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중동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격적으로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침공에 성공한 데는 대규모 무인항공기(드론·UAS)를 앞세운 사전 공습 효과가 절대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마스는 국경 급습에 앞서 140~150대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최소 3곳의 통신탑은 물론 적 침투시 자동사격이 되는 무인기관총 포탑까지 폭격해 무력화 시켰다. 드론을 활용한 엄청난 침공 위력은 섬뜩하다. 남북 군사대치 상황에서 9.19남북 군사합의로 휴전선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까지 파괴해버린 우리로서는 첨단 원격 작동 기관총과 통신시설까지 갖춘 감시탑이 뚫린 이 상황이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군도 최첨단 센서와 CCTV 등으로 휴전선을 지키고 있고 여러 정부에 걸쳐 날로 줄어드는 병사 수를 첨단 장비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스라엘 최첨단 감시탑이 뚫렸다.
이스라엘은 적이 와도 까맣게 몰랐다. 기계가 먹통이 됐는 데도 단순 고장이라 여긴 채 안일하게 방치했다. 기껏 마련해 놓았던 2차 경계장비인 감시 기구(풍선)도 더 이상 필요없다고 방치했다가 사태 발발 후 뒤늦게 재가동했다. 하지만 그동안 방치했던 장비를 급작스레 조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극히 일부만 재가동할 수 있었다.
북한 드론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나라 수도 서울을 정탐하고 간 것조차 몰랐다가 뒤늦게 알고 야단법석을 떤 게 채 1년도 안된 지난해 12월이었다. 지난 2017년 철원군 GP에서의 북한군의 노크 귀순 당시도 떠오른다. 만일 귀순자가 아니었고 특공대였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번 하마스의 전격적 이스라엘 침공 및 민간인 학살 및 납치 사태는 최첨단 무기로 국경을 지키고 있다 해서 방심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에겐 북한의 불시도발 가능성에 대한 타산지석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유비무환이다. 만일 적 드론이 오는 걸 알았다 해도 드론 대응장비(카운터 드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눈뜨고 당할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이 철통방벽이라며 자랑하던 가자 국경의 첨단 초병(哨兵)기술인 센트리 테크(Sentry Tech)는 어떤 것인지, 하마스는 이를 어떻게 뚫었는지 알아봤다. 또 날로 공격 능력을 더해가면서 국지전의 성패를 가를 중요 변수로 떠오르는 드론 습격에 미군은 현재 어떤 장비를 현장에서 운용중인지도 알아봤다.
이스라엘 디펜스, 디펜스 업데이트, 드론라이프, 에어포스테크놀로지, 디펜스 솔루션즈 발표 등을 참고했다.
①최첨단 ‘센트리 테크’ 어떻게 뚫었나
②미군의 위력적 휴대형 ‘카운터 드론’
이스라엘이 남쪽 가자 지구를 향해 구축한 국경 방어 시스템에는 적군(하마스) 침투시 자동발사되는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저격 기관포 감시탑이 약 100개 정도 구축돼 있다. 각 감시탑 주변에는 레이더와 광학 장치가 설치된 방어시스템이 있고, 감시탑 위에는 기관총이 설치돼 있다. 이 탑들은 이스라엘 엘빗사의 열 이미지 처리 및 목표물 획득 시스템인 마스(MARS) 시스템과 연결돼 있으며 여성 관찰자들은 콘크리트로 된 전쟁실(War Room)에서 작업하고 있다. 국경선 근처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면 이 관찰자들은 이 타워에 설치된 방송 장비를 사용해 거동 수상자를 ‘수상자 체포'(suspicious arrest) 절차에 따라 체포하고 필요한 경우 총격을 가한다. 그런데 이 첨단 감시장치가 총한발 쏘는 일 없이 뚫려 버렸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방어 장비까지 무력화시킨 것은 결국 방심이었다.
이스라엘군, 감시 포탑 이상에도 단순 기계 결함으로 생각
이스라엘 디펜스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7일(현지시각) 오전 6시 30분에 폭탄을 장착한 140~150대의 무인기를 발사했으며 ’동시에‘ 모든 기관총 탑 발사 지점을 무력화시켰다.
100개의 감시포탑 기관총에서는 단 한 발의 총알도 발사되지 않았다.
기관총 포탑이 무너진 후 하마스는 추가로 22개의 마스(MARS) 카메라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는 전체 이스라엘방위군(IDF)과 이스라엘 사단 관측자들이 가자지구를 살펴보는 눈이었다. 그 관찰 카메라 화면이 어두워졌다.
