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푸드테크 산업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미래고기 산업이라 일컬어지는 ‘대체육’ 분야다. 인류의 단백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 대안으로 미래 고기가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1년 간 50억원 이상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명단에 다나그린, 스페이스에프, 이노하스, 씨위드 등 대체육 업체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업조사 전문기관인 데이코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2 글로벌 식품, 외식산업의 푸드테크 기술개발 동향과 사업화 전략’에 따르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3420억달러(약 4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드테크 산업은 농작물 재배를 비롯해 밀키트, 로봇셰프, 잔반 처리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것은 미래 고기 산업이라 일컬어지는 ‘대체육’ 분야다.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과 과도한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단백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 대안으로 미래 고기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기 대신 대체육 등을 1Kg 소비 시 토지 사용량은 95%가 줄고, 물 사용량의 74%가 절약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87%가 저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대체육도 세분화하면 배양육, 식물성 고기, 식용곤충 등 제조 방식과 원재료에 따라 다양성을 띈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는 최근까지 호기심 수준이었다. 판매 허가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어 대중화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2020년 말 싱가포르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배양육 개발 업체인 ‘잇저스트(EatJust)’가 만든 배양 닭고기가 세계 최초로 판매 허용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싱가포르는 배양 닭고기 뿐 아니라 현지 업체인 ‘시오크미트(Shiok Meats)’의 배양 새우 제품, ‘엔츠이노베이트(Ants Innovate)’의 배양육 스낵에 대해서도 식품 판매허가를 내 줬다.
알고 보면 다양한 ‘대체육’, 우리는 이미 먹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 역시 최근 1년간 50억원 이상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명단에 다나그린, 스페이스에프, 이노하스, 씨위드 등 대체육 업체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달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비건 베지노믹스페어’에서 대체육 스타트업들이 선보인 제품들은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대체육을 둘러싸고 제기된 일반 고기와 다른 맛과 식감 문제가 현격하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체육 판매에 물꼬가 트이며 최근에는 CJ제일제당, 대상, 청정원 등 식품대기업들도 지난해부터 대체육 스타트업과 잇따라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있다. 또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소비, 탄소배출 등의 문제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름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도 대체육 시장이 부상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따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올해 안에 배양육에 대한 제조·가공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하는 등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새삼 놀라운 점은 이러한 대체육이 이미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만든 대체육은 써브웨이, 도미노피자에 공급돼 대중에 판매되고 있다.
대체육의 또 다른 게임 체인저, ‘배양육’ 스타트업 부상
대체육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크게 식물성과 동물성으로 나뉜다. 식물성은 콩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가공해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동물성은 다시 곤충을 가공하는 방식, 가축의 세포를 추출해 배양하는 배양육으로 구분 된다.
식물성 대체육이 이미 제품화 단계라면 동물성 대체육은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많다. 곤충을 가공한 대체육의 경우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곤충이라는 원료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아 한계를 띄고 있다.
반면 배양육의 경우는 아직까지 제품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단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만 한다면 콩, 식용곤충 등 다른 대체 단백질에 비해 실제 고기와 가장 가깝고 생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 때문에 유망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컨설팅 업체 A.T. 커니에 따르면 오는 2040년 배양육 시장은 무려 4500억달러(약 533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전체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공장기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배양육 개발 전용 식용 세포지지체(근육세포가 근섬유로 자라기 위해 필요한 구조물)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다나그린이 2020년 국내 최초 배양육 시식회를 열기도 했다.
해조류 성분의 배양액을 개발해 한우 세포를 배양하는 씨위드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씨위드는 배양육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 대신 배양육 업체들에게 배양액을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다짐 돈육 스타일의 배양육으로 소시지와 햄버거 패티, 치킨 너겟 등의 시제품을 발표한 스페이스에프의 경우는 최근 대상, 롯데 등 주요 식품기업과 협력해 상품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식물육 Vs. 배양육, 미래고기 주역은?
이제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대체육 시장은 크게 식물육과 배양육으로 나뉘고 있다. 식물육은 이미 상품화에 성공해 소비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대체육은 아직 개발 단계를 거치고 있다. 과연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일단 식물육은 콩 단백질을 기본 베이스로 한다. 여기에 고기와 유사하게 하기 위한 추가 재료를 넣는데, 이를테면 비트즙 등으로 고기의 붉은 빛깔을 표현하고 코코넛 오일 등으로 육즙을 대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뭔가 부족하다. 그래서 추가되는 것이 헴(heme)이라는 성분이다. 이는 헤모그로빈의 주요 성분으로 식물육에 섞을 시 고기의 맛이 느껴지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단점으로는 일부 식물육의 재료에 쓰이는 콩 등의 작물이 유전자 변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반면 배양육은 그 원료가 실제 동물의 근육줄기세포 또는 배아줄기세포라는 점에서 실제 고기와 매우 유사한 맛과 식감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양액 기술이 더욱 고도화될 시 생산 속도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식물육과 달리 유전자변형작물 사용 논란도 피할 수 있고, 동물에서 고기를 생산하는 방식에서 꾸준히 제기된 도살에 따른 동물 윤리 문제, 항생제 오남용, 온실가스 배출 등에서도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개발단계지만 글로벌 기업으로는 이스라엘의 푸드테크 기업인 ‘퓨처미트테크놀러지(Fu Future Meat Technologies)’가 세계 최초로 산업용 배양육 시설을 설립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시설에서는 하루 햄버거 5000개에 해당하는 500Kg의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기존 축산 분야의 고기 생산 주기에 비해 20배 정도 빠른 속도로 알려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미 닭고기와 돼지고기, 양고기는 생산이 가능하며 조만간 쇠고기 생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다만 배양육이 넘어야 할 벽은 비싼 가격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치킨 너겟 1개의 가격은 50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한편으로 가격 문제에 직면한 배양육 분야에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인 셀미트가 제시하는 해법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름 아닌 해산물 배양육이다. 국
내외 기업들이 사육동물을 활용한 배양육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해산물 배양육 개발에 집중한 셀미트는 울릉도 인근 바다에 서식하는 독도새우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새우 배양육을 개발한 것이다. 셀미트는 내년 상반기 중 연간 1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독도새우 배양육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는 지난해 말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지 6개월 만에 이뤄지는 상용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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