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전 2022] 모빌리티의 미래,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현주소는?

인포웍스, 3D 넘어 속도까지 측정 가능한 4D 라이다 기술 상용화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전용 자동차 제조까지 나서는 a2z 주목
자동차 계기판도 내 마음 대로 설정한다, 옐로나이프 ‘벨로가’
한국전자전(KES) 2022가 4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사진=테크42)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전자전(이하 KES)이 서울 코엑스에서 4일부터 7일까지의 일정으로 개최됐다.

코엑스 A, B홀 전체에서 미국, 일본, 독일 등 8개국 500개사가 참여해 1200개 부스 규모로 문을 연 ‘KES 2022’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관하는 53년 전통의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전자전 2022 현장. (사진=테크42)
한국전자전과 동시에 열리는 '제2회 메타버스코리아'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VR조종훈련장비와 교육콘텐츠 등 미래형 훈련체계를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사진=테크42)
한국전자전은 스마트비즈엑스포, 메타버스코리아, 혁신산업대전이 동시에 개최되는 형태로 선보였다. (사진=테크42)

참관객 규모만 약 7만명에 달하는 이번 전시회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메타버스 관련 첨단 기술은 물론 가전, 정보기기, 전장솔루션 스마트시티, 홈디바이스,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친환경 제품 등의 미래 기술이 대거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자율주행 ‘레벨 3’에 이어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 상용화를 목전에 둔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앞서 2019년부터 레벨3 자율차 안전기준을 세계 최초로 제정하는 등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현재 여러 자율주행 기술 업체들이 무인운행, 임시운행 등의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인포웍스,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 ‘라이다’ 4D 기술로 속도까지 감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라이다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28억달러(약 3조325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의 소재부터 핵심모듈까지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빌리티 센서 및 솔루션 개발·공급업체인 인포웍스의 행보 역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인포웍스는 ‘글로벌 넘버원 자율주행자동차용 FMCW(주파수변조연속파) 4D 라이다 부품기업’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포웍스가 지난 2019년 시제품으로 선보인 FMCW 4D 라이다는 미국 블랙모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 개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날 행사 참여한 인포웍스는 글로벌 최초 상용화에 나서는 자사 FMCW 4D 라이다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제품 계약 사전 접수 및 사업 협력 파트너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한국전자전 인포웍스 부스. (사진=테크42)

그렇다면 인포웍스의 FMCW 4D 라이다가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가장 우선으로 꼽히는 것은 기존 3D 펄스(pulse) 방식의 라이다가 가진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이다. 기존 3D 라이다는 높은 레이저 출력으로 인해 눈 안전(eye safety)에 문제가 있었다. 또 눈·비·안개 등 악천후 시 신호 잡음 및 낮은 수신특성효율, 다른 라이다센서·태양광·헤드라이트 등의 간섭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인포웍스는 자사 FMCW 4D 라이다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이날 인포웍스 부스에서 만난 최인국 프로는 자사 FMCW 4D 라이다가 개선한 사항들을 강조하며 또 다른 특별한 차별성을 설명했다.

최인국 인포웍스 프로는 기존 3D 펄스 라이다와 비교해 자사 FMCW 4D 라이다의 특장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사진=테크42)

“기존 3D 라이다는 레이저를 쏴서 높이나 길이, 거리를 측정했다면 FMCW 4D 라이다는 객체가 움직이는 속도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현재 전시돼 있는 FMCW 4D 라이다는 모듈형으로 중장비 등 다양한 산업용으로 설치해 적용할 수 있죠. 현재는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자동차 전용 자율주행 센서로서 생산단가를 낮추면서 보다 소형화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a2z, 누적 자율주행 실증거리 22만여Km… 전용 자동차 제조까지 추진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부스. (사진=테크42)

자율주행 관련 기술 기업 중 인파가 몰리는 또 다른 곳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의 부스였다. 2018년 현대자동차 출신의 한지형 대표를 비롯한 4명의 창업멤버가 모여 설립한 a2z는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을 구성하는 인지·판단·제어 각 프로세스를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러한 a2z가 업계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달 무려 22만 292km의 누적 자율주행 실증거리를 보유했다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6위의 자율주행 운행허가를 달성한 기록으로, a2z가 개발·보유한 자율주행차는 총 12기종, 25대에 달한다.

