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가 주목하는 변화는?

윤석열 대통령 접견,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진행한 스타트업 5개사 간담회… 숨가쁜 일정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한국은 창의적으로 오픈 AI 기술을 사용하는 나라”
일자리 문제, 우려되는 것은 기술 발달의 속도… 기본소득이 충격 완화하는 방법이 될 것
한국을 방문한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지난 9일 하루는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 오픈AI 회장의 방한으로 국내가 떠들썩 했다. ‘오픈AI 투어 2023’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두 혁신가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정을 소화하며 챗GPT로 촉발된 폭발적인 한국인들의 오픈AI에 대한 관심을 실감했다.

‘오픈AI 투어 2023’은 오픈AI의 두 공동창업자가 지난 4월부터 일본·캐나다·브라질·프랑스·이스라엘·카타르를 비롯해 17개 국가의 주요 도시를 방문해 정책 입안자·개발자를 직접 만나는 행사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치러진 행사가 개발자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한국은 정책 입안자는 물론 개별 스타트업, 챗GPT에 관심도가 높은 일반인들 대상으로 직접 소통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남달랐다. 다른 국가 행사에서는 샘 알트만 대표만이 나선 것과 달리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 회장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 역시 이런 관심에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숨가쁘게 이어진 일정, 모든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며 폭발적 관심에 부응

‘K-스타트업과 오픈AI의 만남’(K-Startups Meet OpenAI) 행사 현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직접 진행을 맡은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가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날 오전 이들의 첫 일정은 서울 63빌딩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비롯해 국내 스타트업 5개사와 함께한 ‘K-스타트업과 오픈AI의 만남’(K-Startups Meet OpenAI) 행사였다. 이 장관이 직접 진행을 맡은 행사에서 이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가 하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챗GPT의 한국어 서비스 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연이어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안전하고, 강력한 AI를 만들기 위한 오픈AI 미션’을 주제로 개최한 ‘파이어사이드 챗 위드 오픈AI(Fireside Chat with OpenAI)' 행사에 참석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이 자리에는 국내 각 언론사 기자들을 비롯해 개발자와 기업인, 일반인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행사를 마친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샘 알트만 대표를 접견하고 AI 생태계 구축과 국제 규범 마련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챗GPT 열풍을 언급하며 한국이 챗GPT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집중할 분야를 묻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 알트만 대표는 반도체 분야를 언급했다.

알트만 대표는 “AI 시대는 비메모리 반도체도 필요하지만, 막대한 데이터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AI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 제고와 함께 기업 활동 규제를 없애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 국제 규범을 만들어 가는데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픈 AI 공동창업자들이 주목한 키워드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안전하고, 강력한 AI를 만들기 위한 오픈AI 미션’을 주제로 개최한 ‘파이어사이드 챗 위드 오픈AI(Fireside Chat with OpenAI)' 행사에 참석한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그렉 브록만 오픈 AI 회장. (사진=테크42)

이날 행사 중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관한 행사는 특히 주목도가 높았다. 이준표 소프트벵크벤처스 대표, 조경현 뉴욕대 교수가 진행을 맡고, 샘 알트만·그렉 브록만 오픈AI 공동창업자가 함께한 행사에는 이 대표와 조 교수가 이들에게 앞서 참석자들에게 받은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 자리에서 샘 알트만 대표는 한국을 ‘오픈AI 기술의 초기부터 가장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지역’이라고 표현했다. 한국 개발자에 대한 관심을 표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 한국의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위한 대화가 진행 중임을 밝히며 한국인들이 AI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안다고 운을 뗀 그렉 브록만 회장 역시 “한국은 항상 전통과 새로운 접목하는 사회로 혁신의 문화가 너무 좋다”며 방한 소감을 밝혔다.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안다고 운을 뗀 그렉 브록만 회장 역시 “한국은 항상 전통과 새로운 접목하는 사회로 혁신의 문화가 너무 좋다”며 방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브록만 회장은 “(한국의) AI스타트업을 많이 보고 있고 챗GPT에 열광해 주는 것에도 많은 동기부여를 받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 두 사람은 창업 초기부터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젝트의 실패 과정을 언급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AI의 가능성을 믿고 챗GP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알트만 대표는 사업 초기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오픈소프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 역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미션을 시작했고, 이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API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브록만 회장은 정보보호나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API의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는 에너지, 일자리, 저작권, 교육 등 AI 기술 발달과 함께 예측되는 각 분야의 다양한 변화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털어 놓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이날 현장에서는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병목현상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알트만 대표는 “에너지는 정말 중요하고,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는 AI를 클라우드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향후에는 개인 비서로 쓰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려면 ‘퍼스널 디바이스의 성능이 강해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즉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클라우드와 디바이스 자체가 하이브리드로 사용될 것이라는 것이고 그에 따른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또한 그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을 위해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 퓨전 기술 등을(통한 에너지 확보를) 고려해야 하고 에너지 가격을 낮춰야 AI 가격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챗GPT 등 생성형 AI와 관련된 저작권 문제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다. 많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이 생성형 AI의 학습에 활용되고 어떤 식으로 든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샘 알트만 대표는 “많은  저작권자들과 실험을 하고 있고, 여러 영향력을 파악 중”이라며 지적재산권 등의 법적인 보완과 함께 창작자들의 저작물을 기반으로 한 AI 생산물이 발생할 시 그 수혜가 창작자들에게 돌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AI 기술의 발달과 함께 불가피한 미래로 예측되는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샘 알트만 대표는 “경제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일자리도 바뀔 것”이라며 “다만 지금 나오는 예측처럼 당연한 사실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픈AI)는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며 “가령 컴퓨터 프로그램의 효율을 높이려면 더 많은 컴퓨터 공학자가 필요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전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열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AI 기술 발전에 대비하기 위해 샘 알트만 대표가 언급한 필요 조건은 툴을 잘 사용하면서 변화에 적응하고 직관력을 개발해 탄력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어 그는 “AI가 이뤄낼 혁명은 앞으로 더 많이 이뤄질 것이고, 지금은 상상하지 못할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도 있고, 대체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인간의 창의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두려운 것은 (기술 발전의) 속도”라고 털어 놓기도 했다. 그간의 기술 혁명의 역사를 볼 때 혁명적인 기술의 발전은 점진적으로 이뤄졌고, 그에 따라 노동시장 역시 단계별로 맞춰서 변화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AI 기술의 발달 속도는 과거 기술 혁명의 속도와 다르고, 이것이 10년 안에 이뤄진다면 그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관련 알트만 대표는 “‘기본소득’을 조금이나마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격차 문제를 비롯해 세계적인 빈곤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대화가 많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과 관련된 질문에 샘 알트만 대표는 “더 이상 공부가 생존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것이고, 다음 세대는 기술적·경제적 발전의 황금기를 맞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러한 시대에 왕성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있다. 알트만 대표가 남긴 마지막 말은 이러하다.

“기술적 발전의 황금기에 왕성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툴을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고 직관력을 개발해 탄력성을 키워야죠. 즉 미래는 과거보다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고 사람들은 이에 맞춰 스스로를 진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적응력이 뛰어나니 잘 해 낼 겁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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