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태양전지' 솔라셀 통과한 햇빛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농작물

‘꿩먹고 알까지 먹는’ 투명 태양광 전지판(솔라셀) 온실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온실 지붕에 빛을 투과시키는 투명 태양전지를 사용해 전력은 전력대로 얻고, 이 솔라셀을 통과한 햇빛으로는 일반 햇빛을 받은 것과 크기나 영양 성분에서 전혀 차이없는 정상적 농작물까지 기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은 온실 지붕에 투명한 시스루(see-through) 태양광 패널을 적용해 전기 생산 능력을 입증했으며, 동시에 태양광 발전(솔라패널)에 사용되고 남은 빛의 파장으로 온실의 상추들을 정상적으로 길러 낼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얼마 전 발표했다.

이 연구 논문의 교신 저자인 하이크 세더로프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식물 생물학 교수는 “농작물들은 성장이나 건강성에는 실질적인 감퇴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투명한 태양 전지를 온실에 통합하려는 아이디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온실 지붕에 태양전지를 사용하면서도 여기를 투과한 빛으로 온실작물을 정상적으로 기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노스캐롤라이나대)

이 대학 연구원들은 식물들이 광합성을 할 때 빛에서 나오는 모든 파장을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들은 식물의 생육 및 성장에 사용되지 않는 태양빛 파장만 흡수하는 유기 태양 전지를 자체 개발했고, 이를 온실 지붕 위에 통합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이 연구팀의 초기 연구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온실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태양전지는 온실의 설계 방식과 위치에 따라 탄소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많은 온실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고, 심지어 온실에서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문제는 이 반투명 태양 전지판이 온실 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다.

연구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실에 붉은잎 상추를 4개 실험 그룹으로 나눠 씨앗을 뿌리고 완전히 성숙할 때까지 30일 동안 재배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의 실험 설정 다이어그램. (사진=노스캐롤라이나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의 실험 설정 다이어그램. (사진=노스캐롤라이나대)

4개 그룹의 상추 생육 조건은 온도와 물에서부터 비료와 이산화탄소 농도 노출에 이르기까지 똑같았다. 유일한 차이점은 빛이었다.

대조군(동일 실험에서 실험 요건을 가하지 않은 그룹)의 상추는 일반 백색 태양광 전체 스펙트럼에 노출됐다.

나머지 3개 실험 그룹의 상추는 각기 다른 빛의 파장을 흡수하는 세 종류의 필터를 통해 빛에 노출됐다.

세더로프는 교수는 “특히 세 필터 모두에서 청색광과 적색광의 비율을 조절해 이것이 식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공동 교신 저자인 해럴드 에이드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태양빛 파장 구성은 실험 그룹마다 달랐지만 세 종류의 필터가 각각 흡수한 빛의 총량은 동일했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파장의 빛을 제거하는 효과를 결정하기 위해 많은 식물의 특성들을 평가했다. 예를 들어 이들은 소비자들, 재배 농가, 식료품상에 중요한 시각적 특성이 되는 작물의 잎사귀 수, 잎사귀 크기, 상추의 무게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들은 또한 이 작물이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했는지와 다양한 항산화 물질의 수치 등과 같은 식물 건강과 영양 품질의 지표들(markers)도 평가했다.

이같은 실험 결과에 대해 브렌단 오코너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기계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는 “대조군과 실험 그룹 사이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필터들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이드 교수는 “이 실험 결과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온실들의 미래를 유망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을 사용했을 때 생산성이 떨어진다면 재배농가에 이 기술을 사용토록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 논쟁거리는 이 새로운 온실 기술에 투자했을 때 에너지 생산과 절약으로 투자비를 상쇄할 수 있을지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세더로프 교수는 “향후 다양한 파장의 빛을 수확하는 것이 상추, 토마토, 그리고 다른 작물의 생물학적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훨씬 더 자세히 알아보는 연구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코너 교수는 “이전에 이 공간에서 성과를 발표했을 때 태양열로 움직이는 온실에 대해 내게 연락한 사람들의 수를 감안할 때 많은 재배농가들이 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그 관심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기술이 원칙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개념 증명 프로토타입을 충분히 보았다. 우리는 기업이 이 기술로 도약해 규모를 확장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3월 17일자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지에 ‘유기 태양발전 온실에서의 농작물 생산과 에너지 수확 간 균형 맞추기(Balancing Crop Production and Energy Harvesting in Organic Solar Powered Greenhouse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7년 전 미시건대의 흥미로운 투명 태양광 셀 연구

물론 노스캐롤라이나 대의 이 멋진 연구가 하루아침에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 선구적인 주요 연구 중 하나로 7년 전 미시건대의 선구자적인 투명 태양광 셀 연구는 흥미롭다.