a2z가 보유한 경쟁력은 이뿐 만이 아니다. 지난 6월 국내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최초 ‘ISO 9001’ 인증 획득을 비롯해 한국 업체로서는 최초이자 글로벌 기준 27번째로 미국 도로교통국(NHTSA)에  자율주행 가이드라인 평가보고서(VSSA)를 등재하기도 했다.

a2z가 세종시에서 실증 주행을 하던 차량이 부스에 전시돼 있다. (사진=테크42)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a2z의 콘셉트는 ‘스마트 시티 솔루션’이다. 스마트 시티 내에 모든 자동차들이 자율주행차가 되는 미래를 대비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들을 대거 선보인 것이다. 부스에서 만난 송혜진 매니저는 “부스에 전시된 자동차는 실제 세종시에서 실증 주행을 하던 차량”이라며 a2z 기술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LIS)는 차량에 장착된 센서만으로 인지 범위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개선해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을 높이고자 개발된 기술이예요. 교차로 등에 설치돼 주변 다양한 사물을 인지하고 자율주행차량과 정보를 공유하는 자체 V2X 기술이 핵심이죠.”

a2z 부스에서 만난 송혜진 매니저. 관람객들을 응대하느라 분주한 와중에도 자사 기술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사진=테크42)

송 매니저가 설명한 LIS는 올해 9월 정부가 발표한 자율주행차 상용화 로드맵에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내년까지 이를 전국 교차로·회전교차로·어린이 보호구역 등에 설치하고 축적된 LIS 데이터를 내비게이션 사업자와 연계해 2027년 자율주행 ‘레벨 4’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a2z가 부스에서 선보인 차량 원격 제어 주행 기술. (사진=테크42)

그 외에도 a2z는 이날 부스에서 차량 원격 제어 주행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송 매니저는 “현재 코엑스 부스에 설치된 가상 주행 플랫폼에서 주행을 하면 경기도 화성에 있는 실제 차량이 원격으로 제어돼 운행이 됩니다. 현재는 ‘레벨 4’에 적용을 목표로 실증과 개발을 이어가고 있죠.”

옐로나이프,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사용자 맞춤형 디지털 계기판 ‘VELOGA’

2020년 현대자동차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옐로나이프는 기술 발달과 함께 모빌리티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는 개인화 기술에 가장 최적화된 디지털 LCD 계기판 ‘벨로가(VELOGA)’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사용자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운행 정보, 외부 정보 등을 선택해 차량 계기판에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에서 한정적으로 제공하던 계기판 정보의 한계를 넘어 차량 운행 정보는 물론 날씨, 교통상황, 헬스케어 등 다양한 정보를 계기판 화면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를테면 요즘 스마트폰을 자신의 개성에 맞게 스킨을 설정하고 선호하는 디자인, 스타일로 설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IT, 생활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국전자전에서 만난 이한성 옐로나이프 대표(왼쪽)와 장영진 부대표. (사진=테크42)

이날 부스에서 만난 이한성 옐로나이프 대표는 “요즘 차량들에 디지털 계기판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과거 아날로그 계기판에서 보여주던 정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벨로가의 특징을 설명했다.

“벨로가는 기존 계기판들이 주어진 정보만 보여주는 한계를 넘어 외부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자들이 보고 싶고 봐야하는 정보만을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 플랫폼이에요. 스마트폰과도 연동이 돼 있죠. 현재는 크게 애프터 마켓용으로 모듈화해서 서비스센터에서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방식, 또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차량 제작 시 옵션으로 추가될 수 있는 모델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벨로가 오토 서비스 소개 영상. (영상=Veloga TV)

이어 이 대표는 “첫 스텝이 12.3인치라는 디지털 계기판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표현하는 것이고, 두 번째 스텝은 자율주행, 전기차가 상용화되며 차량 자체가 복합 멀티플렉스 공간으로 바뀌는 상황을 고려한 콘텐츠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다양한 스킨과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다양한 서비스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 다음 목표”라고 설명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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