬야 한다는 중국법의 규정 때문이다.
24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 고객 데이터와 인증 서비스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데이터센터 엔지니어와 관리자 등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테슬라가 상하이공장에서 '모델3'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사이버 보안법의 적용을 받게 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보다 더 커진 중국 시장의 위엄
중국의 사이버 보안법에 따르면 중국에서 중대한 정보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은 반드시 중국 내에 중요 정보를 저장하고 중국 정부가 요구하면 이를 제공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데이터를 해외에 저장하거나 반출하는 기업은 사업 허가를 취소가 가능하다. 중국 정부에 의해 금지된 콘텐츠는 기업이 자체 검열을 통해 걸러내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해킹 위협을 이유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전세계 고객들의 데이터를 미국에 보관해온 테슬라는 이 중에 중국 부분을 빼내 중국 본토에 두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이미 2018년부터 중국 사용자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구이저우성 데이터센터에 저장 중이다. 현대자동차도 같은 해 9월 구이저우에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보다 사이버 보안법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는 테슬라로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비중이 크지 않았고 특히 중국 공장도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제작된 모델3을 팔면서 중국 규정을 적용 받게 된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5월 중국에서 중국산 모델3 11만95대를 팔아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1∼5월까지 중국산 모델3은 총 3만2,353대가 팔렸다. 테슬라에게 있어 중국은 미국보다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점유율이 높은 시장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중 갈등의 와중에도 중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환대를 받았지만 관련 규제는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이런 보안법 관련 규정은 이미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중국 국가권력의 과도한 통제라며 이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