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포함 5일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여럿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갖기도 어려운 이번 추석 연휴, 벼르던 넷플릭스 몰아보기도 좋지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몇 세기 보다 더 큰 변화를 이끌고 있는 테크, 그리고 그 안에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스토리와 전망을 담은 책들을 소개한다.
<데모테크가 온다>
코로나 19 이후 세계 경제가 V자 반등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의 단기적 효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보다 더 큰 문제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국가와 민간의 채무가 급격하게 늘면서 부채가 국가 경제의 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로 대변되는 인구 절벽의 충격은 우리나라와 유럽,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 성장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의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이 새롭게 역할을 하며 또 다른 메가 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ETF와 기업 분석을 통해 데모테크의 핵심 테마가 될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뷰티 산업, 메타버스, 로보틱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6가지 영역을 체크하고 수축하는 현재를 냉철히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최고책임자,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를 역임한 저자는 <데모테크가 온다>를 통해 경제학, 인구론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50년 동안의 메가 트렌드로 데모테크를 지목하고 있다.
김경록 저/흐름출판
<메타버스 FOR 에듀테크>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와 디지털 네이티브인 다은 세대들이 리더가 될 미래 사회는 너무도 다를 것이 분명하다. <메타버스 FOR 에듀테크> 집필진은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래를 향한 안목을 키우고 적응하는 것은 어른과 청소년의 구분이 의미 없다고 강조한다. 교육 당국이 중점 추진했던 STEAM 교육, 메이커 교육, SW 교육, 인공지능 교육의 연장선 상에서 그들이 지목하는 것은 메타버스다.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은 코로나19 확산 속에 비대면 수업은 물론 재택근무에 들어간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 그리고 대학의 성과를 홍보하는 전시 행사들도 심심지 않게 메타버스에서 열리는 상황이다. 이 책에서는 국내 최초로 제페토, 이프랜드, 게더타운 순서로 메타버스 구축 플랫폼의 장점을 짚고 교육에서의 활용방법과 함께 맵구성, 커스터마이징을 위한 핵심 메뉴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교육연구자, 교사, 교수, 학부모들을 위해 메타버스 시대를 대표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거울 세계, 라이프로깅에 인공지능까지 미래 교육으로 이어지는 에듀테크를 실현하는 아이디어와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변화하는 미래에 한 발짝 다가서는 메타버스 안에서 미래를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변문경, 박찬, 김병석, 이정훈 저/다빈치 Books
<인공지능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인공지능 기술이 미래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는 예측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에겐 어떤 가능성과 한계가 있으며, 인류가 대비해야 할 위험은 무엇일까? 만만치 않은 질문이지만, 꼭 대답을 해나가야 할 인류의 숙제이기도 하다. 이 책에 이름을 올린 필자 25인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준 과학사상가들로, 거대 기술인 인공지능을 철저히 파헤치기에 합당한 지적 거인들이다. 파괴력 있는 저작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티븐 핑커는 물론, 인공지능의 미래를 여러 매체에서 웅장한 시야로 조망해온 맥스 테그마크, 인류의 인공지능 통제 문제를 줄곧 제기해온 스튜어트 러셀 등이 특히 눈에 띈다. 또한 프랭크 윌첵이나 벤키 라마크리슈난 등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도 명쾌하고 우아한 관점으로 인공지능을 바라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인공지능 전반을 다룬다는 것이다. 현재 각광받는 ‘딥러닝’ 인공지능은 물론, 앞으로 도래할 ‘초지능’ 인공지능까지 아우른다. 또한 오늘날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 즉 폰 노이만과 클로드 섀넌에서부터 시작되는 초기 역사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짚어나간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인물은 이 책의 엮은이인 존 브록만이다. 그는 온라인 지식살롱 ‘엣지’를 이끄는 인물로, ‘지식의 지휘자’라는 별명처럼 서구 학계의 지적 성과들을 통섭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지식사상가들이 공동 집필하는 형식의 엣지 시리즈는 한국에도 여러 권 소개되어 지식 독자들을 흥분시켜왔는데,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최신 작품으로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거의 5년 만에 만나는 존 브록만 셀렉션이라 할 수 있다.
스피븐 핑커, 맥스 테그마크 외 23인 저/ 존 브록만 엮음/ 프시케의 숲
<모빌리티 미래권력>
거대한 산업 전체가 변화할 때는 기회와 함께 도태의 리스크도 공존한다. 산업 전체와 글로벌 기업 모두가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 싸움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된 제2의 모토로라가 되고 싶지 않다는 속내도 있다. 그러한 이유로 이들의 미래전략은 실제 생존을 건 치열한 게임이다. SKT의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연구는 자율주행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구축 노력은 향후 그들이 전기유통사업에 뛰어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동차 부품회사가 완성차에 도전하는가 하면, 대기업이 택시사업에 뛰어드는 등 모빌리티는 기존의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분야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질서 속에 기업들이 집중하는 것을 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미래 일자리와 자본의 흐름을 읽어낸다면 개인의 생존에도 필수적인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권용주, 오아름 저/ MOBL Books
<반도체 투자전쟁>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배분되어왔던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새로운 냉전이 찾아왔고, 이러한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시진핑은 “심장과 같이 중요한 반도체 영역에서 중국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의 바이든 역시 2021년 4월 인텔, 삼성전자, TSMC, GM의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한 미국의 총력전’을 선포했다. 바이든 정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인텔의 팻 겔싱어 CEO는 22조 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며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 미국 테크 기업들도 결집하고 나섰다. 이런 글로벌 패권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도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미국이 단기에 구축하려는 반도체 파운드리 전략만 바라봐서는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미국은 향후 반도체 공정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바꾸는 엄청난 생산성 혁명과 이를 통한 첨단 제조업 부활까지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이러한 산업의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우리는 앞으로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새롭게 다가올 거대한 기회가 무엇인지 심도 있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반도체 신냉전’을 넘어 ‘새로운 기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영우 저/ 페이즈2북스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인공지능 연구는 어디까지 왔는가? 어디까지 발전할까?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면 과연 인류의 난제들이 해결되고 단박에 삶의 질이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영화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것인가? 표준적인 인공지능 교과서 <인공지능>의 저자로 유명한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는 그 동안 AI의 위험에 대해 누구보다 사려 깊은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에 대한 무책임한 낙관과 디스토피아적 전망을 넘어 현실적이고 폭넓은 관점에서 AI의 발전이 가져올 문제들, 초지능 AI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을 검토하며 탄탄한 근거와 더불어 인간에게 이로운 AI를 만들기 위한 방향과 원칙까지 제안한다. 그가 제안한 원칙은 지금 연구 현장에서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키고 적용되고 있을까? 그를 비롯한 수많은 인공지능 전문가들에 우려하는 것과 같이 초지능 인공지능이 잘못된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고 그 영향이 심대하다면, 이는 기업과 연구자들에게만 맡겨둘 수만은 없다. 인류의 미래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 기술에 관해 개발자는 물론 시민 모두가 함께 숙고해야 할 때다. 석학의 깊고 넓은 시야, 명쾌한 서술, 신중하지만 단호한 제안이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이에게 새로운 생각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스튜어트 러셀 저/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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