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카 수직공항 구축 비용, 누가 내야 할까?

현재 미국 연방, 주 및 지방 정부는 도시항공교통(UAM) 시대의 핵심인프라인 수직공항 재정 지원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를 중요 사항으로 삼아 논의중이다. (사진=우버 엘리베이트)

전 세계 기업들이 오는 2025년 전후로 도심 전기수직이착륙(eVTOL) 플라잉카 기반 상용서비스를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도시공항교통(UAM) 사업의 또다른 축이 될 수직공항(vertiport·버티포트)의 엄청난 건설비용 관련 논의는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듯하다.

최근 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수직공항 구축 재원 마련 논의의 필요성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즉, 정부·지자체와 민간사업자가 어느 정도의 재원을 각각 부담해야 하는지, 어떤 용도를 기준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각 지자체들은 어떤 근거와 방식으로 버티포트 구축을 진흥할지 등을 논의하고 결정할 필요성이 그것이다.

이런 가운데 eVTOL뉴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에 세계최초의 수직공항을 구축한 에어원 에어포트 리키 산두 대표와 미국의 수직공항 컨설팅회사 파이브알파의 렉스 알렉산더 회장, 그리고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수직공항 지원법 등을 통해 수직공항 인프라 구축 관련 재원 논의의 포인트를 살펴봤다.

영국 정부, 수직공항 자금 조달 리스크 보상

영국의 수직공항 구축업체인 어반에어포트는 코번트리에 세계 최초의 에어원(Air-One) 수직공항을 만들면서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키 산두 어반에어포트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정부가 자국 및 세계 최초로 건설된 자사의 플라잉카 운항 시범 수직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투자한 것을 “업계에 대한 신뢰”라고 묘사한다.

그는 “전 세계 정부도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기 인프라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며, 이는 전체 부문에서 엄청난 자신감을 높여 주었다. 이제 그 씨앗을 가지고 재배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라고 말했다.

이 수직공항 프로젝트에 정부가 시드 머니를 투자하는 모델은 전 세계 정부가 eVTOL 인프라 개발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지만 분명 다른 짚어볼 점들도 있다. 이 자금은 영국 정부의 비즈니스, 에너지, 산업 전략에 의해 시작된 미래비행도전(Future Flight Challenge) 프로그램을 통해 eVTOL 부문을 자극하기 위한 지원금에서 나왔다.

산두는 “수백 개의 응모작에 20명 정도의 수혜기업이 있었고, 인프라 부문 수혜업체는 우리 뿐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첫 수직공항 개발 및 건설 비용의 약 20%인 120만 파운드(미화 150만 달러·약 19억원)를 받았고, 나머지는 우리 자신과 다른 파트너들이 투자했으며, 부지는 코번트리 시에서 혁신을 위해 제공했다”고 말했다.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어반에어포트사의 세계최초의 에어원 시범 수직공항 개발에 사용된 종잣돈은 영국정부의 ‘미래 비행 도전’이라는 프로그램 보조금에서 나왔다. (사진=어반 에어포트)

그는 이어 “현 시점에서 에어원은 미래 비행 도전 프로그램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 우리의 미래 프로젝트 중 일부는 다른 정부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민간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영국 정부가 우리에게 더 이상의 보조금 지원을 하지 않겠지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더 많은 인프라 재정 지원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의 정부의 지원은 우리와 이 업계에 큰 자신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코번트리 시에 위치한 ‘에어원’ 수직공항은 지금까지 이런 도심 지역에서 비행한 적이 없는 150파운드(68kg) 화물 드론이 참여하는 비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비행 경로에는 다른 교통 및 사람이 없었다), 일반인들이 현대차그룹 UAM 자회사인 슈퍼널의 ‘S-A1’ 플라잉카 택시 프로토타입을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수십대의 경찰 드론 비행도 있었다. 경찰은 이 수직공항을 계속 이용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어반에어포트는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5년 간 현대차그룹과 자회사 슈퍼널, 그리고 기타 다른 민간 기업과의 거래 등을 통해 전 세계에 200여 개에 수직공항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첫 주문 2개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다이먼드 그룹(Dymond Group)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어반에어포트는 또한 7월 중순 마감할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통해 투자금을 받고 있다.

산두 어반에어포트 CEO는 “eVTOL 시험 비행이 계획돼 있는 해외 수직공항에 대한 소식이 곧 전해질 것이지만 아직 그곳이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는 민간 지원을 받고 있지만, 영국 정부의 ‘미래 비행 도전’ 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통해 다른 연방 정부나 주/지방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다른 수직공항 건설업체들이 따르기에 정말 좋은 모델이다. 그 도전은 매우 경쟁적인 과정이었고, 그것은 바로 납세자들의 돈이기에 그래야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원금을 주는 과정에서 정부는 가치 있는 것으로 판명된 위험을 감수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이곳에서 이룬 성공을 보면서, 그들 중 일부가 영국의 선례를 따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수직공항 건설비 지원 가능성은?

