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법학회는 특별세미나를 개최하고 디지털 시대 소비자 목소리가 반영된 플랫폼 정책의 필요성 및 규율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디지털 시장에서의 플랫폼과 소비자( I )’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일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현수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디지털 시대의 플랫폼과 소비자”를 주제로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플랫폼의 역할과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고형석 한국해양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건식 공정거래연구센터 연구위원, 윤정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김도년 한국소비자원 팀장, 박신욱 경상대 법학과 교수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현수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는 플랫폼과 관련된 가장 큰 축임에도 국내 플랫폼 관련 논의는 그동안 경쟁법적 관점에서만 이루어져 소비자의 관점이 제대로 투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소비자 관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 규율은 글로벌 시장에 만연한 경쟁적 관점에서의 규제입법보다는 사업자나 단체를 통한 자율규제를 기본원칙으로 하되, 국내 플랫폼 시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소비자 보호 관점의 입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를 통해 “국내 플랫폼 산업 혁신의 순기능을 지속하고 경쟁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달성하는 방안을 이끌어 내야한다”고 제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플랫폼의 문제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지 실태조사가 필요하고, 소비자 보호와 시장의 신뢰를 위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사업자 스스로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선 강력히 처벌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디지털 플랫폼은 복잡한 구조로 얽혀 있어 충분한 이해 없이 법을 만들고 시행할 경우, 타다 사례에서 보듯 어느 누구도 승자가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젊은 미래 세대 소비자의 효용을 떨어뜨리고 한국의 미래 산업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량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의 본질적인 정보가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가려진 정보들에 대한 주의력을 집중할 수 있는 구조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플랫폼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소비자단체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가 관건이며, 플랫폼의 자정의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식 공정거래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독점력 시장지배력 기반 수익창출을 막기 위한 공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규제는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 등에 이미 규제가 있으므로, 플랫폼에 대한 추가 규제보다는 규제 공백을 찾아서 자율규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년 한국소비자원 팀장은 “온라인플랫폼 중심의 전자상거래시장에서는 사업자와 복수의 소비자간 동시다발적 거래가 일어나, 소비자 위해제품의 유통이 발생할 경우 집단적 소피자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소비자가 어떤 시장이 유리한지 선택해야 하는데 디지털 플랫폼에 거래의 용이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선택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박신욱 경상대 법학과 교수는 “소비재의 종류와 구매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소비자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하며,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는 “DMA·DSA의 수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한국소비자연맹의 공동 후원으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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