불행하게도 텔아비브의 외딴 지역과 지하 최고 지휘소에서는 이를 기술적 결함이라고 생각하고 기술자가 시스템을 수리하기를 기다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 몇 분 사이에 하마스 특공대를 태운 도요타 차량과 오토바이가 국경을 뚫고 IDF 전초기지와 주변 정착촌으로 돌진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7일 오전 하마스 특공대인 노바(Nohva) 부대는 이스라엘방위군(IDF) 전초기지를 인수하기 위한 수개월 간의 훈련을 마치고 도착했다. 이들의 일부 훈련은 IDF에 눈에도 띄는 가자의 하마스 시설에서 진행됐다.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철책을 뚫었고 조향장치를 열던 IDF 탱크를 무력화한 후 수파, 랭, 나할 오즈, 에레즈 등의 전초기지로 급히 달려갔다.
대규모 RPG(대전차 로켓 발사기) 사격이 있었고, 수류탄 수백 발이 던져졌으며, 소형 무기를 쐈다. 적게는 300~400명, 많게는 3분의 1이 전투 훈련을 받지 않은 관찰직이었을 이스라엘 병사들은 절망적이었다. 보호된 기지에 있던 전사들이 속옷 차림으로 붙잡혀 사망했다. 하마스는 모든 것을 촬영해 발표했다. 기지에 경보가 울렸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IDF 사단은 침묵했다. 당시 일부 병력은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로 내려갔고, 다른 일부는 휴가였다. 누구도 그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첨단 정보통신 기술실부터 무력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이날 이스라엘 기지에 침투해 정보통신기술실을 무력화시켜 IDF의 통신을 차단했다. 아무도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다.
가자지구 국경에서 7km 이내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인 오테프(Otef, Gaza envelope)로 불리는 지역과 나머지 지역, 오테프 동쪽과 북쪽 사이의 통신이 끊겼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개념의 디지털 지상육군, 그리고 이들과 연결된 IDF는 하마스와의 30~60분 간 전투 끝에 완전히 무너졌다. IDF와 별개로 오테프에 도착한 경찰 또한 IDF와 발맞춰 행동할 수 없었다. 통신이 없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무사안일 때문이었다.
가자지구의 국경 방어선은 2021년 12월 IDF가 장벽이 완성되고 밀폐되었다고 보고한 때를 포함해 지난 몇 달 동안 방치됐다.
게다가 IDF는 독립적인 기구(풍선) 기반의 두 번째 적 정보수집 라인을 취소해 버렸다.
이것이 IDF 사단의 정체와 정보 실패에 더해 오테프와 그 너머에 있는 이스라엘인들을 보호하는 데 엄청나게 실패한 이유다.
관측용 풍선은 어디에 있었나?
열 이미지 처리 및 목표물 획득 시스템인 마스(MARS) 시스템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돼 있는 적 관찰용 기구(풍선)들은 하마스 특공대가 침투한 7일 아침에 현장에 없었다.
이 풍선들은 1km 떨어진 곳도 볼 수 있는데 첫 번째 적 관측선이 무너지면 ‘2차 방어선’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2년 동안 IDF는 이 풍선에서 오는 동영상을 직접 MARS에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으로써 동영상 방송이 IDF 관측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하마스 특공대가 침투한 당일에 가자 지구 국경을 살피던 사단 관측 영상은 모두 꺼져 있었다. 이날 아침에는 관측 기구가 현장에 없었다.
이는 몇 달 전 IDF가 풍선을 작동하다가 실수했기 때문이었다. IDF는 날씨가 불순해서 기구를 작동시키기에 부적합했고, 이에 3개의 풍선이 파손됐지만 이의 수리를 거부했다.
풍선이 파손됐을 때 카메라 제조사는 IDF에 연락해 추가 지원이 없어 아날로그 감시 카메라 수명이 다했다고 경고했다. IDF가 원했다면 계약을 체결해 더 나은 작동 반응을 제공하는 디지털카메라로 전환해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IDF는 “우리가 왜 풍선에 투자해야 하나?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수십억 셰켈(1셰켈=약 340원, 수천억 원)의 돈을 투자한 완벽한 장애물인 밀폐된 울타리를 가지고 있다. 아무도 해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IDF는 독립된 두 번째 정보 라인인 풍선에는 더이상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침투할 때 가자 국경에 풍선은 없었던 이유다. 전투 발발 6일 만에 뒤늦게 풍선 일부가 재가동됐다. 이들은 탱크, 드론과 함께 전투 현장 병력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가 됐다.
하마스의 침공을 받은 가자지구 국경지대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경 전체 에 걸쳐 기존 풍선보다 더 많은 풍선이 필요하다. 또 풍선을 이용한 관측 시스템과 적합한 카메라를 제작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기성품이 아닌 주문 제작품이다.
