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한방’에 최고직장 순위 47위로···그럼 1위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회사 브랜드를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전문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사진=메타)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플랫폼이 미국 글래스도어지가 매년 발표하는 ‘일하기 좋은 직장’ 순위에서 36계단이나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여러 스캔들로 점철된 한해를 보내면서 1년 만에 일하기 좋은 직장 순위 11위에서 47위로 크게 밀려났다. 일하기 좋은 100대 직장 1위에도 올랐던 이 회사가 리스트에 오른 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CNBC는 11일(현지시각) 글래스도어지가 발표한 2022년 일하기 좋은 직장 100개 기업 리스트를 소개하면서 특히 페이스북의 추락에 주목했다.

메타(페이스북), 최근 수년간 큰 스캔들로 점철···직원 폭로 한방이 결정타

메타(페이스북) 추락 배경에는 지난해 9월 전직 페이스북 직원이 이 회사의 부정적 모습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회사 안팎의 공분을 불러 일으킨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직원은 당시 페이스북 제품이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수천 페이지의 내부 연구 결과를 유출했고, 회사는 미의회 의원들과 미국민들로부터 새로운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페이스북(현 메타)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겐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10대 자살률을 높이는 등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응하지 않았다”고 폭로했고 이는 회사에는 치명적이었다. 그는 미의회는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여러 언론사와 문서를 공유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페이스북을 제소했다.

많은 의원들을 화나게 한 페이스북 문서들 중 하나는 이 회사가 수행한 조사결과다. 회사는 이 조사에 응한 소수의 10대 소녀들의 응답 결과를 통해 인스타그램 사진 공유 플랫폼이 정신 건강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또다른 문서에서는 페이스북이 콘텐츠-완화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일부 유명 사용자들을 특별히 고려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페이스북(메타)은 이러한 보도들을 평가절하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인스타그램 버전을 잠시 중단시키는 등 의원들의 비판에 주의를 기울이는 조치를 취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하우겐의 폭로 이전에도 많은 소셜 미디어 기업들처럼 지난해 1월 6일 미국회의사당 난입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을 폐쇄한 것, 그리고 코로나19 관련 가짜 뉴스 취급 등과 관련해서 미국 사회의 열띤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수년 간 글래스도어의 일하기 좋은 직장 목록에서 주목할 만한 몇 가지 기복을 겪었다.

지난 2018년에는 이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이듬해에는 미대선에서 페이스북 사용자의 성향을 알아내 선거에 활용한 영국 페이스북 써드파티 앱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미 대선 데이터 스캔들로 인해 일하기좋은 직장 순위가 하락했다.

올해 메타(페이스북)의 점수는 5점 만점에 4.3을 기록했다. 글래스도어의 알고리즘은 지난해 10월로 끝나는 1년 간의 기간 동안 해당 직원들이 남긴 리뷰와 평가에 기반해 작동한다.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은 엔비디아

글래스도어지는 엔비디아를 2022년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위로 꼽았다. (사진=엔비디아)

글래스도어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2022년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았고, 허브스팟과 베인앤코가 5점 만점에 4.6점으로 뒤를 이었다.

글래스도어지는 최근 발표한 일하기 좋은 직장 순위에 대해 “직원들이 자신들의 일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하며, 그들이 즐기는 동료들과 일하며, 손에 당기는 제품에 대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회사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또한 원치 않는 공개 조사, 플랫폼 문제에 대한 리더십의 조치 부족, 회사의 미래 방향에 대한 질문과 같은 부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순위에서 크게 하락한 또 다른 기술 회사는 줌으로 지난해 22위에서 올해엔 100위로 내려앉았다. 이 회사의 하락은 100대기업 목록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였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이 회사 직원들은 성장 기간 동안 혜택, 무제한 유급 휴가 및 제품 구축에 대한 열정을 확인했지만, 일부는 높은 비즈니스 수요와 빠르게 진행되는 업무 환경에서 회사 문화의 부정적 변화를 인식했다.

일하기 좋은 직장 100대 기업 리스트에 오른 기업 중 40개 기업이 테크 부문에서 나왔는데, 이는 전년도의 28개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이 목록에는 최소 10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들이 포함됐다.

글래스도어의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 오른 주요 테크 기업은 ▲구글(7위) ▲세일즈포스(10위)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12위) ▲어도비(16위) ▲아카마이(17위) ▲링크드인(19위) ▲오토데스크(21위) ▲매스웍스(22위) ▲MS(28위) ▲로런스 리버모어 미 국립 연구소(LLNL)(37위) ▲레드햇(41위) ▲SAP(42위) ▲메타(47위) ▲이베이(55위) ▲애플(56위) ▲텍사스인스투루먼트(TI)(57위) ▲AMD(64위) ▲시스코(81위) ▲메드트로닉(83위) ▲VM웨어(85위) ▲퀄컴(87위) ▲인텔(92위) ▲줌(100위) 등이었다.

페이스북이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서 급속히 추락한 전후상황은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최근 최고경영자(CEO)의 주식 블록 매각 스캔들로 기업 주가와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카카오(카카오페이)의 상황과도 오버랩되며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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