비록 이런 일이 일어날 방법들이 아직 분명치는 않지만 적어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정부는 수직공항 건설에 자금을 제공하는 데 관심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서는 수직공항 건설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그 내용은 “주 당국이 세 가지 주요 경로를 통해 어떻게 시민들에게 화물 및 여객 서비스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제공할 수직공항 네트워크 개발을 촉진할지”를 담고 있다.

첫째, 주 정부가 지방 토지 이용 당국들이 적절한 수와 다양한 수의 수직공항 위치를 보장하도록 장려하게 된다.

둘째, 주 정부는 수직공항 소유자와 운영자에 대한 독점권의 부여를 금지함으로써 경쟁과 공평한 접근을 촉진하게 된다. (eVTOL에 따르면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 본사를 둔 슈퍼널(현대차그룹 자회사)은 자신들이 플라잉카를 출시하기 전에 출시준비를 하게 될 다른 eVTOL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보호를 받기 위해 많은 로비를 벌였다.)

셋째, 웨스트 버지니아주는 또한 ‘공공용’ 수직공항 계획 및 건설을 위한 자금을 제공할 수도 있다. 실제로 수직공항이 공공용인지 민간용인지, 그리고(또는) 공공기관소유인지 개인소유인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적용하는 수직공항이 연방자금을 받을 수 있는지에 적용되는 두 가지 분류방식이다.

그러나 이 자금에 접근해 사용하는 데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버티포트 컨설턴트사 파이브 알파의 렉스 알렉산더 회장은 “미국내 약 6000개 헬기장 중 오직 1%인 58개만이 공공용 헬기장이고 이 중 단 3개만이 공항개선 프로그램(AIP) 기금을 사용한 적이 있다”면서 “추가로 누군가가 이러한 연방 보조금 돈을 사용할 때, 그들은 연방 보조금 보증에 의해 설정된 모든 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지적한다. (공공 이용 시설은 공항 개선 프로그램(AIP)에 따른 연방 보조금 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다.)

수직공항에 국가(연방)보조금 적용하기

알렉산더 파이브 알파 회장은 “연방 기금으로 많은 돈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 외에도, 공공용 수직공항은 또 다른 이유로 최선의 생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교통 생태계가 끌어들이려고 하는 처리량 규모를 고려할 때, 공공 사용 모델은 합리적 위험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구하는 처리량 규모 수준을 달성하는 데 있어 커다란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공공용’ 수직공항 시설들은 이를 사용하는 소유자·운영자에 대한 사전승인 요건이 필요치 않으며, 또한 제대로 인증을 받고 제대로 갖춰진 항공기를 조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장 접근이 허용되기에 위험하다.

이와 반대로 수직공항들이 개인 소유이고 개인 용도의 경우 위험 수준이 훨씬 낮다. 그는 “그런 시설 소유자는 수직공항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완전한 감독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운영자들에게 최소 보험, 최소 면허 및 추가 교육과 같은 것을 포함하는 합의를 한 후에 사용토록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연방항공청(FAA)이 수직공항을 잠재적 연방 기금 수혜대상이 될지를 결정하는 두가지 분류방식은 수직공항이 공공용인지 민간용인지, 그리고(또는) 공공이 소유했는지 민간이 소유했는지 여부다. (사진=현대차그룹)

수직공항 민영화 위한 새로운 분류 필요해져

그러나 알렉산더의 관점에 따르면, 진정한 수직공항 민영화를 허용하려면 새로운 연방(국가) 분류 도입이 필요하다.

그는 “현재 많은 주에서 상업적 이용에 대한 추가 분류를 인정하고 있다”며 “이는 민관 협력이 있을 수 있는 곳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뿌리내릴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는 유럽, 중남미, 아시아에서는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미국에서는 비참하게 실패했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 주차장을 갖고 있는 리프(REEF)와 손잡고 선택된 주차장의 옥상을 수직공항으로 만들기에 나선 eVTOL회사 아처에이비에이션의 사업 개발 책임자인 앤드류 커민스 이사는 최종 규제가 마련됨에 따라 공공-민간분야의 수직공항 투자 계획이 미국의 도시항공교통(UAM)의 일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예상으로는 많은 초기 수직공항들이 민간부문 자금을 조달한 후 서비스가 확장되면, 공공-민간 협력자금 같은 다른 자금 조달 모델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할 것이다. 아처는 인프라 개발자, 소유자 및 운영자와의 파트너십을 포함한 우리 회사의 모든 옵션을 따져보고 있다. 여러 측면에서 협업을 성공적인 이 업계 내 출범의 열쇠로 보고 있다. 사실 많은 기존 공항 소유자/운영자들이 기존 핵심 사업의 자연스러운 연장인 수직공항에 투자하려 한다. 다른 초기 단계 기업들이 가치 사슬의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간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미국 정부가 이 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해 또다른 첨단 항공교통 관련 자금지원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는 일부 정부 보조금은 수직공항 그 자체에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항공 교통 통제와 기상 보고를 위한 시스템 개발과 구현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결국 정부와 각지자체, 그리고 사업참여 민간 업체들은 오는 2025년 도입될 플라잉카 시대를 맞아 일부 공공성격까지 갖는 이 사업 성공을 위해 지금부터 다각적 논의와 대책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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