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희귀한 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 가치 있는 것을 보다 저렴하게 얻어 판매해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 심리 등 앞서 말한 부분들이 최근 마돈나, 스눕독 등 유명 연예인 구매한 NFT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아쉽게도 잘못짚었다. NFT가 아니라 포켓몬 빵에 대한 이야기였다.
생각보다 포켓몬 빵과 NFT 프로젝트는 유사한 점이 많다. 사람들이 구매하는 이유를 입에 담지 않는 마케팅 방식, 처음에는 동등하게 희귀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랜덤함, 그 희귀함이 가치를 만들어 수익까지 만들어 낸다는 점 등 생각보다 NFT 프로젝트와 포켓몬 빵은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크립토펑크, BAYC, 국내의 메타콩즈의 성공 이후로 NFT Collection(PFP)들은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이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다. 민팅(NFT 등록) 과정에서 기술적인 한계를 드러내거나 프로젝트 운영하는데 미숙함을 보이는 등 많은 프로젝트들이 다양한 이슈들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포켓몬 빵과 NFT Collection이 유사하다는 가정하에 포켓몬 빵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들을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NFT Collection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린아이도 아닌 그들을 편의점으로 향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포켓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의 인기도 한 몫하겠으나 훌쩍 커버린 그들이 추억의 캐릭터 스티커가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서성이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포켓몬 스티커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슈화 24년에 다시 돌아온 포켓몬 빵은 어린 시절 즐겨 먹었던 빵을 다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슈화되기 충분했다. 또한 어린 시절 하나의 놀이 문화였던 포켓몬 스티커를 모을 수 있다는 점도 20대~30대에게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합리적인 가격 포켓몬 빵의 경우 1,500원이라는 가격은 일반적으로 납득할 만한 빵의 가격이다. 만약 구매의 목적이 빵이 아니라 스티커라고 해도 빵을 먹었다는 점에서 구매자가 손해를 볼 일은 없다. 가지고 싶은 스티커가 나오거나 가치가 높은 스티커를 얻을 수 있다면 최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미 구매자는 가격 대비 충분한 서비스(식품)를 제공받았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빵도 먹고 잘만하면 구매한 가격보다 높은 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구매자들에게 포켓몬 빵의 대량 구매까지도 합리적인 구매로 각인될 수 있는 것이다.
편리한 접근성과 한정된 구매 개수 편의점과 마트는 일반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너무 쉬운 접근성에 비해 구매가 한정적이다. SNS에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이 하루마다 명확하게 갈린다. 눈앞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SNS에서 더욱 이슈가 된다. 이제 추억의 빵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구매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희귀성과 수익 가능성 개봉하는 동시에 가치가 하락하는 기존 식품 품귀현상과 달리 포켓몬 빵의 경우에는 스티커가 함께 동봉되어 있어 개봉, 섭취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또한 빵 자체가 귀해져 빵을 구매해야만 얻을 수 있는 스티커는 더욱 구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이유로 스티커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2차 판매까지 일어나게 된 것이다.
포켓몬 빵이 NFT Collection (PFP)에게 주는 교훈
포켓몬 빵을 구매하는 주요 원인들을 살펴봤다. 포켓몬 빵은 초기에 적절한 이슈화와 한정된 개수 덕분에 구매 자체가 하나의 SNS 게시물이 될 정도의 파급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렇다면 앞서 포켓몬 빵과 NFT Collection들과 유사성이 깊다는 가정하에 이런 성공 요인 중 어떤 부분들을 놓쳐 NFT 프로젝트들이 실패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이슈화 보다 실현 가능성에 집중 무지성으로 NFT를 구매하는 경우를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구매자들도 출시된 여러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프로젝트가 제시한 가치들에 대해 변별력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강남 한복판에서 광고를 하고 유명 연예인과 함께 한다 해도 프로젝트의 가치가 명확하지 않고 Value가 없다고 판단되면 구매자들은 돌아서는 게 현실이다. 대중들이 메타버스의 실용성과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한 현재, 메타버스 구축이라는 말이 아직도 마법의 말로 들리기를 원한다면 오산이다. 포켓몬 빵이 맛과 스티커를 강조하기보다 24년 만에 돌아온 추억이라는 빵이라는 것을 강조해 90년 대생들로 타깃층을 명확히 하고 이슈를 형성했던 것처럼 NFT 프로젝트들도 메타버스와 같이 추상적인 텍스트보다 명확한 타깃과 프로젝트가 제공할 3D 공간의 명확한 사용처와 가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합리적인 가격 NFT만의 가치뿐만 아니라 여러 혜택의 가치까지 민팅 가격에 포함하여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려는 프로젝트들이 있다. 그 혜택이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만약 포켓몬 빵이 스티커의 가격까지 포함해 일반적인 빵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를 했다면 과연 현재와 같이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순수하게 빵만을 구매하려 했던 사람들과 추억 마케팅에 성공적으로 끌려온 구매자들, 이슈에 동참하고 싶어 SNS에 빵을 올리려던 구매자들의 다수를 잃었을 것이다. 먼저 다양한 목적의 구매자들을 확보해 커뮤니티와 이슈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자만에 빠진 선택 아다. 우선 합리적인 가격으로 예비 구매자들이 수긍할 수 있게 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켓몬 빵 역시 성공적인 판매 이후 이제야 시즌 2를 공개했다. 일부는 가격까지 상승한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일종의 V2 NFT와 같은 전략이다. 일부 마니아층을 확보한 이상 시즌 2의 구매 역시 뜨거울 것으로 예상한다.
