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이 더가까워졌다···커즈와일, 2030년 5대 미래 예언

FBI 요원(브루스 윌리스 분·사진)을 닮은 로봇 대체인간(아바타)을 소재로 한 영화 ‘써로게이트’(2009)의 한 장면. 레이 커즈와일은 2030년 이후가 되면 인간 본인의 생전 생각과 생체정보까지 복제한 생물학적으로 구성된 대체 인간이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터치스톤 픽처스)

‘5년 후인 2029년이 되면 인간이 기계와 합쳐져 사이보그가 되기 시작할 것이며, 2030년이면 죽은 사람들이 시뮬레이션으로 먼저 돌아오고 이어 살아있는 몸체로 프린팅되면서 인간이 가상 불멸(virtual immortality) 상태가 될 것이다. 고층건물이 3D프린터로 만들어지고 로봇이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삶이 더 편해진다. 인간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통해 최소 100만배 더 똑똑해진다. 인체 혈류를 통한 나노전극 사용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모든 생각을 느끼게 해 주는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해진다.’

구글에 재직중인 세계적 발명가이자 저자이자 미래학자이자 기술 예언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자신의 최신작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The Singularity is Nearer)’에서 이처럼 공상과학(SF)같은 미래가 실현되는 시점이 훨씬더 당겨졌다고 주장했다. 특이점은 인공지능(AI)이 결국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어 인간의 존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 유전공학(Genetics), 나노기술(Nanotechnology), 로봇공학(Robotics)을 포괄하는 이른바 ‘GNR’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이뤄지면서 특이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가장 큰 변화가 인간의 몸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그가 이제 그의 이런 생각에 근거해 5년 후 근미래에 대한 과거 예상보다 더 앞당겨진 대담한 SF적 전망을 내놓았다. 전세계 매체들은 그의 이 신작에서 소개된 5년 후 근미래에 주목하면서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지난달 출간돼 미국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CBS, 데일리메일, 가디언 등 영미권의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앞다퉈 다룬 그의 혁명적인 인류의 근미래상을 살펴봤다.

특이점이 이전 예언보다 더 일찍 다가 온다

커즈와일은 1987년과 1988년 사이에 쓴 ‘지능기계의 시대(The Age of Intelligences)’와 이후 인터뷰 등을 통해 “1998년까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것”이라고 예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실제 IBM의 딥블루 컴퓨터가 러시아의 체스 챔피언인 개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해는 1997년이었다.) 또 2005년에 아롱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라는 저서에서 “2045년이면 ‘특이점’(기계의 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예언해 주목받았다.

커즈와일의 최신 저서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The Singularity is Nearer)에서 주목할 예언은 무엇보다도 인간이 사이보그가 된다는 것이다. 2045년까지는 인간이 AI와 완전히 융합해 불멸의 사이보그가 되리란 것이다.

그는 또한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사랑하는 사람을 부활시키고 우리의 뇌를 인간 지능의 ‘제5의 시대’라고 부르는 클라우드 기술에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케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커즈와일이 이 책에서 주장한 우려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몇몇 예언은 다음과 같다.

“오늘 태어난 아기들은 특이점이 발생할 때 대학을 막 졸업하게 될 것이다···결국 나노기술은 우리 뇌를 클라우드에 있는 가상 뉴런 층으로 직접 확장하는 데 있어 이러한 추세를 최고조에 달하게 할 것이다···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AI와 합쳐질 것이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해다···”

그는 최근 챗GPT 등 AI 분야의 획기적 발전이 자신의 2005년 내놓은 ‘특이점이 온다’(2005)에서 예측한 것이 옳았음을 보여준다며 “궤적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의 가장 쇼킹한 예언을 5가지로 요약해 좀더 살펴보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죽은 사람이 부활한다

커즈와일은 2030년까지는 죽은 사람이 다시 부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2040년까지는 죽은 사람의 몸에서 채취한 DNA를 바탕으로 원래의 사람의 복제인간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라이스대학교의 나노 기계 연구개발 과학자들은 몸의 특정 조건에 반응해 모양을 바꿀 수 있는 DNA 캡슐과 탄소 공을 바퀴로 사용하는 분자 ‘자동차’(사진)를 2016년 4월 개발했다. 커즈와일의 영원 불멸의 인간의 등장 가능성 주장의 이론적 토대가 되고 있다. (사진=나노레터스)

커즈와일은 AI 기술이 처음에는 사람을 복제하는 시뮬레이션의 형태로, 그리고 나서는 물리적으로 죽은 사람을 복제함으로써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bring back)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

