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커머스 시장 어떻게 흘러가나… 주요 관전 포인트는?

[AI요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터넷 업계 전반이 정체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 역시 어수선했던 상반기를 뒤로하고 남은 하반기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 전략에 마침표를 찍고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을 위한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 11번가 등은 오히려 영업손실이 확대되며 고민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커머스 업계의 적자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쿠팡의 경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터넷 업계 전반이 정체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 역시 어수선했던 상반기를 뒤로하고 남은 하반기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쿠팡이 적자 폭을 줄이며 대세 굳히기에 들어가는 가운데, 상반기 적자 폭이 커진 SSG닷컴, 11번가 등은 그간 미뤄졌던 상장 준비에 다시금 시동을 걸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새벽배송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 22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 뒤 공모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업계에서 드문 흑자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아시스마켓 역시 상반기 내내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동반 성장하며 다음 달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언했던 ‘계획된 적자’ 전략 입증하며 흑자 드라이브 걸고 있는 쿠팡

쿠팡은 올 2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계획된 적자' 전략에서 '흑자 전환'으로 전략을 바꾸는 모양새다. (이미지=픽사베이)

수년째 적자폭이 심화되면서도 ‘계획된 적자’를 강조하던 쿠팡의 공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분기 쿠팡은 영업적자 84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7%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3월 미국 상장 이후 처음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매출 증가세도 놀랍다. 쿠팡은 2분기 6조35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7%가 증가한 수치로 이머커스 업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뒤를 따르는 이마트(SSG닷컴, G마켓 등 포함)의 2분기 매출은 4조7211억원으로 쿠팡과는 무려 1조6289억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쿠팡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물류 효율화를 꼽고 있다. 그간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 100여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그와 동시에 무인운반로봇(AGV), 자동분류기(오토소터) 등으로 물류 자동화 기술을 추가하는 중이다.

이와 같은 쿠팡의 물류 효율화와 자동화는 올 초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물가가 폭등하고 각종 비용이 상승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적자를 감수하며 지속적인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통단계를 줄여 온 성과가 비로소 결실을 맺는 셈이다.

이처럼 매출은 지속적을 증가하고 적자 폭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쿠팡은 이제 ‘계획된 적자’ 전략에 마침표를 찍고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을 위한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손실 확대 성적표 받아든 SSG·11번가… 수익성 개선 골몰

SSG닷컴은 G마켓과 협업 프로젝트를 강화하며 수익성 개선에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계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는 현상은 변함이 없었지만, 앞서 큰 폭의 실적 개선 성과를 낸 쿠팡과 달리 SSG닷컴, 11번가 등은 오히려 영업손실이 확대되며 고민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마트 다른 커머스 부문을 제외한 SSG닷컴만 봤을 때 올 상반기 매출은 84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5%가 증가한 실적이지만, 문제는 662억원을 기록한 영업손실이다. 이는 전년 대비 366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이마트 계열의 G마켓 역시 같은 기간 18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SSG닷컴은 올 하반기 G마켓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에 좀 더 신경쓰겠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 올 하반기 24개로 예정됐던 대형 PP(Picking&Packing)센터 확충 계획을 12개로 조정, 단계적 확대로 방침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SSG닷컴이 이미 수년 전부터 상장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연이어지는데다 경기침체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상장과 관련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한 내년 상장을 점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1조 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5년 내 상장 추진이나 총거래액(GMV) 기준 10조원 달성’을 전제로 환매청구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FI는 SSG닷컴이 거래액이나 기업공개(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시 환매청구권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초 SSG닷컴이 3000억원 추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협의를 거쳐 GMV 기준을 5조1600억원 달성으로 바꾼만큼 이미 조건을 달성했다는 의견도 있다. 즉 SSG닷컴은 상대적으로 상장 준비에 여유가 있는 셈이다.   

11번가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올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 증가한 1418억원을 기록해 체면치레는 했다지만 문제는 450억원을 기록한 영업손실이다. 전년 동기 대비 31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11번가는 수익성을 제고하면서도 ‘성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주춤했던 IPO 전략, 하반기에는?

한때 경쟁적으로 불붙었던 이커머스 업계의 IPO바람은 최근 급변하는 시장 상황으로 인해 사그라드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마켓컬리가 5개월 만에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경쟁적으로 IPO 준비에 나섰던 이커머스 업계는 최근까지 급변하는 시장 상황으로 인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마켓컬리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사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다시금 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마켓컬리는 만성 적자, 대표의 낮은 지분율 문제, 복잡한 지분 구조 등으로 예비심사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예비심사에 통과한 만큼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6개월의 시간을 번 셈이다.

앞서 언급된 SSG닷컴과 11번가 역시 상장 대기 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외 악재로 인해 증시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때 불붙었던 IPO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키고 있다. 즉 공모가 산정이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번가는 내년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11번가는 지난 24일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를 선정하며 ‘상장 추진팀’까지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장을 위한 투자’ 지속 의지를 표명한 것도 이러한 상장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SSG닷컴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해 GMV 목표 달성 등 투자자 환매청구권 조항을 충족시킨 상태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지난해 상장주관사 선정까지 하며 당초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한 계획도 일단 내년으로 미룬 상황이다.

한편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의 경우는 여전히 연내 상장 목표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올 2분기 영업이익 71억9000만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71%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흑자 구조를 발판 삼아 KT, KT알파, 이랜드리테일 등 협력사와 함께 이커머스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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