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박대연 회장은 티맥스소프트를 왜 매각하게 됐을까?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의 사업 여정을 따라가야 한다.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 외에도 자신이 대주주로 있으며, 운영하는 다른 회사인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OS를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대주주가 박대연 회장이라는 것과 이름이 유사할 뿐, 티맥스소프트가 세운 자회사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에 가깝다.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를 중심으로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OS 먹여 살려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탓에 자금난에 부딪히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토종 SW 기업 티맥스소프트가 팔린다. 최근 IB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경영권 지분 60.7%를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임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28.9%)과 형제·친인척 등 특수관계인(7.75%), 자회사 티맥스데이터(24.05%) 등이 보유한 60.7%의 지분 전량과 경영권이다. 이미 국내외 IT기업 및 사모펀드 등 잠재 투자자에 매각 입찰 안내서인 티저레터 배포를 마친 상황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생각보다 알짜 기업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시스템SW 시장에서 공공, 금융 고객을 기반으로 확실한 캐쉬카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티맥스소프트의 미들웨어 브랜드 ‘제우스’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부문에서 점유율 44%로, 2003년 이후 시장 1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코로나19의 글로벌 타격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냈으며, 영업이익율 역시 두자리 수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1300억원이 예상된다. 이런 긍정적 시그널은 매각 지분에 영향을 줘 가격 역시 1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 분석된다.
그런데 박대연 회장은 이렇게 좋은 티맥스소프트를 왜 매각하게 됐을까?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의 사업 여정을 따라가야 한다.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 외에도 자신이 대주주로 있으며, 운영하는 다른 회사인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OS를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대주주가 박대연 회장이라는 것과 이름이 유사할 뿐, 티맥스소프트가 세운 자회사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에 가깝다.
달리 생각해보면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를 중심으로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OS 먹여 살려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탓에 자금난에 부딪히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박대연 회장의 티맥스데이터 편애부터 살펴보자. 미들웨어 브랜드인 '제우스'와 함께 주요 제품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브랜드인 '티베로'는 티맥스소프트가 개발했다. 그런데 개발 이후 그 IP를 티맥스데이터가 구입하더니, 티맥스소프트는 티베로 총판을 맡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박 회장의 경영 방식이었다.
국산 OS로 내놓은 'TmaxOS' 개발 비하인드에도 박 회장의 의뭉스러운 정황이 있다. 2016년 TmaxOS 출시 당시 발표 주최는 티맥스OS였다. 티맥스OS는 2015년 12월 설립된 기업으로, 당시 티맥스 측은 운영체제(OS) 개발을 위해 최근 별도의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티맥스OS가 4개월 후 TmaxOS를 내놓았다.
이전에 OS를 개발했던 티맥스코어가 있긴 했지만, 이미 삼성SDS로 매각된 이후였기 때문에 4개월 만에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실상은 TmaxOS의 실질적 개발은 티맥스데이터가 했고, DBMS 때와 같이 티맥스OS가 IP를 구매한 것이었다. 물론 TmaxOS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때 한 차례 위기가 왔다. 결국 박대연 회장은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티맥스데이터를 통한 우회 담보 투자로 자금을 확보한다. 지난 2018년 9월 박대연 회장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자신이 보유한 티맥스소프트 지분 약 100만주를 300억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더해 티맥스데이터를 유상증자했고 박 회장은 자신이 가진 티맥스소프트 주식을 현물 투자한다. 이를 통해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 주식을 가지게 됐고 이를 교환사채(EB)로 발행하는데, 이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400억원을 투자받았다. 교환사채는 상장증권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딸려있는 채권이다.
향후 교환사채로 티맥스소프트가 상장할 경우, 티맥스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상장 주식을 받게 된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티맥스소프트의 상장을 보고 자금을 준 셈이다. 700억원 규모 프리 IPO(기업공개) 성격의 투자라고 볼 수 있었다. 이후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티맥스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했다. 어찌됐든 박 회장은 티맥스데이터로 400억원을, 그리고 자신이 약 300억원을 수중에 얻게 된다.
티맥스소프트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자, 투자자가 몰려 들었다. 이후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포스코기술투자·제이앤제이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엔이앤씨에 후속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추산된 투자금액만 해도 1700억원에 달한다.
그 자신감이었을까? 1년 만에 박대연 회장은 2019년 5월 ‘티맥스 클라우드 스택(Tmax Cloud Stack)’이라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티맥스의 솔루션은 클라우드로 연결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목표도 높았다.
당시 박대연 티맥스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목표는 100조”라고 선언했다. 또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티맥스오에스와 티맥스데이터는 나스닥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신제품 개발에 든 비용인 1700억원은 사비와 대출로 해결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 1700억원이 자신의 지분을 판매한 자금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투자 자금이 박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클라우드 사업에 투입된 것을 분명하다.
박대연 회장의 지분에 관심을 둘 기업은 많다. 이미 한차례 티맥스와 거래한 적이 있는 삼성SDS부터 최근 사모펀드 맥쿼리PE가 인수해 2대주주로 올라선 LG CNS 등 동종 IT인프라 기업들이 티맥스소프트를 흡수한다면 기술력, 개발인력 등 이점이 많다.
하지만 박대연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 역시 그리 좋은 평가는 듣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추진 중인 기업의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행위는 상장 전에 상장 가능성을 공론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분을 가격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공모주 시장의 호황을 노려 미리 지분을 확보하려는 투자자까지 몰리면 가격은 더 높아지게 되어 시장 교란행위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대연 회장이 가진 티맥스소프트의 마지막 지분 매각 티저레터가 발송됐다. 이로써 설립자로서, 또 경영자로서 오랜 관계가 끝날 예정이다. 매각을 통한 자금은 박대연 회장의 티맥스데이터 등으로 온전히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역시 외부로 보이는 박대연 회장의 회사 상황은 좋지 않다.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로 기존 티맥스오에스에서 티맥스A&C로 변경된 회사는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당기순손실은 약 904억원이 찍혔고, 기업의 유동부채는 이보다 약 1325억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티맥스데이터도 마찬가지다. 티맥스데이터 역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의견을 받았다. 2020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손실이 734억원이 찍혔다. 기업의 유동부채 역시 총자산보다 381억원 많은 11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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