접근성과 인식 개선 필요 현재 NFT는 마이너 하다. 가상 지갑에 입출금 하는 것조차도 현재는 어려워졌으며 특정 마켓플레이스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NFT는 접근성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카카오 지갑에 연동할 수 있는 '클립 드롭스'가 있긴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보는 성향이 아직 짙어 대중적인 시선이 그렇게 고운 편도 아니다. NFT가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 변화와 그걸 증명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소수들이 즐기는 투기 문화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희귀성과 수익 가능성 만약 삼립(제조사)이 빵 별로 스티커 획득 확률표를 공개한다면 특정 빵 구매량이 확실하게 증가하겠지만 그만큼 다른 빵의 구매량이 줄어들고 재고만 쌓여갈 것이다. NFT Collection들은 이미지 공개 판매(민팅) 후 레어 리티 표를 공개한다. 만장의 이미지 중에서 희귀한 이미지라는 것을 인증해주는 과정을 거치면 빠르게 가격 형성이 되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해괴망측한 이미지라고 해도 레어리티표에 가치를 인정받으면 가격이 급상승한다. NFT Collection이 가격대 형성을 위해 레어리티표를 공개하는 것은 결국 투기꾼을 빠르게 모으고 자극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밖에 되지 않는다. 수치화하지 않아도 특별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구매자들에게 지각해 준다면 가격 형성대는 늦어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NFT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체 불가능한 NFT가 명품화된 디지털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먼저 명품이 돼야 한다. 프로젝트 운영자들이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어떻게 하면 구매자들의 가상 지갑에서 돈을 빼올까 고민하기보다 자신들의 비전과 실현 가능성이 이후에 어떤 가치를 지니게 될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먼저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보급되어 사용된 이후 명품이 등장했다. 명품가방의 경우에는 먼저 짚으로 짠 가방이나 공장에서 찍어낸 가방이나 그 가격에 만족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존재했다. 물건을 담는 가방이 범용적으로 사용되자 부자들이 남들과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싶을 때 제작되는 것이 명품이었다.
NFT는 반대로 가고 있다. 판매 수익을 올리기 위해 몇 개의 레어도 높은 이미지, 인기가 높고 가격도 높은 프로젝트들만 거래가 되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프로젝트 이미지 중 무수히 많은 평범한 이미지들은 적당한 사용처가 없이 그냥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이미지들의 사용처가 없는 현재 NFT 프로젝트의 미래는 어둡다. 메타 콩즈와 같이 NFT소유 동시에 수익을 발생시키게 되면 평범한 이미지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다. 그 하나의 가치가 2,000만 원을 호가하는 지금 평범하고 범용적인 이미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디지털 이미지(NFT)가 자산으로 평가받고 싶다면 누구나 수긍할만한 가치를 먼저 만들었으면 좋겠다. NFT가 터무니없는 가격에 부자들의 디지털 돈 자랑, 디지털 투기가 전부라면 대체 불가능하건 탈중앙화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냐고요? 소재는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조직 곳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잘 드러나지 않은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해 보세요. 가만 있어도 주목 받는 핵심부서 직원이나 고위직 임원의 이야기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아요. 이들은 ‘슈퍼 히어로’에 더 가까워 대다수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쉽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대신 평범한 직원들이 행한 평범하지 않은 일들을 전하는 건데요. 나와 비슷한 동료가 이뤄낸 일은 슈퍼 히어로 이야기보다 훨씬 큰 공감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구성원의 성취 동기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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