커즈와일이 22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AI를 이용해 ‘다시 데려오려는’ 시도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커즈와일은 그의 아버지의 편지, 에세이, 음악 작곡을 AI 시스템에 공급함으로써 그의 아버지의 복제품을 만들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디지털 활동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엄청나게 풍부한 기록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2020년대의 남은 기간 동안 이 정보를 기록, 저장 및 조직화하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커즈와일은 2020년대 말까지 사람과 살아있는 몸의 ‘매우 현실적인’ 비생물학적인 사람을 재창조하고, 그런 다음 살아있는 몸체를 재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결국 복제된 사람들(replicants)은 원래 사람의 DNA에서 자란 인공두뇌학적으로(사이버네틱) 증강된 생물체에 수용될 수도 있다”고 썼다

커즈와일은 인간이 ‘생물학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진보된’ 인공 몸으로 이동할 것이며, 2040년대에는 사람의 복사본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노 기계가 인체에 삽입되는 개념은 수십 년 동안 SF 소설과 영화에 등장했다.

일례로 TV시리즈 스타트렉에서는 나노이트(nanites)라고 불리는 작은 분자 로봇들이 몸 안의 손상된 세포 치료를 돕는 데 사용됐다.

커즈와일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와 비슷한 로봇들이 DNA로 만들어져 뇌에 주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노봇이 AI의 도움으로 사람들이 현실적인 아바타를 만드는 것을 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간은 100만 배 더 똑똑해진다

커즈와일은 인간이 2020년까지 100만 배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같은 기술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이다. (사진=DARPA)

커즈와일은 우리가 인간 수준의 AI와 일론머스크의 뉴럴링크와 같은 두뇌 칩 등장으로 촉발된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는 지능의 ‘제5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커즈와일은 2029년 이후 몇 년 동안 인간이 기계에 직접 연결함으로써 인간의 지능이 수백만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2030년대의 핵심적인 능력은 우리의 사고를 직접적으로 확장해 줄 클라우드에 우리의 뇌 신피질의 윗부분을 연결하는 게 될 것이다···이런 식으로 AI가 경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확장이 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2030년부터 인간 불멸 시작

커즈와일은 자신의 최신 저서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에서 2030년부터 인간의 불멸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Society for Science)

커즈와일은 사람들이 2030년부터 불멸을 위한 ‘탈출 속도’를 달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것은 건강 치료의 큰 도약에 의해 뒷받침되리라는 것이다.

그는 2030년까지 AI의 생물학적 시뮬레이터가 수년이 아닌 몇 시간 안에 임상시험을 수행해 신약과 장수 치료법으로 이끌 것이라고 쓰고 있다.

커즈와일은 이 백업 기술에 대해 인간이 이 기술들을 사용해 ‘스스로를 백업’할 수 있는 ‘네 번째 다리’라고 설명한다.

그는 “장기적 목표는 의료용 나노로봇이다. 이 로봇들은 센서, 조작기, 컴퓨터, 통신기, 그리고 아마도 에너지원이 탑재된 다이아몬드 모양의 부품들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활비가 더 싸질 것이고 삶이 더 쉬워진다

2030년에 생활비가 가격은 더 싸지고, 더 쉬워질 것이다. 3D프린팅 기술과 로봇채굴의 획기적 발전, AI기반의 혁신적 기술 돌파구 등이 마련되면서 가능해지리란 전망이다. 사진은 크레인 형태의 3D 프린터로 최소 80m 높이의 스모그를 먹는 마천루를 건설하는 모습을 상상한 렌더링. (사진=아르코닉)

커즈와일은 로봇이 건물 부품을 생산하는 3D 프린터들의 도움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면서 기술이 일상 생활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AI 기반의 또다른 혁신적 돌파구가 마련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로봇 채굴의 획기적 발전은 원자재 채굴 비용을 낮추면서 귀금속 가격이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커즈와일은 “2030년대에는 오늘날 럭셔리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으로 사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모든 생각을 느끼게 해 주는 엔터테인먼트가 등장한다

커즈와일은 인간의 뇌가 ‘나노기술’에 의해 업그레이드돼 새로운 형태의 오락(엔터테인먼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커즈와일은 그 엔터테인먼트가 결국 ‘누군가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당신 머릿속’으로 넣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뇌가 ‘혈류를 통해 뇌에 삽입되는 무해한 나노미터급 전극’에 의해 업그레이드될 것이다···두개골의 울타리로부터 해방되고 생물학적 조직보다 수백만 배 빠른 기판에서 처리된다면, 우리의 정신은 기하급수적으로 능력을 부여받아 궁극적으로 우리의 지능을 수백만 배로 확장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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