레바논 국경도 가자 국경과 유사 상황
남부 가자뿐 아니라 이스라엘 북부에 면한 레바논 국경도 유사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가자 국경의 방어 초소 점령이 레바논 국경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레바논 무장 세력 헤즈볼라가 이번 하마스 기습공격에 지지를 밝히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IDF는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에 MARS 시스템을 포함한 스마트 펜스를 설치한 후에야 가자지구에 동일한 기술을 적용했다. 하마스의 계획은 또한 헤즈볼라의 계획이기도 한 셈이다.
한가지 차이라면 IDF가 이젠 경계심과 긴장감을 갖고 하마스 침투일인 지난 7일 이후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레바논 국경에도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의 기습을 이용하지 않았으며,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국경지대의 감시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가자지구에서와 같은 MARS 체계를 무력화시킬 경우를 대비해 두 번째로 독자적인 (기구같은)관측 라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IDF는 아직 가자 국경의 모든 기지를 회복하지 못했다. 파괴된 저격탑들을 복구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새로운 MARS 시스템들과 감시 탑들도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지난 7일 하마스 특공대 국경마을 침공때 집에 있으면서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본 감시탑 근무 여성 관찰자들은 다시는 관찰직 관리자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가자지구 부서도 적 관찰직 인원 보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디펜스는 이 보도에서 이와 관련한 참사에 대한 설명을 자제하겠다며 언급하지 않았을 정도다.)
이스라엘이 안심하던 국경 보호용 최첨단 초병 기술(Sentry-Tech)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이 자국군을 위해 개발한 전형적 최전방 초병 기술(Sentry Tech)은 원격조종 네트워크(Remotely Operated Weapon ROW) 무기체계다. 이는 최소한 지난 2008년부터 가자지구 국경을 따라 운용돼 왔다.
국경 울타리를 따라 있는 토치카 타워에 배치된 '센트리테크' 기관총을 장착한 무기소들이 이 국경선을 지켜 왔다.
이 시스템들의 역할은 팔레스타인 하마스 요원들이 국경에 접근하여 매복 공격, 지뢰 및 급조폭발물 (IED) 설치 및 이스라엘 국경 순찰대를 목표로 하는 작전을 제거하려는 이스라엘군 노력을 보조하는 것으로 묘사돼 왔다.
센트리테크 장비들은 일상적으로 국경선을 감시하는 관찰자들에 의해 작전명령센터로부터 원격조종된다.
목표물 탐지는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 지상 및 공중 관찰 내용을 처리한다.
목표물이 탐지되고 이것이 센트리 테크 기반 진지(감시탑)의 사정거리 이내에 진입하면 기관총은 지정된 목표물을 향한다. 단일 운용자에 의해 여러 개의 감시 포탑 기지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목표물과 가장 효과적으로 교전하기 위해 하나 이상의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목표물이 유효하고 상황이 교전규칙에 부합할 경우 무기 발사가 승인된다.
이전에는 이 과정이 위치, 서비스, 영역에 따라 다른 세력을 임기응변으로 통합해야 했기 에 너무 오래 걸렸다. 이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하면 모든 과정이 한 방에서 진행돼 전체 과정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권한을 유지하면서 거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
원격 조작되는 무기를 배치하기 전에 관찰자들은 제한된 효과로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이그들은 효과적으로 의심되는 목표물을 탐지하고 위치를 찾고 추적할 수 있었지만, 그러한 목표물을 '사격자'에게 넘겨주는 것은 너무 길고 복잡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게다가 목표물이 사라지거나 상황이 바뀌면 용납할 수 없는 부수적인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행동할 기회를 자주 없앴다.
새로운 보초 기술은 감시탑을 통합된 ‘감지기 및 화기 발사기’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이스라엘의 관찰자들이 동기화된 화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플랫폼은 신속한 대응군과 공중 공격 플랫폼이 이전에 수행했던 위험한 작업의 일부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4년 최초의 센트리 테크 시제품이 성공적 평가를 받자 제조사 라파엘은 가자 국경선에 다수의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센트리 테크는 토치카에 고정 설치된 라파엘의 미니 샘슨(Mini-Samson) 무기 스테이션 또는 이전 가능한 타워 시스템을 활용한다.
각 유닛에는 7.62인치 또는 0.5인치 기관총이 장착되며, 방탄 캐노피로 적의 사격과 활동으로부터 보호받도록 설계돼 있다.
이 시스템은 주로 원격 조종에 의해 작동되지만 필요할 때 수동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은 관측 장비와 통신 링크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는 섹터의 작전지휘센터로 연결된다.
센트리 테크는 관찰자에게 정밀 공격 치사율을 부여하고 킬 체인을 마감할 수 있는 능력을 극적으로 증가시켜 노출된 목표물을 즉시 공격한다. 직접작 기관총 사용 이외에도 관찰자는 광학 유도 미사일인 스파이크 LR(Spike LR)과 레이저 유도 무기인 라하트(Lahat) 같은 정밀 유도 미사일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