지난 2014년 8월 미시건 주립대 연구원들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연구에 앞선 선구적 연구를 했다. 이들은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깨끗한 태양열 집열기를 소개했다.

투명 발광 태양 집광기로 불리는 이 새로운 장치는 창문을 태양열 발전기로 바꿀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차량 유리, 그리고 속이 보이는 거의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이었다.

투명한 태양광 수집기를 이용한 실험은 당시까지 꽤 오랫동안 행해졌지만, 그 결과 다양한 성공과 함께 특히 비효율적 에너지 생산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들을 낳았다. 게다가 생산된 대부분의 재료들은 완전히 투명하지 않았고, 오히려 밝은 색이나 너무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었다.

▲미시건 주립대 연구팀이 지난 2014년 8월 발표한 투명 솔라셀.(사진=미시건대)
▲미시건 주립대 연구팀이 지난 2014년 8월 발표한 투명 솔라셀.(사진=미시건대)

당시 리처드 런트 미시건주립대 화학재료과학부 조교수는 “우리는 발광 활성 층 자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미시건대 팀이 개발한 투명 태양광 수집기는 주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에너지를 포착하는 표준 태양광 전지와 달리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미세한 유기 분자를 사용했다. 이 태양 에너지를 축적하고 사용하기 위해 집광기는 빛을 플라스틱 주변 가장자리로 보내고 그 곳에서 얇은 광전지 조각에 의해 전기로 변환토록 하는 것이었다.

런트 교수는 “이 물질은 가시광 스펙트럼에서는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눈에는 유난히 투명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물질들이 자외선과 근적외선 파장만 포착하도록 조절하며 그리고 나서는 적외선의 다른 파장에서 빛을 내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완전히 투명한 재료가 기존의 유리나 투명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곳에서 이들을 대신하면서 태양광 집광기로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미시건대 연구팀은 이 기술이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산업적 응용에 사용되기 위해 상업적 수준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합리적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런트 교수는 “태양에너지를 비침입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열려 있다”며 “창문이 많은 고층 건물이나 높은 미학적 품질을 요구하는 전화기나 전자책 기기 등 모든 종류의 모바일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여러분이 그곳에 있는지도 모르는 태양을 채취하는 표면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미시건대팀의 연구는 초기 수준의 태양광 발전 효율성을 가지고 있었다. 색상의 태양 집열기의 비효율성에 대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의 태양광 셀의 태양광-전력 변환 효율은 겨우 1%다. 당시 이 팀은 다른 곳에서 개발된 최고의 컬러 태양광 집광기가 약 7%의 광전 변환 효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어떤 단계에선가 ‘5%를 넘는’ 광전 효율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미시건의의 연구는 어드밴스트 옵티컬 머티리얼(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실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아이폰15, 2024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

상위 10위권에는 삼성전자가 5개 모델로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했고, 애플이 4개, 샤오미가 1개 모델을 기록했다.

GS그룹-노션, AI 혁신 위한 업무협약 체결...국내 대기업 첫 사례

GS, 생성형 AI 개발에 노션 데이터베이스 활용 GS그룹이 글로벌 협업 툴 '노션(Notion)'과 'AI 앱 강화와 디지털 혁신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2025년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이유...57% “열흘 쉴 수 있는 10월 10일 대체 공휴일 지정되길”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 시사 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최근 성인남녀 2602명을 대상으로 ‘2025년, 내가 바라는 대체 공휴일 지정일’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글로벌 AI 앱 다운로드 26% 성장...챗GPT 1위"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센서타워(Sensor Tower)는 2024년 AI 앱 다운로드 수와 수익 추세 등을 포함한 ‘2024년 AI 앱 시장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